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송은지씨의 아버지]

"이태원 도로 차디찬 죽음의 현장에 국가는 없었다"

"이상민 박희영 이임재, 생명의 촛불 꺼져갈 때 뭐 했나"

이태원 10.29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22일 처음으로 한데 모여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유가족들은 그동안 정부로부터 참사와 관련한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고, 억울함을 풀어놓을 길도 없었습니다. 뉴스버스는 이태원 10.29 참사를 기록하는 차원에서 유가족이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밝힌 희생자들의 사연과 유가족의 입장을 그대로 전달합니다. / 편집인 주

① [오열속 유가족 기자회견] 진정한 사과·책임규명 요구
② "국가는 어디 있었는지, 무엇을 했는지 이젠 답해달라“
③ "눈물만 흘리는 무능하고 무지한 엄마 되지 않겠다“
④ "10월 29일 밤 10시 15분 이태원에 국가는 없었다“
⑤ "유가족이 무슨 반 정부세력이냐, 모이면 왜 안되나“
⑥ "자리지키려고 숨만 쉬는 식물인간들 응징해달라“
⑦ "정부 사과 받아야 하는데, 떠나지만 억울함 풀어달라“

'이태원 10.29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 기자회견장에서 희생자 송은지씨의 아버지가 입장을 얘기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태원 10.29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 기자회견장에서 희생자 송은지씨의 아버지가 입장을 얘기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태원 10.29 참사는 위로부터 아래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안전불감증에 의한 간접 살인이었습니다. 

참사 발생 4시간전인 오후 6시 34분부터 '압사당할 것 같다' '통제를 해야 한다' '숨이 막혀 숨 쉬기가 어렵다'라는 구체적인 도움을 요청하는 112 신고가 11차례나 빗발쳤지만 경찰들은 '특이사항 없음'으로 상황 종료하였습니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합니다. 운명의 10월 29일 저녁 10시 15분 이태원 도로 한복판 차디찬 죽음의 현장에 국가는 없었습니다.

이에 우리 유가족들은 묻습니다. 

거짓말이나 일삼고,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고 떠벌린 행안부 장관 이상민, '보고받은 적 없다. 몰랐다'고 일관하고 있는 용산구청장 박희영, 용산 경찰서장 이임재, 112 치안 종합상황실장 류미진 등에게 '꽃다운 우리 아들 딸들 생명의 촛불이 꺼져갈 때 뭐 하고 있었냐'고 묻고 싶습니다.

과연 그들에게 인간적인 따뜻함이 조금이나마 있었다면, 뒷짐지고 어슬렁 어슬렁 식당에 가고 부하 직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긴박한 상황임에도 상황실을 비우는 행동은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오늘 오신 기자들에게도 호소합니다. 찢어지는 유가족 분들의 마음을 헤아려서 소중한 우리 아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마지막으로 김의곤 시인의 시 한 수를 읽어보겠습니다 제목 ‘ 미안하다 용서하지마라’

이태원 그 좁은 골목길에 
꽃조차도 놓지 마라. 
꽃을 포개지도 마라. 

겹겹이 눌려오는 공포 속에서 
뒤로... 뒤로... 뒤로...
꺼져가는 의식으로 붙들고 있었을 
너의 마지막 절규에
꽃잎 한 장도 무거울 것 같아 
차마 꽃조차도 미안하구나

그 골목에 아무것도 놓지마라!
허울 좋은 애도의 꽃도 놓지마라!안전도 생명도 탐욕이 덮어버린 이 나라에
반성없는 어른들 끝없이 원망케 하라!

참담한 부끄러움에 울고 있는 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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