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국민의힘이었다. 국민의힘의 제21대 대선 패배야 2024년 12월 3일 사실상 확정되긴 했지만, 그러잖아도 진 대선을 확실히 망치기로 작정했다. 5월 3일 선출된 김문수 후보는 연설 초입부에 이렇게 말했다. “수많은 국민들의 함성에도, 대통령은 탄핵됐습니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자신과 국민의힘이 극우 태극기부대의 대변자임을 못박은 것이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는 순항하지 않을 수 있다. “나 도지산데” 김문수는 “나 국민의힘 후본데” 신공을 발휘할 것이다. 그는 2014년 경기도지사 퇴임 이후
①의혹이 제기된 사안에 대해 수사할 필요가 있는지 판단하는 일 ②기소 당시 기소하는 게 옳은지 판단하는 일 ③재판 개시 이후 유죄인지 무죄인지 판단하는 일. 이 가운데 ②가 가장 어려운 경우가 있다. 사건이 공중에 드러나지 않은 채 진행되었거나, 사건 이후 시간이 오래 지났거나, 혐의나 결백을 입증하는 증거가 어느 정도로 있는지 알 수 없다면, 재판 개시 이전까지는 판단하기 매우 어렵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도 그렇다.문재인 재판은 세기의 재판일 수밖에 없다. ‘문재인의 운명’은 검찰과의 긴장과 적대였다. 이제 판결로 끝장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빅텐트’의 ‘빅’은 ‘Big’이 아니라 바둑의 ‘빅’ 같은 것이다. ‘비김수’의 줄임말이지만 단순한 무승부가 아닌, 손을 댈 수 없는 교착 상태를 가리킨다. 흑과 백이 붙은 채로 같이 고립된 ‘수상전’에서 먼저 두는 쪽이 되레 잡히게 되는 경우다. 정치판의 ‘빅텐트’도 딱 그 꼴이다. 먼저 두는 쪽이 잡힌다.2007년 대선의 ‘반MB’ 빅텐트론, 2017년 대선 ‘반문’ 빅텐트론을 돌아보면 안다. 빅텐트론을 꺼낸 쪽은 모두 패배했다. 빅텐트를 말해서 패배한 것이 아니다. 참패할 지경에 몰리면 빅텐트를 찾게 된다
“그동안 우리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목도해 왔다. 대통령 1인에게 국정의 모든 권한이 집중되면서 협치는 실종되고 정치가 진영 대결로 변질되고 말았다.” “지금 우리는 또 하나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87 개헌 당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제왕적 국회의 출현.” 이것은 토론회에서 나온 공방 내용이 아니다. 놀랍게도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개헌 필요성을 강조한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다. 대한민국이 의 형제 황제처럼 제왕적 대통령과 제왕적 국회가 함께 있는 나라인가. 제왕적 대통령과 제왕적 국회를
“헌법은 (...) 탄핵절차를 정치적 심판절차가 아닌 규범적 심판절차로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 윤석열 탄핵(2024헌나8) 결정문에 나오는 문장이다. 여기서의 “규범적 심판절차”는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이다(『주석 헌법재판소법』 참조). 탄핵심판은 기본적으로 정치 재판이나 여론 재판일 수 없다. 법적 책임을 묻는 규범적 심판 절차에서 1차적인 판단 대상이 되는 것은 당연히 ‘사건’이다. 사실관계를 인정해야, 그것이 얼마나 규범에 부합하거나 어긋나는지를 판단하고 그에 걸맞는 처분을 내릴 수 있다. 형사재판과의 차이는 처벌 여부와
“헌법재판관들이 5 대 3으로 갈라져 대립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시간을 끌수록 의견 대립설은 설득력을 얻는다. 나는 지난 두 편의 칼럼에서 기각될 이유와 각하의 단초가 없음을 설명했다(3월 17일 칼럼, 3월 24일 칼럼). 무엇으로 의견이 갈려 있을까. 아무 정보가 없지만, 무지나 허위선동에 의한 다툼은 아닐 것이라고 전제한다. 첫 번째로 짚어보는 것은 ‘탄핵심판 절차 정지론’이 대두되었을 가능성이다. 형사소송 결과를 지켜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탄핵심판 청구와 사유(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형사소송이 있으면 헌재
윤석열 탄핵심판을 두고 기각·각하설이 난무하고 이를 부채질하는 법학자들도 있다. ‘법치주의를 지향하는 헌법·형사법 교수 포럼’은 3월 17일 ‘탄핵정치로부터 헌정수호를 위한 법학자 토론회’를 열었다. 이 행사는 법 공부를 아무리 해봤자 사실관계를 모르거나 모른 척하면 판단할 자격을 상실한다는 것을 또 한번 보여줬다. “국가비상사태 판단은 전적으로 대통령에게 있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내란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김상겸 동국대 법대 교수) “내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면 계엄 선포만으로 헌법 위반의 중대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문재완 한
윤석열 탄핵심판 선고가 세간의 예상보다 늦춰지면서 억측이 나돈다. 인용 입장의 재판관이 6명이 미만이라거나, 의견이 갈려 있는 것을 전원 일치 선고로 맞추기 위해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것이다. 재판관에 대한 모독이다. 헌법재판소는 화백회의가 아니다. 재판관은 시민과 역사, 동료 법조인들 앞에 문헌을 남긴다. 소수의견의 개진을 포기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헌재가 최재해 감사원장 등에 대한 선고를 먼저 한 것은 김을 빼는 전략일 수 있다. 기각 선고를 접한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존중‘과 ‘승복‘을 운운한 것은 헌재의 일정짜기
윤석열의 석방 자체는 절망적인 일이 아니다. 절차상 문제로 트집 잡히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일찍 겪어보고 수습하는 게 낫다. 결국 가장 크게 패배할 자도 나왔다. 다시 들어갈 윤석열이다. 문제는 사태 해석 하나 제대로 못하는 사람들이 극소수가 아닌, 이 사회의 현실이다. 국민의힘은 구속 취소가 ‘탄핵 기각’과 ‘사법적 무죄’의 근거나 징후인 것처럼 떠들고 있다. 상대편도 아닌 자기편 골대 앞에서 프리킥 하나 얻은 걸 갖고 우승컵을 들고 샴페인을 터트린다. 나아가 축구뿐 아니라 야구도 이겼다며 금메달 2개를 걸고 있다. 이
“대한민국 헌법 제79조 ①대통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사면·감형 또는 복권을 명할 수 있다. ②일반사면을 명하려면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③사면·감형 및 복권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한국의 사면 제도는 바야흐로 두 가지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 하나는 내란범 등 헌정파괴 범죄자가 정략적으로 사면될 위험이다. 다른 하나는 대통령이 된 형사피고인이 일반사면을 악용해 자신이 걸린 재판을 사라지게 할 위험이다. 국회는 이를 금지하는 개헌안을 마련해 차기 대선날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 우두머리에게 사형 아니면 무기징역을
“나는 보수주의자다. 내가 생각하는 것 중에 진보적 요소가 있지만 그것은 극히 적다.”(2016. 2. 25. 시사저널) “내가 진짜 보수.”(2016. 12. 14. 인천대학교 강연) “저더러 진보좌파라 하는데 진보가 아닌 진짜 보수.”(2016. 12. 10.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EMBA 총학생회 주최 특강) “나는 정확히 말하면 진보가 아니다. 지금 민주당이 진보성을 강화하는 것보다 제대로 된 보수가 돼 ‘가짜 보수’를 밀어내야 한다.”(2020. 11. 12. 서울신문) “나는 언제나 시장주의자다.”(2021. 8. 24
한국갤럽이 각 대선 주자에게 깔린 여론 지형을 상세히 살필 수 있는 조사를 실시했다. 개별 인물 7인을 놓고 ‘적극 지지한다’, ‘지지 의향 있다’(이상 ‘지지’), ‘지지 의향 없다’, ‘절대 지지하지 않는다’(이상 ‘반대’)를 물어본 것이다. 이 조사는 2월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6.1%, 가중방식은 셀가중,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지 41%(적극
탄핵심판 변론을 거치며 윤석열 대통령측과 그 지지자들은 홍장원 전 국정원 제1차장과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을 집중 공격한다. 반면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은 ‘자기 편’이라고 알고 있거나 그리 떠든다. 김현태 707특임단장에 대해서는 반응이 엇갈리는데, 곽종근·홍장원과 같이 묶지는 않는 경우가 다수다. 그러나 김현태 증언만 해도 곽종근의 증언을 결정적으로 보완하는 부분이 있다. 곽종근은 일관되게 “의결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가서 인원을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방송 3사가 설 연휴에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율은 반대율의 약 1.5~1.7배였다. SBS-입소스는 찬성 59% 대 반대 37%, KBS-한국리서치는 60% 대 36%, MBC-코리어리서치인터내셔널은 58% 대 39%였다(순서는 조사 시점 순. 조사 개요는 하단 참조).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당시보다 찬반 격차가 줄어들었지만 설 이전보다 더 줄어든 것은 아니다.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와 부정선거 음모론이 탄핵 반대론의 확산을 막았다. 대선 가상대결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국민의힘 주자를 상대로 넉넉한
최근 여론조사의 위기를 알리는 두 사건이 있었다. 하나는 윤석열 탄핵 반대율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급상승한 여론조사들이다. 또 하나는 명태균의 여론조사 공작이다. 전자는 ‘호남 지지율 30% 이상’이 나타날 만큼 과표집 내지 거짓 응답에 취약한 ARS-림가중의 한계를 보여주었다. 전화면접 조사들에서도 중도층 대비 보수층 규모가 더 커진 것으로 드러나 과표집 의심이 불거졌다. 후자는 경선 여론조사의 허점을 나타낸다. 명태균의 표본수 및 수치 조작은 대중용이 아니다. 비공표 여론조사로 여론을 움직일 수는 없다. 조작 조사 중에는 홍준표에
명절에 친지들과 정치 논쟁을 하는 사례는 크게 줄었을 것이다. 감정만 상하고 의견 접근은 어려우니 싸우지 않는 게 낫다. 윤석열 지지 친지가 언성을 높이고 눈을 부라리면 이러면 된다. “반박 안 할랍니다. 국회 유리창도 깨지고 법원도 다 깨졌는데, 여기 유리창이라도 지켜야지.”다만 피할 수 없다면, 여러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일방적으로 떠드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면, 이미 논쟁이 붙어버렸다면, 그때는 효과적으로 싸워야 한다. 절대 말을 먼저 꺼내지 말라. 가급적 짧고 굵게 받아쳐라. 그래야 다른 친지들의 원성을 사지 않는다. 상대
“탄핵을 인용해 파면해야 한다” 62%, “탄핵을 기각해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 33%. 탄핵 심판 과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대응에 대해 긍정 평가는 30%, 부정 평가는 65%. 1월 6일부터 8일까지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 4개 기관이 합동으로 실시한 NBS(전국지표조사) 결과다.1월 5일부터 퍼진 ‘윤석열 지지율 40%’와는 적잖게 다르다. 대통령 파면 반대는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이도 할 수 있는데도 33%에 그쳤다(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상대로 무선 전화면접을 실시했고,
현행범 윤석열은 대응에서도 범죄자임을 낱낱이 자백하고 있다. 범죄자 정치인에게는 다음과 같은 특징들이 나타난다. 첫째, 소환 조사, 압수 및 수색, 체포 등에 불응한다. 둘째, 혐의를 부인하고 반박하기보다 증거 능력이나 절차에 대해 문제 제기하는 것이 주된 작업이다. 셋째, ‘결과적으로 나쁜 일이 없었으니 죄가 없다’고 주장한다. 넷째, 다른 인물이나 세력을 핑계로 댄다. 다섯째, 수사 주체와 사법부를 음해한다.여섯째, ‘같은 편’으로 알려진 인물이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해도 반응하지 못한다. 일곱째, 어떤 범죄자들은 가끔 멋있는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12월 20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이렇게 말했다. “국방부 장관과 행안부 장관에 대한 임명이 시급하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장관을 임명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면서도 권성동과 국민의힘은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권한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헌법재판관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한 것은 헌법재판소가 독립 기구라서다. 대법원장, 감사원장, 국가인권위원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등의 임명장을 대통령이 주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다만 대통령이 직권으로 임명할 수 있는 헌법재판관은 3명
과거 검찰에 ‘대윤(윤석열)’, ‘소윤(윤대진)’이라는 말이 있었다. 두 사람의 절친함을 나타낸다. 윤대진은 학생운동 출신이며, 그의 매형은 한 운동권 그룹의 이데올로그였고 민주노동당의 정책위의장도 지냈다. 윤대진의 정치 이념이 정확히 어떤지는 모르지만, 윤석열이 극우 음모론자가 된 것은 두 사람의 사이가 멀어진 이후의 일일 것이다. 2019년 7월 12일 CBS-리얼미터가 실시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찬반’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86.4%가 찬성을, 자유한국당 지지층의 82.1%가 반대를 표했다. 주지하다시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