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대상 거론 김건희 해외순방 또 동행…尹 지지율에 영향?
‘이재명 수사 정당’ 과반이지만, ‘김건희 특검' 찬성 더 높아
민주, 이재명 조사 당당히 응하고, 김건희 특검 관철시켜야
이준석, 대선 기여 평가 尹 앞선 1위지만 ‘호감도'는 꼴찌
국민의힘은 ‘김건희 특검’이 ‘이재명 대표 문제 물타기용’이라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수사를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한다. 추석을 맞아 발표된 여론조사는 거대양당의 우격다짐에 보기 좋게 찬물을 끼얹었다. 김건희 특검이나 이재명 수사나 찬성이 과반이다. ‘엄정한 수사는 한쪽에만 필요하지 않으므로, 상대의 문제로 자신의 문제를 덮을 생각을 거두라’는 것이 중론이다.
SBS가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 9월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씨에 대한 특검법 발의에 대해 ‘적절’은 55.0%, ‘부적절’은 36.9%였다. 이재명 대표 수사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른 수사’ 50.3%, ‘정치보복 수사’ 42.1%였다(무선 86%, 유선 14% 전화면접조사, 응답률 14.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3.1%P).
'김건희 특검' 필요 62.7%…방치하면 대통령 배우자 특혜시비 확산될 듯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9월 7~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김건희 특검이 ‘필요하다’가 62.7%였고, ‘특검이 필요하지 않다’는 32.4%에 그쳤다. 이재명 대표 수사는 ‘법적 절차에 따른 것으로 표적수사는 아니라고 본다’가 52.3%, ‘야당 대표에 대한 표적수사로 문제가 있다’는 42.4%였다(무선 전화면접, 응답률15.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이재명 수사 정당’ 여론도 높지만, ‘김건희 특검 필요’는 그보다 더 높다. 이를 방치하면 대통령 배우자가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비판과 이재명 대표가 불공평하게 수사받는다는 인식이 동시 확산될 것이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탈탈 털었다’고 주장한다. 진정 자신 있으면 특검을 수용해 의혹을 떨치면 된다. 국민의힘 국회의원 115명 중 아무도 나서지 않는 게 한심하다. SBS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지지자 29.6%도 김건희 특검을 찬성했다.
민주당도 자신 있으면 이재명 대표가 소환 조사에 불응하지 말고, 수사기관 바깥에서도 적극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김건희 리스크’에 대해서도 공세를 퍼붓는 수준을 넘어 반드시 특검을 관철시켜야 한다. 국민의힘을 설득하고, 그래도 반대하면 범야권을 총망라해 뚫어내고,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게 하거나 거부했다간 큰 대가를 치르게 해줘야 한다. 그러려면 여러 사안에 걸친 특검 대상, 국정농단 특검에 맞먹는 규모, 120일의 활동 기간 등을 좁히고 줄여서 압박 강도를 높이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한국갤럽 조사, 이준석 여야 정치인 8명 중 호감도 꼴찌
한편 이준석 전 대표는 9월 16일 한 여론조사를 인용하며 재차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을 향한 공세에 나섰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3~14일 전국 성인 1,071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 당선 기여에 가장 크게 기여한 인물이 누구냐고 물었다. 이 전 대표가 34.8%로 1위, 윤 대통령은 24.1%, ‘윤핵관’ 4.7%였다(ARS 무선전화방식, 응답률은3.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
이 대표는 이 조사 결과를 토대로 3개의 포스팅을 연달에 페이스북에 올렸다. "안녕하세요 대선승리 일등공신 내부총질러 이준석입니다"라며, 그를 ‘내부총질 당대표’로 비난한 윤 대통령과‘일등공신’을 자처한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꼬았다. 그런데 국민의힘 지지층과 민주당 지지층의 응답은 엇갈렸다. 국민의힘 지지층 중 53.1%가 윤 대통령을 최대 기여자로 지목한 반면, 17.5%만 이준석 전 대표를 지목했다. 민주당 지지층 중에는 50.7%가 이 전 대표를 지목했다. 그렇다면 이전 대표는 민주당의 지지층을 허물고 있는가, 아니면 그들의 지원을 빌려쓰고 있는 걸까.
이준석 전 대표의 확장성이 낮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한국갤럽은 여야정치인 8명의 개별 호감도/비호감도를 측정했다(9월 13~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대상 무선 90% 및 유선 10% 전화면접 조사. 응답률 10.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호감도는 오세훈, 홍준표, 이재명, 유승민, 한동훈, 이낙연, 안철수, 이준석 순이었다.
이준석 전 대표 혼자 호감도가 1/4에 미달하고 비호감도가 2/3에 육박한다. 18-29세 호감도도 28%에 그쳐 이재명(26%)과 별 차이 없었다. 보수층 호감도가 30%에 미달하니, 국민의힘에 남아선 버티기가 힘겹다. 다수 국민들은 ‘윤석열(윤핵관) 대 이준석’의 싸움에서만 이준석의 손을 들어줬을 뿐이다. 미디어토마토 조사 결과에 기세가 올랐던 이 전 대표는 한국갤럽 호감도 조사 결과에 침묵하고 있다.
한국갤럽 호감도 조사 1, 2위인 오세훈 서울시장(호감 41% / 비호감 46%), 홍준표 대구시장(호감 40% / 비호감 48%)은 중앙정치에서 비켜서 있는 덕을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아마추어 수준이라고 생각하는 유권자들 중 정치에 입문한 지 20년이 넘는 오 시장과 홍 시장을 신뢰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지지율상으로는 선두로 꼽히던 이재명 대표는 호감 34%, 비호감 56%로 박스권에 묶인 상태를 드러냈다. 비교적 무난한 이미지의 유승민 전 의원(호감 30% / 비호감 53%)과 이낙연 전 총리(호감 27% / 비호감 57%)도 실속 있는 정치를 하지는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대선에서 '홀로 호감'이었던 안철수 의원의 호감도는 27%(비호감도 63%)에 불과했고 중도층에서도 27%였다. 후보단일화에 따른 대선 '철수'와 국민의힘 합류가 유력한 원인일 것이다.
오세훈 홍준표가 '최대 리스크는 대통령'이라고 우려할 판
윤석열 대통령의 처지는 한동훈 법무부장관 호감도(호감 28% / 비호감 51%)에서 드러난다. 한 장관은 보수층과 60대 이상에서만 선전했고, 20~40대 호감도가 꼴찌다. 추석후 처음 실시한 이번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2주전이자 추석 전 마지막에 실시한 조사에 비해 5%p 오른 33%였다. 윤 대통령측은 일단 안도하겠지만 어디 가서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다. 이준석 전 대표와 이재명 대표가 웃다가 만 처지라면, 윤 대통령은 웃을 일이 없다.
윤석열 정부가 지금껏 제시한 정책 중 나토 정상회의 참가를 제외하면 찬성이 높은 것은 없다시피다. 또다시 해외순방에 동행하는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씨는 지금 국민 다수로부터 특검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오세훈 시장과 홍준표 시장마저 ‘나의 최대 리스크는 대통령’이라고 우려할지 모르겠다. 누누이 말하지만, 윤 대통령은 배우자 등 지인리스크를 해소하고, 중도층과 진보층 일부에게도 호응 받을 정책을 찾아내 제시해야 한다.
김수민은 풀뿌리운동과 정당활동을 하다 현재는 지상파와 종편, 언론사 유튜브 방송 등에서 정치평론가로 활약 중이다. 팟캐스트 <김수민의 뉴스밑장> 진행도 맡고 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경북 구미시의회 시의원을 지냈다. 시의원 시절엔 친박 세력과 싸웠고, 조국 사태 국면에서는 문재인 정권 핵심 지지층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저서로는 <다당제와 선거제도>(eBook)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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