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24일 만에 유가족 입장 발표

유가족들 흐느낌 통곡 오열 절규 속에 진행

참여연대 "尹 공식 사과와 이상민 경질" 촉구

이태원 10.29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22일 처음으로 한데 모여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유가족들은 그동안 정부로부터 참사와 관련한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고, 억울함을 풀어놓을 길도 없었습니다. 뉴스버스는 이태원 10.29 참사를 기록하는 차원에서 유가족이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밝힌 희생자들의 사연과 유가족의 입장을 그대로 전달합니다. / 편집인 주

① [오열속 유가족 기자회견] 진정한 사과·책임규명 요구
② "국가는 어디 있었는지, 무엇을 했는지 이젠 답해달라“
③ "눈물만 흘리는 무능하고 무지한 엄마 되지 않겠다“
④ "10월 29일 밤 10시 15분 이태원에 국가는 없었다“
⑤ "유가족이 무슨 반 정부세력이냐, 모이면 왜 안되나“
⑥ "자리지키려고 숨만 쉬는 식물인간들 응징해달라“
⑦ "정부 사과 받아야 하는데, 떠나지만 억울함 풀어달라“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이태원 10.29 참사' 유가족들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에 앞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이날 처음 공식석상에 한데 모여 진정성 있는 공식 사과와 철저한 책임 규명 등을 요구했다. 이태원 대참사 발생 24일 만이다.

희생자 유가족들의 기자회견장은 흐느낌과 오열로 울음바다였고, 기자회견 도중에 흐느끼다 실신하는 유가족도 있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모두 28명의 유족이 참석했고, 이 가운데 유가족 6명이 심경과 입장을 발표했다.

희생자 이남훈씨의 어머니는 “무능한 정부에 아들을 뺏겼지만 더 이상 아들 앞에 그저 눈물만 흘리는 무능하고 무지한 엄마는 되지 않겠다”면서 “아들이 죽은 원인이 무엇인지, 엄마는 우리 가족은 알아야겠다. 더 이상 넋 놓고 눈물만 흘리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씨의 어머니는 “사랑한다 우리 아들 남훈아”라고 말을 맺으면서 끝내 눈물을 펑펑 쏟으며 통곡했다. 

희생자 송은지씨의 아버지는 “이태원 도로 한복판 차디찬 죽음의 현장에 국가는 없었다”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희영 용산구청장, 이임재 용산경찰서장, 류미진 112치안 종합상황실장은 우리 아들 딸들 생명의 촛불이 꺼져갈 때 뭐하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희생자 이민아씨의 아버지는 “유족들이 모이면 안되는 것이냐? 유족이 무슨 반정부 세력이라도 되는 것이냐”며 “유족들이 모여서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은 왜 참사 24일이 넘도록 안 해주는 것이냐”고 울분을 토했다.

희생자 이지한씨의 어머니는 “초동대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일어난 인재이며, 부작위에 의한 살인 사건이 분명하다”면서 “대통령님이 아끼는 사람들이 국민의 생명을 하찮게 여기고 무시해 국민의 생명을 잃게 했다면 그들을 가까이 둬 무엇을 얻을 수 있겠느냐”고 따졌다.

'이태원 10.29 참사' 유가족들이 22일 유가족 입장 발표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희생자들의 사진을 들고 서 있다. (사진=뉴스1) 
'이태원 10.29 참사' 유가족들이 22일 유가족 입장 발표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희생자들의 사진을 들고 서 있다. (사진=뉴스1) 

유가족들이 심경을 얘기하는 동안 “우리 가족들을 살려 돌려보내주세요”라는 유가족들의 흐느낌과 울음이 계속됐다.

유가족들은 이날 6가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유가족은 ▲진정한 사과와 책임있는 후속조치 ▲성역 없는 엄격한, 철저한 책임규명 ▲피해자의 참여가 보장되는 진상 및 책임 규명 ▲참사 피해자의 소통 보장, 인도적 조치 등 적극적인 지원 ▲희생자들에 대한 온전한 기억과 추모를 위한 적극적 조치 ▲2차 가해를 방지하기 위한 입장 표명과 구체적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민변 ‘10.29참사’ 대응 TF 공동간사를 맡고 있는 오민애 변호사는 “이태원 참사 이후 24일이 지났지만 희생자 유가족들은 그동안 정부로부터 참사와 관련한 아무런 설명도 들을 수 없었고, 유가족들이 서로 만날 수 있는 방법도 기회도 없었다”면서 “유가족들이 이 자리에 직접 나설 수 밖에 없는 이유다”고 유가족들의 기자회견 배경을 설명했다. 

참여연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의 요구에 답해야 한다”면서 “윤 대통령은 국가의 책임을 명확하게 인정하고 공식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한 이상민 장관을 경질하라”면서 “그것이 성역없는 진상 규명과 철저한 수사의 첫 단추다”고 밝혔다. 

이 기사와 뉴스버스 취재를 자발적 구독료로 후원합니다.
후원금 직접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신한은행 140-013-476780 [예금주: ㈜위더미디어 뉴스버스]

뉴스버스 기사 쉽게 보시려면 회원가입과 즐겨찾기를 해주세요.

저작권자 © 뉴스버스(Newsvers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