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이견차 확인"...이 대표 제안 사실상 거부
민주당 "변화 찾아볼 수 없어, 국정기조 전환 의지 없어"
尹과 영수회담 뒤 이재명 "답답하고 아쉽다"
조국혁신당 "대통령실 브리핑 암담...헛된 기대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5분간 영수회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720일 만에 이뤄진 첫 회담인데, 의제 없이 진행된 회담이기 때문에 별도의 합의문 없이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견해차만 드러났다. 이 대표는 영수회담 직후 "답답하고 아쉽다"는 심정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이도운 홍보수석은 29일 영수회담 후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차담회는 약 2시간 15분 동안 진행됐다. 민생 경제와 의료 개혁을 중심으로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다"면서도 "별도의 합의문은 없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의료개혁이 필요하고 의대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이 대표는 의료개혁이 시급한 과제이며,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옳으므로 민주당도 협력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 수석은 "다만 민생 (문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실과 야당 간 정책적 차이가 존재한다. 여기에 대해서도 조금은 이견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사실상 이 대표가 제안한 현안들을 대통령실이 에둘러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이 수석은 이태원 특별법과 관련해서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재발방지책·유족지원 등에 대해서는 동감한다"며 "다만 국회에 지금 제출된 법안이 법리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이 부분을 해소하고 다시 논의하면 좋겠다. 그렇다면 무조건 반대하는 건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 수석은 "대통령과 이 대표는 앞으로도 종종 만나기로 했다. 여당의 지도 체제가 들어서면 3자 회동도 할 수 있다"며 "어떤 형식이든 만남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이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본청 당대표 회의실에서 "영수회담에 대해서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며 "우리당이 주장했던 민생회복 국정기조 관련해서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보였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나오면서 제가 대표님께 오늘 영수회담에 대한 소회와 말씀을 듣고 싶었다. 그래서 어떠시냐고 했더니 '답답하고 아쉬웠다,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두어야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영수회담에 앞서 미리 서면으로 준비한 A4 용지 10장짜리 모두발언을 통해 "국정 기조 전환을 요구하는 총선의 민의를 존중해 달라"면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나 특검법 등에 대한 거부권 행사에 대해 유감 표명과 함께 향후 국회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을 해주시면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이며 정중하게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159명의 국민이 영문도 모르고 죽어갔던 이태원 참사와 채 해병 순직 사건 진상을 밝혀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책을 강구하는 것은 국가의 가장 큰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채 해병 특검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수용해달라"고도 요구했다.
이 대표는 또 김건희 여사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이번 기회에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면 좋겠다"고도 했다.
민생 문제 관련 이 대표는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 민생 회복 조치를 적극 검토해달라"며 "골목상권,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방에 대한 지원 효과가 매우 큰 민생회복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의대 정원 확대 같은 의료 개혁은 반드시 해야 할 주요 과제이고, 연금개혁은 미룰 수 없는 중요한 과제인데, 참으로 어려운 과제"라며 "민주당도 적극 협조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날 영수회담에 대해 조국혁신당은 "결과물이 너무 초라하다"고 평가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용산 대통령실의 회담 브리핑을 들어보니 더 암담하다. 합의한 내용이 하나도 없다"면서 "두 분이 '총론적으로,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 한 부분'도 빤한 내용이다. 종종 만나 대화하고 협의하자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조국혁신당은 윤 대통령이 부디 이 마지막 기회를 소중히 여기길 기대했는데 헛된 기대였던 것 같다"면서 "윤 대통령의 무운을 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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