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념 추종 정당 장악 몰두했던 모순 벗어 던져야"

李, 채상병 사건 얘기하다 눈물 훔치고 발언 멈추기도

안철수 "악마의 눈물쇼"…이준석 "아픈 사람 상대 안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 중 해병대 채모 상병, 서이초 사건 등을 이야기 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 중 해병대 채모 상병, 서이초 사건 등을 이야기 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대표가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항상 모든 문제의 해결은 현실을 정확하게 직시하고 입 밖에 내 표현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당에 변화를 촉구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흔히들 '검사가 오류를 인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더는 대통령에게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을 시도하지 말자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대통령께서는 더 이상 검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집권 이후 지난 17개월 동안 있었던 오류를 인정해달라"며 "대통령실 관계자의 성의 없는 익명 인터뷰가 아니라 대통령의 진실한 마음을 육성으로 국민에게 표현해달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민생보다는 이념을 추종하고 정책보다는 정당 장악에 몰두했던 모습의 낳은 모순부터 벗어 던지자"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이 윤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윤 대통령의 변화를 요구한 것이다.

앞서 이 전 대표는 당 윤리위 징계로 물러난 뒤인 지난해 8월과 지난 3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핵관'을 비판했는데, 이번 기자회견은 이전과는 달리 윤 대통령의 변화를 직접 요구했다. 

이 전 대표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대통령의 긍정 평가율과 연동되어 있었다"며 "매번 서울에서 여당과 야당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 한다고 서울은 해볼 만하다며 희망회로를 돌렸지만, 지지정당이 없는 시민은 철저하게 여당을 외면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궐선거 참패 이후에도 윤 대통령에게 직언을 할 수 없는 국민의힘 상황을 지적하며 "선거 패배 이후 며칠 간의 고심 끝에 나온 목소리가 “당정 일체의 강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 당의 의원님들은 꿔다놓은 보릿자루 소리를 듣는 것에 지쳐 이제는 단체로 현실부정에 들어가기로 한 것인가? 검사동일체의 문화를 정치권에 이식했다는 이야기를 들어가면서까지 일체의 다른 의견을 탄압해놓고도 당정 일체가 부족한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뒤에도 공산주의로 체제 경쟁을 할 수 있다고 믿는 바보는 없다"며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보여준 공천권자만 바라보는 구태정치로 수도권 민심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바보는 없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해 "정부와 여당이 수사를 막아세우는 것을 넘어 집단 린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홍범도 흉상 이전을 중단하라는 목소리를 여당이 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연구개발(R&D) 예산 축소 중단, 수가 현실화를 통한 의대 정원 확충, 교권 회복 등에도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채상병 사망 관련 발언을 하다 눈물을 훔치며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강서에서 확인된 민심은 정말 대통령께서 국정운영의 기조를 전환하고 지난 17개월간 많은 국민께 우려를 준 부분이 있으면 유감을 표명해 달라는 뜻이었을 것”이라며 “어제 의총에서 그런 얘기가 나왔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바뀌지 않으면 내년 총선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패할 수 밖에) 없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의 정책기조와 국정기조가 바뀌지 않고는 선거 (결과가) 바뀔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인 거취에 대해서는 오늘 언급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당 지도부 인선에 대해선 "할 말은 많지만, 굳이 평가하고 싶지 않다. 지도부가 어느 정도 용기를 낼 수 있을지 많은 국민이 오래 지켜봐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제명을 목적으로 온라인 서명 운동을 진행 중인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을 향해서는 "나는 아픈 사람 상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에 앞서 먼저 기자회견을 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 전 대표를 향해 '응석받이' '마이너스 3선' 등으로 지칭하면서 "민주당보다 더 우리 당을 비난하고 내부 분란을 조장하는 나쁜 사람은 몰아내야 한다"며 "당 윤리위원회에 제명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을 자기 힘으로 만들었다는 독선에 빠져 갈등을 빚다 징계를 당하고도, 방송에서 당을 비아냥거리고 조롱하며 내부총질만 일삼는 오만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의원은 이후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악마의 눈물 쇼와 궤변"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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