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도운 인사 낙하산 채용 사례 다수
이재명TV CP→ 지역화폐 대정부사업 부문장(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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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지방자치단체인 경기도와 경기도 산하‧유관 기관 인사권을 행사하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인사에 대한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앞서 이 지사는 음식 칼럼니스트인 황교익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은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0일 황씨의 사퇴로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이어 경기도 산하기관 공무원 노조가 이 지사의 인사 전횡을 고발하고 나섰다.
이 지사의 ‘경기도 인사’에서는 과거 업무 경험이나 실적보다는 정치적‧개인적 친분 등을 이유로 공직에 임용하거나, 선거를 도운 사람에게 자리를 주는 사례가 다수 확인된다. ‘정실인사(patronage system)’와 ‘엽관주의(Spoils system)’ 성격을 강하게 띤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민주당 일부와 이 지사 지지자들은 경기도와 산하기관 인사권이 도지사의 권한이라는 점을 들어 이 지사를 옹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최근 황교익 인사 논란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인사권은 인사권자에게 있다”고 이 지사를 두둔했다. 도지사에게 ‘인사 재량’ 이있다는 얘기인데, 인사 재량권은 인사권자가 인사권을 공정하게 행사한다는 전제하에서 인정되는 것으로, 지자체장이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권한은 아니다. 임면권이 있다는 이유로 불공정 인사와 ‘정실 인사’를 합리화시킬 수는 없다.
선거 캠프 자원봉사자 등 경기도 산하기관 직원 채용
지난 19일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인 경기도일자리재단 노조 관계자는 이 지사의 인사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경찰에 고발장을 냈다. 해당 노조 관계자는 “과거 이 지사의 선거를 도운 사람들이 경기도일자리재단에 ‘팀장’으로 채용된 것이 석연치 않다”고 주장했다. 경기도일자리재단에 팀장으로 채용되려면 공공기관 등에서 ‘부서 책임자 이상’으로 근무하는 등의 경력 요건을 갖춰야 하지만 이 지사의 선거를 도운 뒤 채용된 팀장 2명은 부서 책임자 등의 경력이 없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팀장 가운데 한 명은 시민단체 활동을 하며 이 지사를 도왔고, 또 다른 한 명은 이 지사의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지역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이 때문에 노조 측은 두 사람이 업무 경력이 아닌 이 지사를 도왔던 경력 때문에 경기도일자리재단에 채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선거캠프 자원봉사 이후 경기도 산하기관의 사무처장으로 임용된 사례도 있다. 진모씨는 2018년 이 지사의 경기도지사 선거 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진씨는 선거가 끝난 같은 해 12월 경기도 교통연수원 사무처장으로 채용됐다. 교통연수원 사무처장 임명은 ‘경기도 승인’을 통해 이뤄진다. 진씨의 채용과정에서는 별도의 채용공고가 없었다. 진씨는 교통연수원 사무처장 임용 전 성남FC 유소년팀 버스기사였다.
진씨는 '이재명 SNS 봉사팀' 텔레그램 대화방을 개설해 대화방에 참여한 50여명에게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 관련 기사와 비방게시글의 공유를 요청했다가 지난달 17일 시민단체로부터 검찰에 고발됐다. 논란이 되자 이 지사는 “모르는 사람이다”고 했고, 이 지사 캠프 측은 "캠프와 전혀 무관한 개인의 행동"이라고 해명했다.
선거 기간 중에 외곽에서 선거를 지원했던 단체의 소속 인사가 이 지사 비서진으로 채용된 사례도 있다. 김모씨는 성남시 봉사활동 단체인 ‘새싹지킴이’에서 활동한 뒤 이 지사의 비서로 채용됐다.
성남시장 시절부터 인연을 맺고, SNS 등을 통해 이 지사 지지 활동을 벌인 후 경기지사 비서관으로 채용된 사례도 있다. 김모 경기지사 비서관은 성남시가 발주하는 SNS 용역을 맡았던 인물이다. 2017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김 비서관이 당시 이 지사의 지지 세력인 ‘손가락 혁명단’ 활동을 했다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다. 김 비서관은 지난 2014년 3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이재명 SNS콜센터 구축관리, 이재명TV 구축 관리 용역으로 7700여만원의 수익을 올린 에스앤에스인사이트의 대표이사로 근무했다. 에스앤에스인사이트는 지난 2018년 12월 청산했다.
이 지사 관련 송사 맡았던 변호사→경기도 산하 기관장
관련 소송 비용 모금운동 주도 변호사→ 경기도 국장
이 지사의 정치 행보는 다수의 고소‧고발 사건으로 얼룩져 있다. 성남시장 시절 초기에는 이 지사 본인이 직접 나서 자신에게 불리한 기사를 쓰는 언론이나, 시 의회 등에서 비판을 하는 동료 정치인, 시정에 대해 민원을 제기하는 민원인 등을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관련기사: [이재명 검증] 잦은 고소 고발...법을 '입막음 도구' 삼았나)
그러나 정치인으로서 인지도가 높아지고, 인구 1400만의 경기도지사직에 출마하며 체급을 올린 시점부터는 본인은 ‘법적대응’만 예고하고, 다른 이들이 관련 사안을 ‘고발’하는 방식으로 ‘입막음 소송전’을 이어왔다.
이 지사에 대한 의혹 제기에 수차례 고발 대리인으로 나선 이헌욱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도 그 가운데 하나다. 이 사장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활동하던 시절 성남FC와 주빌리은행의 고문변호사를 맡았다. 이 사장은 성남시와 빚 탕감 운동을 함께 했던 사단법인 ‘희망살림’의 대표이사로도 활동했다.
네이버가 사단법인 희망살림을 통해 성남FC에 39억원을 지원한 것과 관련,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들이 2018년 1월 뇌물수수 혐의로 당시 성남FC 구단주이던 이재명 성남시장을 고발했는데, 며칠 뒤 성남FC 팬을 자처하는 시민 3명이 고발 당사자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역고발한 일이 있었다. 이 때 시민 3명의 고발을 대리한 변호사도 이 사장이었다.
최근 직장인 앱 ‘블라인드’에는 경기주택도시공사 직원이 “이 사장이 ‘리틀 이재명’으로 불리고 있다”면서 “(사장이) 지난해부터 대선 공약을 만들라는 지시 등을 해오고 있는데, 문제는 회사 업무가 아니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 2019년 이 지사의 지지자들은 이 지사와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을 이유로 배우 김부선씨와 김씨를 옹호했던 소설가 공지영씨 등을 고발한 바 있다. 당시 이 지사의 지지모임이 주축이 된 고발 사건에서 소송비용 모금 캠페인인 ‘만 원 이상 후원하기’를 주도했던 김지예 변호사는 2020년 5월 경기도 공정경제과장으로 임용됐다. 김 변호사는 같은 해 11월 개방형 채용을 통해 6개월 만에 경기도 공정국장으로 발탁됐다.
마술이벤트업자 → 이재명TV 제작 → 성남시 산하재단 6급 → 코나아이 이사
경기도 지역화폐 운영사인 코나아이의 이사 신모씨는 코나아이에서 대 정부사업(BtoG) 부문의 부문장을 맡고 있다. 신씨는 이 지사의 성남시장 시절부터 이 지사 관련 홍보이벤트 업무를 도맡았던 인사다. 신씨는 경기도와 코나아이가 지역화폐 운영협약을 맺은 지난 2018년 12월 27일 직후인 2019년 1월부터 코나아이에서 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신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이벤트 회사 '렛츠고 기획' 명의로 지난 2014년 5월 15일부터 2016년 5월 4일까지 약 2년간 이 지사가 시장직을 맡고 있던 성남시, 이 지사가 이사장직을 맡고 있던 성남시장상권활성화재단 등으로부터 15회에 걸쳐 1억8500만원 규모의 이벤트 용역을 수행했다.
또,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있을 때인 2014년 3월 22일부터 2016년 4월 20일까지 약 2년간 성남FC로부터 홍보이벤트, 마스코트 인력 공급, 게릴라 이벤트 등의 명목으로 8000만원 규모의 용역도 수주했다. 2년간 성남시 관련 약 2억6700만원의 홍보 용역을 수행했다.
신씨는 2017년 3월부터 이 지사의 홍보용 유튜브 방송 '이재명 TV'에서 제작진으로 활동했다. 신씨는 이 지사가 지난 2016년 6월 광화문광장에서 지방재정 개편 문제로 단식을 할 당시엔 이 지사의 옆을 지키기도했다. 신씨의 역할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탁현민 비서관'을 떠올리면 비슷할 것 같다"는 얘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신씨는 지난 2017년 7월부터 성남시 시장활성화재단에서 민생안정전략추진 분야 6급 상당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돼 근무했다. 신씨는 경기도가 코나아이와 지역화폐 운영 협약을 맺은 직후인 지난 2019년 1월부터는 코나아이의 이사로 옮겨갔다. 지난 2019년 9월 경기동시장상권진흥원(경상원)이 설립돼 경기지역화폐 홍보 업무를 담당하게 되자, 설립 초반엔 경상원의 막후 실세 역할을 했다는 게 경상원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경상원은 이 지사가 경기지사 취임 후 설립한 1호 공공기관이다.
전직 ‘뇌물 경찰’ 경기도 산하기관 임명
비리 저지른 前수행비서 동생 세습인사 의혹도
알선뇌물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전직 경무관 출신 박모씨를 상임이사로 채용한 사례도 있다. 경상원에는 당초 상임이사 자리가 없었지만, 정관까지 바꿔 박씨에게 자리를 줬다. 박 상임이사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2017년 9월까지 경기지역화폐 운영사인 코나아이의 중국 법인장으로 근무했다. 박 상임이사는 이 지사의 서울 여의도 대선 후보 경선 캠프를 수시로 오가고 있다.
이 지사의 성남시장 시절인 지난 2010년 7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수행비서로 근무하던 중 폭행·욕설 파문으로 해임된 백모씨의 경우 1년 여 뒤 동생이 성남시장 비서로 채용됐다. 당시 시의회에서는 ‘비서직 세습’ 지적이 제기됐다. 동생 백씨의 부인도 2011년 11월 성남시에 기간제 계약직으로 임용됐다가, 채 1년도 되지 않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해임됐던 백씨는 이 지사의 최측근이다.
친노‧친문 인사 경기도 산하기관 직원 채용...대선 행보 염두에 둔 도지사 프리미엄
지난 대선과정에서 ‘혜경궁 김씨’ 사건 등으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과 극한 대립했던 이 지사가 소위 친노, 친문 인사를 경기도 산하 기관의 직원으로 채용한 사례도 다수다. 2020년 11월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콘텐츠 진흥원 이사장에 유시민 작가 공식 팬클럽인 ‘시민광장’의 전국대표를 지낸 박무씨를 임명했다. 박 이사장은 2011년에는 노무현재단 기획위원과 박원순 서울시장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뉴미디어본부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 지사가 친노‧친문 세력 껴안기 차원에서 친노, 친문 인사들을 채용 또는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 임명이 불발된 황교익씨의 경기도 관광공사 사장 내정 역시 민주당 내에서는 같은 맥락으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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