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사주' 수사 발표 2주후 사표수리, 이후 대통령실로

부산저축은행 사건 때 尹과 인연…국정농단 특검팀 합류도

서울 용산 대통령실(왼쪽)과 경기 과천 정부종합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사진=뉴스1)
서울 용산 대통령실(왼쪽)과 경기 과천 정부종합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사진=뉴스1)

'윤석열 사단'의 일원으로 꼽히는 검찰수사관 출신 인사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고발사주' 사건 수사부서에 소속돼 있다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채용돼 현재 근무 중인 사실이 26일 확인됐다.

뉴스버스 취재 결과, 현재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 중인 김모씨는 공수처에서 고발사주 사건에 대한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경력 수사관 공채에 지원해 같은 달 10월 26일부터 올해 5월 18일 까지 공수처에서 일했다. 김씨의 사표 수리 시점은 공수처가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총선개입' 사건 일명 '고발사주'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5월 4일)하고 2주뒤다. 

김씨는 공수처에서 고발사주 사건 수사가 진행 중이던 작년 10월 29일 수사 주무부서이던 수사3부에 배치됐다. 공수처 관계자에 따르면, 김씨는 고발사주 수사기록을 검토했다.

공수처는 지난 5월 4일 고발사주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고발장 작성자를 특정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을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하고,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었던 손준성 검사만 공직선거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특수부 검사 시절 윤 대통령 및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 특수통 검사들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 '윤석열 사단'으로 꼽힌다. 김씨의 사정을 잘 아는 복수의 관계자는 "김씨가 윤 대통령과 한 장관 등 특수부 검사들의 신임을 받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씨는 금융감독원 출신 회계사로 윤 대통령이 주임검사를 맡았던 부산저축은행 사건, 특검 수사팀장을 맡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 등을 비롯해 특수부 검사들이 주도한 굵직한 대형 기업 사건 수사에 참여했다.

김씨는 금융감독원에서 근무하던 지난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파견을 나왔다가 특수부 검사들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 인연을 바탕으로 2012년 검찰 수사관으로 전직해 분식회계 전문 수사관으로 활동하다가, 2015년 3월 검찰을 나와 대림산업 경영지원본부 준법경영실 상무로 이직했다.

2016년 말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 특검이 구성되자, 김씨는 대림산업을 퇴사하고 윤 대통령이 이끄는 국정농단 특검팀에 수사관으로 합류했다. 이후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된 뒤인 2017년 11월 28일 검찰 경력직(수사관)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공개채용됐다. 

김씨의 이동 상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김씨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후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대검 중수부장이었던 전직 검찰고위간부와의 인연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법률팀으로 이직을 고려했다"면서 "그러다 지난해 9월 고발사주 사건이 터지자 돌연 공수처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공수처의 한 관계자는 "김씨가 공수처에 처음 올 때 대형 수사 경험이 많고 수사를 잘하는 분이 온다고 해 많은 기대를 걸었던 건 맞다"면서 "하지만 '윤석열 사단'인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검찰 수사라는 게 대부분 수사를 수사관이 하고, 검사는 검토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검사와 수사관 관계는 상당히 끈끈하다"면서 "그 수사관이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동훈 장관 밑에서 같이 일했던 사람이라면, 비밀유지나 이해상반 문제가 동시에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수사기관 관계자는 "수사 대상자의 측근이 수사부서에서 근무했다는 것은 황당한 일"이라며 "고발사주 사건 수사 정보가 윤 대통령 측으로 새나간 것으로 충분히 의심해볼수 있는 대목이다"고 말했다.

김씨가 소속된 대통령실 주진우 법률비서관은 전직 검사로, 고발사주 사건의 발단이 된 채널A 사건에서 이모 전 채널A 기자의 변호를 맡았던 인사다.

<반론>

뉴스버스 보도와 관련해 공수처는 대변인을 통해 반론 입장을 보내왔다. 공수처 측은 "김씨는 10월 26일에 들어온 후 하루 정도 (고발사주 사건) 기록을 본 게 전부"라며 "이후 김씨에게 고발사주 사건 수사에 관여하지 말고 다른 사건 수사를 지시했고 (그 이후에는 고발사주 사건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공수처 측은 또 "김씨가 임용됐을 당시는 수사3부가 고발사주 수사를 할 때가 아닌 여운국 차장이 주임검사가 돼 개별적으로 검사들을 지휘해 수사하던 시기"라고 했다.

뉴스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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