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펜션 들른 오후 5시30분~30일 0시14분 행적은?
윤희근, 충북 지역서 취침→ 제천 캠핑장(?)서 취침
대통령실 인근 대규모 시위 불구 제천서 만난 사람은?
1. 윤희근 행적 규명 소홀…윤 대통령의 '지휘 공백 책임' 면죄부 발언 탓(?)
이태원 10.29참사 당일 윤희근 경찰청장의 행적이 미스터리이다.
윤 청장은 참사 다음날인 30일 0시 14분 경찰청 상황담당관과 통화에서 이태원 참사 상황을 처음 알게 된다. 그리고 30일 새벽 2시30분에서야 경찰청 지휘부 회의를 주재했다. 참사 발생 4시간이 지난 뒤였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은 "그 당시 상황에서 충북 (제천) 고향에 가 있었다는 것으로 그러지말고(주눅들지 말고)"라며 "(이태원 참사 전) 긴박한 상황 조치가 왜 이뤄지지 않았는지에 대해선 우리 경찰청장께서 확실한 책임을 지고 규명해주십시오"라고 지시했다. 윤 청장의 지휘 공백 책임을 사실상 덮어주고 마땅히 책임져야 할 윤 청장에게 부실 대응을 규명하라는 것이다.
이 같은 윤 대통령의 '면죄부성 발언' 때문인지 윤 청장의 당일 행적은 여전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윤 청장은 당일 오후 충북 제천에서 월악산 등산을 하고 지인들과 음주후 밤 11시쯤 취침했다고 밝혔지만, 30일 0시 14분까지 객관적으로 확인된 행적은 제시되지 않았다. 당시 함께 있었던 사람은 '지인'이라고만 알려져 있을 뿐, 누구와 있었는지도 밝혀진 바 없다.
뉴스버스 취재 결과 윤 청장은 당일 지인들과 월악산 등산을 한 뒤 W펜션에 들러 맥주로 간단히 목을 축이고 바로 떠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가 29일 오후 5시40분 전후다. 이 때부터 윤 청장이 0시14분 경찰청 상황관리관의 전화를 받기 전까지 거의 7시간 동안 누구와 뭘 했는지 행적은 아직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윤 청장의 29일 밤 11시 취침 해명을 받아들인다 해도 최소한 5시간 30분간의 행적이 빈 상태다.
2. 이태원 참사 당일 윤희근 경찰청장 7시간 행적 공백
이태원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윤 청장은 오후 5시30분쯤 지인들과 W펜션을 찾았다. W펜션 주인은 "윤 청장이 제천경찰서장을 할 때 인연으로 잠시 인사차 들렀다"고 말했다. 윤 청장은 2012년 7월 부터 2014년 1월까지 1년 6개월간 제천경찰서장을 지냈다. 또 W펜션 주인의 아들은 현재 제천경찰서 간부로 재직 중이기도하다.
W펜션 주인은 뉴스버스에 "윤 청장이 사람들과 같이 차에서 내려 펜션의 나무테이블에 잠시 걸터 앉아 맥주 두잔 정도 마시고 10~15분만에 바로 자리를 떴다"면서 "그날 손님이 200명 가량 몰린 상황이었는데, 윤 청장이 와서 좀 부담스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W펜션을 떠난 뒤 부터 밤11시 취침 전까지 윤 청장이 어디서 누구와 뭘 했는지 5시간여의 행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경찰청은 윤 청장의 행적과 관련해 지난 4일과 9일 두 차례 입장문을 냈지만 모두 11시 이전의 윤 청장이 있었던 장소와 어울렸던 사람들을 특정하지 않았다.
뉴스버스 취재 결과 당일 윤 청장을 비공식 수행했던 이는 충북경찰청의 조모 경위였다. 조 경위는 W펜션을 나선 이후의 윤 청장 행적에 대해 "월악산 닷돈재 야영장에 있었다"고 말했다. 월악산 국립공원 닷돈재 야영장은 W펜션 인근으로, W펜션에서 차로 이동시 3분가량이 걸린다.
이와 관련 지역 언론 '제천뉴스 저널'은 "송해영 제천경찰서장이 '캠핑스쿨을 열어서 확보한 방 가운데 하나를 윤 청장에게 줬다'고 해명했지만, 관리소장은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제천뉴스 저널'에 따르면 닷돈재 야영장의 관리소장은 "윤 청장이나 송해영 제천경찰서장, 제천경찰서 명의로 예약된 방은 없었다"고 말했다. 월악산 닷돈재 야영장은 예약제로 운영된다.
이를 근거로 '제천뉴스 저널'은 윤 청장이 닷돈재 캠핑장에서 취침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월악산 국립공원 닷돈재 야영장 측은 뉴스버스와 통화에서 "제천경찰서 생활안전협의회가 9월말에 생활안전협의회 이름으로 5개의 솔막을 예약했지만, 이날 생활안전협의회의 캠핑스쿨 행사는 정오에 끝나 숙박은 없었다"면서 "당일 윤 청장이 왔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 생활안전협의회 참석자도 "5개의 솔막을 예약했으나 농사 뒷마무리 등으로 다들 바빠서 정오 이전에 끝냈다"고 말했다.
닷돈재 야영장에서 숙박은 직접 가져온 텐트나, 콘테이너형 솔막을 이용한다. 별도 음식점 등은 없다. 또 닷돈재 야영장에서 서울까지는 차로 빨라도 2시간 30분이상이 걸린다. 0시 14분 처음 상황을 인지하고 경찰청에 도착해 새벽 2시30분 지휘관회의를 주재할 수 있는 거리의 범위 밖에 있는 것이다.
당일 윤 청장을 비공식 수행했던 충북경찰청 조모 경위에게 '닷돈재 야영장을 누구의 이름으로 예약했는지'를 물었으나, 조 경위는 "언론 대응은 제천경찰서장으로 일원화했다"고 답변을 피했다.
그런데 송해영 제천서장은 "언론 대응은 경찰청으로 일원화했다"고 했고, 경찰청은 윤 청장의 숙박지와 관련 "닷돈재 야영장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제천에 있는 캠핑장이라는 게 공식 입장이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지난 9일 "윤 청장이 캠핑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숙박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문을 냈다.
경찰청은 "윤 청장이 개인 일정으로 충북 지역을 방문해 당일 밤 11시경 취침했다"고만 말할 뿐 그 이전의 행적에 대해선 답변을 피했다.
윤 청장이나 경찰청이 명쾌하게 이태원 참사 당일 윤 청장의 숙박 장소를 언급하지 못하는 이유는 "캠핑장에서 취침했다"는 행적이 사실과 달라서일 가능성이 있다.
3. 이태원 참사 당일 윤희근 도대체 누굴 만났나?
이태원 참사 당일인 10월 29일엔 서울 도심 광화문과 용산 대통령실 주변에 대규모 시위가 예정돼 있었다.
서울지방경찰청의 '10월 29일 경력 운용계획' 문건에 따르면 이날 한국노총·민주노총 공동대책위원회, 시민단체 촛불승리전환행동, 자유통일당, 신자유연대 등 4건의 집회에만 총 4만8,700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양대 노총과 촛불승리전환행동, 자유통일당 3곳은 서울 광화문에서 용산 대통령실 인근 삼각지까지 행진을 하겠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이 집회들을 ‘주요 상황’ 최상단에 올렸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기 한주 전에는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촛불행동' 집회에 경찰추산은 2만명(경찰추산)이지만, 주최측 추산 10만명이 운집하는 등 집회 인원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였다.
또 당일은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범정부 마약단속 대책의 일환으로 핼러윈데이 마약 단속·예방 특별 형사활동 계획이 전국적으로 하달돼 있는 날이기도 했다.
참사 당일 대통령실 주변 집회·시위만으로도 전국 치안을 책임지는 경찰청장이 개인 일정을 핑계로 서울을 떠나 있기엔 매우 부담스런 상황이었다. 전현직 경찰 간부들이 윤 청장의 행적을 납득하지 못하는 것도 바로 이 점 때문이다.
윤 청장이 이 같은 부담에도 불구하고 개인 일정의 등반 약속을 물리치지 못한 동행 지인이 누구였는지도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윤 청장이 잠시 들렀던 W펜션 주인은 "윤 청장을 포함해 6명이 왔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윤 청장을 비공식 수행했던 조 경위로 밝혀졌으나, 나머지 4명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펜션 주인은 "동행자들 가운데 윤 청장을 빼고 아는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조 경위는 뉴스버스와 통화에서 처음엔 "(윤 청장 동행자가) 전부 경찰관이었다"고 말했다가, 나중엔 "다는 (경찰이) 아니었다"고 번복했다. 경찰청은 윤 청장과 동행한 지인에 대해 "개인일정이었다"며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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