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제 처는 정치하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
↔
김건희 "점 볼줄 아는데, 우리가 청와대 간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와 인터넷매체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의 '7시간 녹음파일' 일부가 언론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공개된 김씨의 통화녹음 상당 부분은 지금까지 윤 후보와 윤 후보 측이 밝힌 입장, 확인된 사실 등과 모순된다.
1. 김건희, 비판 유튜버 거론하며 "정권 잡으면 무사하지 못할 것"
↔ 윤석열 "김건희, 정치할 거면 이혼 도장 찍고 하자. 아주 질색"
김건희씨는 지난해 11월 15일 윤석열 후보가 정권을 잡으면 자신을 비판한 유튜버들에 대해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소리가 이게 원흉. 모든 내 소문에. 우가 정권 잡으면 거긴, 거기는 완전히, 완전히 무사하지 못할 거야, 아마"
"거기(열린공감tv)는 이제 권력이라는 게 잡으면, 우리가 안 시켜도 알아서 경찰들이 알아서 입건해요. 그게 무서운 거지"
김씨는 이외에도 "점을 볼 줄 아는데, 내가 보기엔 우리가 청와대 간다"는 말도 했다.
그런데 윤 후보는 부인 김씨가 자신이 정치를 하는 것을 반대했다고 주장해왔다. 윤 후보는 지난해 12월 3일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출연해 "저희 집 사람은 뭐, 정치할 거면 가정법원 가서 도장 찍고 하자. 아주 질색을 했다"고 말했다.
뿐만아니라, 지난해 12월2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선 "제 처는 (내가) 정치하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고 했다.
윤 후보와 김씨의 말이 엇갈린 상황으로 보면, 두 사람 중 한 명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2. 김건희 "캠프가 엉망이에요…여기서 지시하면 캠프 조직"
↔ 윤석열 "제 처는 다른 후보 가족처럼 적극적이지 않아"
김건희씨는 지난해 7월 21일 이명수 기자와 통화하면서 여러차례 윤석열 선거캠프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우리 캠프가 엉망이예요. 지금 그래서 완전히 재정비를 다시 다 해요. 국민의힘이 뭐 좋은 당도 아니고 그러니까 이게 너무 아마추어인거야"
"(캠프를)움직이는 사람들 있을 거 아니에요, 예를 들어서 우리 (친)오빠라든가 몇명 있어요. 여기서 지시하면 다 캠프를 조직하니까 헤드들한테 설명해줘야지. 시스템화, 조직화 이런 강의를 좀 해줘요"
김씨는 지난해 7월과 9월 사이 이 기자에게 캠프에 자리를 만들어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수차례 했다.
"캠프로 데려왔으면 좋겠다"
"(캠프에서)내가 시키는 거 해야지"
"옛날에 국정원처럼 몰래 해서 알아오고 그런 것(을 해달라)"
"잘하면 1억원도 줄 수 있지"
지금까지 윤석열 후보는 부인 김씨가 선거 캠프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해왔다.
윤석열 후보가 '전두환 옹호' 발언을 사과한 후인 지난해 10월 22일 자정 무렵 윤 후보의 반려동물 인스타그램인 '토리스타그램'에 반려견 토리에게 사과를 건네는 사진이 등장했다. 이 일은 일명 '개사과'사건으로 크게 논란이 됐고, 일각에서는 이 사진을 촬영하는 데 김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윤 후보는 지난해 10월 24일 기자들이 '사진 촬영 장소가 김씨의 (코바나컨텐츠)사무실이냐'고 묻자 "집이든 어떤 사무실이든 그게 중요하냐. 제가 한 것"이라며 "제 처는 다른 후보 가족들처럼 그렇게 (선거 운동에)적극적이지 않아서 오해할 필요는 없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개사과' 논란 당시 윤 후보의 해명은 김건희씨가 '개사과'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방어하기 위한 임시 방편적 둘러대기로 보인다.
3. '왕(王)'자 논란에 김건희 "우리 주변에 무속인이 어딨어"
↔ 윤석열, 건진법사 논란일자 '네트워크본부' 해산
김건희씨는 윤석열 후보의 손바닥 '왕(王)'자 논란과 관련해 지난해 10월 5일 이명수 기자에게 "이웃 주민이 써준 것"이라며 "그걸 무슨 무속인이라고 하느냐. 우리 주변에 무속인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그거(윤석열 손바닥 王자 논란)는 우리 주민이 조금 나이 드신 분이 맨날 조금 걱정해주고 완전 지지자가 있는데 떨지말라고 거기다 맨날 그리 써줘, 할머니가."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무속인 안 만나. 내가 더 세기 때문에. 솔직히 내가 더 잘 알지. 무슨 무속인을 만나. 그리고 어설프잖아. 무슨 무속인이 하면 부적이나 이런 거 주지 누가 손에다 그렇게 써줘"
손바닥 왕(王)자 논란 당시 윤 후보는 "같은 동네 사시는 할머니께서 지지자 입장에서 써준 것인데, 뿌리치지 못했다"며 "주술적 의미가 있었다면 다 보이게 손바닥 한 가운데 적었겠느냐"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난 9일 조선일보에는 윤 후보 손바닥에 왕(王)자가 무속인 작품이라는 칼럼이 게재됐다. 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는 <[조용헌 살롱] 둔갑술과 검법> 칼럼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윤석열 캠프에도 도사들이 포진되어 있다. 그중 하나가 J 도사. 승려로 있다가 환속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손바닥의 '王' 자도 이 도사 작품이다. J는 가끔 면접도 본다.
여기서 언급된 J도사는 네트워크본부에서 '고문' 직함으로 활동했던 무속인 전모씨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무속인 활동'논란이 일자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는 지난 18일 산하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무속인 전모씨가 네트워크본부에서 '고문'으로 활동하며 윤 후보 캠프 일정·메시지·인사 등에 관여했다는 세계일보 보도가 나온 다음날이었다.
윤 후보 측은 "윤 후보가 건진법사 관련 보도를 보고 받고 '얼굴을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고 부인했으나, 윤 후보는 직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가 당 관계자에게 그분을 소개 받아서 인사를 한 적이 있는데 스님으로 알고 있고 '법사'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후 '건진법사' 전씨가 윤 후보의 어깨와 등을 툭툭 치고 잡아당기는 등의 영상이 공개되자 "후보는 친근감을 표현하며 다가선 전씨를 거부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4. 김건희 "(Y검사와) 패키지로 셋이 놀러간 것…사모님(Y검사 부인)은 일정 때문에 못갔다"
↔ Y검사 "벤처기업가가 같이 가달라고 제안해 함께 여행"
김건희씨는 이명수 기자에게 지난해 12월 11일 유부남 Y검사와 불륜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적극 해명했다. 특히 일부 유튜버들이 의혹의 근거로 삼았던 '체코 여행'과 관련해 "패키지여행으로 놀러간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김씨의 해명과 과거 Y검사가 다른 언론에 해명한 내용은 다소 차이가 있다.
"어떤 엄마가 자기 딸을 팔아? 유부남한테? 내가 어디 가서 왔다 갔다 굴러다니는 애도 아니고. 명수 같으면 자기 딸 저기 그렇게 할 수 있어? 어느 부모가?"
"그거 우리 다 패키지여행으로 놀러간 것이라 (사진이 공개되면) 오히려 더 좋아. 사람들과 다 같이 찍은 거야. 사모님도 다 알아. 사모님이 가려다가 일정 때문에 못가서 어쩔 수 없이 셋이 간 거야"
그러나 지난해 7월 KBS 보도에 따르면, Y검사는 당시 '제이슨'이라는 벤처기업가가 '김씨와 잘해보기 위해 여행을 가려 하는데 둘만 가자고 하면 안 갈 것 같으니 형님(Y검사)이 좀 같이 가줬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고, 함께 여행을 다녀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동반자를 자신의 어머니 최씨라고 했는데, Y검사는 '제이슨'이라는 벤처기업가라고 얘기하고 있다. 여행을 하게 된 경위와 여행 동반자에 대한 Y검사 말과 김씨의 말이 서로 다른 것이다. 두 사람다 거짓말을 하거나, 최소한 누군가 한 사람은 거짓을 얘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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