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전두환 신군부가 주도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는 서슬 퍼런 칼날을 재계에 들이대며 중화학부문 투자 조정을 강요했다. 이런 와중에 선경그룹에 기회가 찾아왔다. 국영기업인 대한석유공사(유공)를 인수해 일약 재계 상위권으로 떠오른 것이다.유공 인수와 3저 호황이 제2 도약의 발판당시 유공은 매출액 1조원을 넘긴 국내 최대 기업이었다. 선경그룹 전체 매출액은 약 2,000억원으로 유공의 5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새우가 고래를 잡아먹은 격이다. 더욱이 재계 1위 삼성을 제치고 선경이 유공을 전격 인수하면서 온갖 설이 난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일본이 한반도를 떠나면서 남긴 기업과 토지 등 적산(敵産)은 미 군정청을 거쳐 대한민국 정부에 귀속됐다. 이승만 정부는 1949년 12월19일 일본인들이 남긴 적산을 민간에 불하하는 ‘귀속재산처리법’을 공포했다.놀랍게도 이승만 정부의 불하 기준은 ‘적산과 관련된 민간인’ 여부였다. 즉 일본인 소유 기업의 주주나 경영인으로 있었던 자, 그 기업의 관리인으로 있었던 자, 그 기업에 돈을 빌려준 적이 있었던 자였다. 한마디로 일제의 식민 통치에 협조했던 친일파가 우선순위였다. 이승만 정부는 일본인 소유 기업 등
이재용 회장 취임 3주년인 27일 ‘500만 국민주’ 삼성전자 주가가 사상 처음으로 10만원을 돌파했다. 이 회장이 사법리스크 해소 후 경영 보폭을 늘려가며 테슬라, 애플, 오픈AI 등 글로벌 기업의 CEO들을 만나 협력 성과를 이끌어낸 덕분일 것이다.삼성의 미래는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기술 격변의 시대에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기술력을 확보하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 여건은 우호적이다. 삼성의 주력 부문인 반도체가 사상 최대 호황 국면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용 회장의 포용적 리더십이 ‘기술의 삼성’이라는 선대 회장의 DNA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달 27일 취임 3주년을 맞는다. 그는 3년 전 취임식도 없이 회장 자리에 올랐다. 박근혜 국정농단과 승계 과정에서 불거졌던 사법 리스크가 부담이 됐던 것일까? 국내 1위 기업의 총수 등극을 알리는 성대한 행사나 언론 브리핑은 없었다. 다행히 올해 2월 10년을 끌어온 경영권 승계 관련 회계부정 등 혐의에 대해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고 사법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이제 이재용 회장에겐 삼성의 새로운 페이지를 열어야 하는 책무가 주어졌다. 선대 회장들이 일군 글로벌 초일류 기업의 기반을 굳게 다지면서
삼성전자는 1992년 4월 10.4인치 컬러 LCD 시제품을 자체 기술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대한민국을 디스플레이 강국으로 만드는 데 도화선이 된 역사적 사건이었다. 당시엔 일본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던 소형 LCD를 상용화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던 때였다.같은 해 중소기업인 일광기계(대표 박광열)가 LCD 생산에 결정적인 동반 기술인 LCD(액정표시소자)용 박판유리평면 연마기 국산화에 성공했다. 박 대표는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으로, 30대 중반에 안정적인 직장이던 포항제철을 뛰쳐나와 연마기 제조회사를
오늘날 삼성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끌어올린 주인공은 역시 고(故) 이건희 회장이다. 창업 2세대인 이 회장은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며 혁신의 DNA를 강조한 기업인이다.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이 닦아놓은 길을 더욱 넓히고 단단히 다져 초일류 기업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데 중심 역할을 했다.하지만 한편에선 이건희 회장의 공과를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 성공신화의 이면에 드리웠던 세금 없는 상속과 분식회계 등을 제대로 직시하고 극복해야만 존경받는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 계속 발전할 수 있으리라는 것
삼성은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글로벌 초일류 기업집단이다. 한국경제의 고도 성장과 산업화를 이끈 주역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 위상에 걸맞지 않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 그림자의 중심에 바로 창업자 이병철 회장의 정경유착이라는 업보가 있다. 삼성 3세 경영의 주역 또한 편법 증여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며 경영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두 차례나 감옥을 드나들었다.삼성은 한국경제를 선도하는 핵심축이기에 이제 과거의 그림자를 털어내고 새 출발을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삼성 성공의 이면에 드리운 불공정 행위를 박제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30대 대기업집단은 이제 3세 경영이라는 새로운 리더십의 시대를 맞고 있다. 창업 1, 2세대의 카리스마와 추진력으로 고도성장을 이끌었던 시대가 저물고 미국발 관세전쟁에 따른 경제적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쟁 심화, 디지털 대전환, ESG 경영 확산 등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3세 경영의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3세 경영의 미래를 좌우할 요인들을 진단해 본다.이재명 정부의 재벌 정책을 상징하는 노란봉투법∙상법 개정안국민주권정부를 표방한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옛 민주당 정부를
한국 재벌들의 성장과 확장 공식에는 ‘순환출자’라는 마법이 도사리고 있다. 오너 일가 지분은 2%대에 불과하지만, 순환출자를 통해 그룹 전체를 황제처럼 지배하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4월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4월 1일 기준 자산 5조원 이상이면서 총수가 있는 31개 상호출자제한 대기업집단을 분석했더니 총수가 지배권을 행사하는 내부지분율(총수 일가·계열사 지분을 합친 것)이 53%에 달했다. 이 가운데 2년 연속 상호출자가 제한된 26개 재벌은 총수 일가가 평균 2.44% 지분만 갖고도 48.41%에 이르는 계열사·
한국 재벌 탄생의 토대는 패망한 일본인들이 남겨두고 간 공장과 토지 등 적산(敵産)의 헐값 불하다. 박정희 군사정권 시절에는 한일 협정을 통한 무상원조와 차관 경제에 힘입어 몸집을 급속히 불렸다. 권위주의 정권에 협력한 창업 1, 2세들이 특유의 카리스마와 추진력으로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을 이끌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재벌 3세. ‘황금 수저’ 물고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회장님’ 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미국 유학을 다녀와 몇 년 만에 임원 달고 CEO로 초고속 승진을 하며 대중의 선망과 질시를 함께 받아왔다. 공급망 재편과 디지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