'한동훈 사퇴' 논란 이후 이틀 만에 만난 尹-韓
尹-韓 상경 열차도 함께...민주 "화해쇼 급했나"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게 대통령실이 사퇴를 요구하면서 권력 갈등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충남 서천군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 23일 함께 방문했다.
대통령실이 지난 21일 한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첫 대면이었다.
녹색 민방위복 차림을 한 한 위원장은 오후 1시쯤 화재 현장에 먼저 도착했고, 40분 가량 시장 어귀에 서서 윤 대통령을 기다렸다. 윤 대통령이 도착하자 한 위원장은 허리를 90도에 가깝게 숙이면서 윤 대통령을 맞았고, 윤 대통령도 한 위원장과 악수한 뒤 어깨를 툭 치면서 친근감을 표현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의 현장 방문을 이른 오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한 위원장도 윤 대통령의 현장 방문 사실을 알게돼 당 사무처 방문 계획을 취소하고, 함께 현장을 둘러보기로 조율해 '우연히 마주치게 됐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이날 화재 현장에서는 두 사람이 화해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피해 상인들과 윤 대통령의 면담 등이 성사되지 않으면서 재해 현장을 화해무대로 이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이날 서천은 영하 6.3도, 체감온도로는 영하 11.1도로 눈바람이 거센 상황이었다. 오전 7시쯤 윤 대통령이 방문한다는 얘기를 들은 상인들은 윤 대통령과 면담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서천특화시장 고객지원센터 1층 로비에서 상인 대표들을 만나 "명절을 앞두고 얼마나 상심이 크시냐"고 위로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약 20분간 머문 뒤 현장을 떠났다.
서울에서 각자 내려왔던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서울에 올라갈 땐 대통령 전용 열차를 함께 탔다.
윤 대통령이 먼저 한 위원장을 비롯한 당·정부 관계자들에게 "상경할 사람들은 함께 타고 가자"고 권했고, 이에 한 위원장이 "자리 있습니까"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 위원장은 서울역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열차에서 대통령과 어떤 대화를 나눴느냐는 질문을 받자 "여러 가지 민생 지원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고 길게 나눴다"고만 답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아무리 윤석열-한동훈 브로맨스 화해쇼가 급했다지만, 하룻밤 사이에 잿더미가 된 서천특화시장과 삶의 터전을 잃은 상인들을 어떻게 배경으로 삼을 생각을 하느냐"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국민의 아픔은 윤석열-한동훈 정치쇼를 위한 무대와 소품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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