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출석 요구를 '윤석열 대통령의 전면전 선포'로 규정하고 적극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검사시절일 때부터 제기돼 왔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거론하며 "검찰 포토라인에 서야 될 사람은 김건희 여사"라며 김 여사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1야당 당대표에 대한 소환은 한국 정치사에 전례가 드문 일로 명백한 정치보복"이라며 "대통령과 전화통화로 영수회담을 제안한 지 하루 만에 돌아온 답은 터무니없는 구실을 잡은 소환장"이라고 비판했다.

조 사무총장은 이어 "김 여사를 대상으로 한 각종 의혹에는 무딘 칼날로 면죄부를 주고, 야당 대표를 향해서는 더 시퍼런 칼날을 들이대 어떻게든 엮어보겠다는 전형적인 내로남불 수사이자 불공정 수사"라며 "국민은 오히려 김건희 여사가 포토라인에 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사무총장은 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재판에서 김 여사가 직접 주식을 매수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드러났다"면서 "대선 후보 시절 김 여사의 주가조작 관련 의혹을 부인한 윤석열 대통령의 해명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사무총장은 "윤 대통령이 지지율 반등을 위해 꺼낸 카드가 고작 결국 사정카드"라며 "과거 중앙정보부의 김대중 현해탄 (납치)사건을 연상시킬 정도로 검찰을 통한 무자비한 정치보복 본색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이 대표에 대한 소환을 통보했다. 이 대표는 백현동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국회에 출석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 등으로 고발당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이와 관련 “먼지털이하듯 털다가 안 되니까 엉뚱한 걸로 꼬투리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도 이 대표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은 검찰의 정당한 수사 과정을 두고 일제히 '정치보복'이라고 외쳤고 이 대표는 '먼지 털다 안되니 말꼬투리 잡은 것'이라고 비아냥대며 폄훼했다"며 "의혹에 맞서 진실을 밝히는 일에 이 대표가 먼저 당당히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가 "먼지털기 하듯 털다가 안 되니까 엉뚱한 것 갖고 꼬투리 잡고, 적절하지 않다"고 발언한 것을 거론하며 "공무원사칭죄, 무고죄, 특수공무집행방해죄 등 전과 4범의 이력을 가진 이 대표의 변명답다"고 했다.

김 의원은  "법에 따라 조사를 받으라는 검찰과 국민을 상대로 '전쟁' 운운하며 '탄압'이라고 협박하는 것은 조폭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이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검찰 출석 요구를 계기로 여야 갈등이 격화함에 따라 5일 예정된 이원석 검찰청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도 여야의 충돌이 예상된다. 주가조작 공모혐의를 받고 있는 김 여사에 대해 소환 조사가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이 도마에 오르면서 여야의 격한 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