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의 내란 미화 정치...민심 이반 자초

내란정당 절연 못하면 역사속으로 사라질 것

보수주의는 ‘급격한 변화를 반대하고 전통의 옹호, 현상 유지, 점진적 개혁을 주장하는 사고방식, 또는 그런 경향이나 태도’를 가리킨다. 우리 현실정치에서는 보수 정당을 중심으로, 주로 반공주의, 친미주의와 함께 기득권 권력과 대기업, 부자 등을 대변해 왔다. 보수주의는 기존의 사회 질서를 아무런 변화 없이 유지하는 수구(守舊), 과거로 회귀하려는 성향의 반동(反動), 극단적인 우파들의 행태를 추종하는 극우(極右)와는 결이 다르다. 보수는 사회체제의 변화를 최소한으로 하여 안정성을 우선시하고, 기존 사회에서 근본으로 여기는 기본적인 틀 내에서 점진적인 개혁과 변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이들과 차별화 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비리 항소 포기 규탄 현장간담회'에서 공사 관계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비리 항소 포기 규탄 현장간담회'에서 공사 관계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한국의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정당인 국민의힘은 어떤가? 최근 언론의 사설을 보면 국민의힘의 현 주소가 적나라하게 읽힌다.

“극우 프레임에 갇혀 반사이익도 못 챙기는 국민의힘”(경인일보), “보수들마저 외면하는 장동혁의 내란비호 ‘자해정치’”(경향신문), “국힘 대표의 尹 면회, 보수 결집보다 반성이 먼저다”(세계일보), “尹 면회 간 국힘 대표, 민심은 안중에 없나”(조선일보), “尹 면회한 장동혁, 이래선 보수 민심도 결집 못 한다”(한국일보), “장동혁 대표의 윤석열 면회, 대단히 부적절하다”(중앙일보), “尹 면회 후 ‘뭉쳐 싸우자’는 장동혁… 그래서 어쩌겠다는 건지“(동아일보) 등 진보 보수 언론이 한 목소리로 국민의힘을 비판하고 있다. 온 세상이 인공지능 시대로 달려가며 사회 양극화와 관세전쟁 등에 대처하느라 분주한데, 국민의힘만 한국정치의 말썽꾸러기, 천덕꾸러기로 남은 것으로 보인다. 보수의 가치는 사라지고, 헌정파괴 범죄인 내란을 옹호하는 극우와 반동의 정쟁세력만 남은 셈이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하락세 일변도다. 지난 14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24%로 지난주보다 2%포인트 빠졌고, 13일 엠브레인퍼블릭 등의 전국지표조사에서도 4%포인트 줄어든 21%로 집계됐다. 중도·무당층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 19%, 민주당 42%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진보는 물론이고, 보수·중도층 모두 국민의힘을 신뢰할 수 없는 정당으로 본 것이다.

국민의힘의 추락은 현상적으로는 최근 내란수괴 윤석열을 면회하고, 내란을 선동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옹호하는 데 앞장선 장동혁 대표와 극우 추종세력이 만든 자업자득 현상이다. 장 대표는 지난달 17일 내란수괴 윤석열을 면회한 뒤 “좌파 정권으로 무너지는 자유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하나로 뭉쳐 싸우자”고 말했다. 헌정 질서를 짓밟고 국민을 배신한 내란수괴 윤석열의 정치적 실체로 옹호한 일은 국민의힘이 공당인지 의심케했다. 장 대표는 황 전 총리가 체포된 12일 “우리가 황교안”이라고 말했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우원식 국회의장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체포하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황 전 총리를 옹호한 것을 두고 ‘지지층도 수긍하지 않는 헛소리’라는 비판이 나왔다. 장 대표의 취임 뒤 극우 행보를 반영하듯,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대 초중반에서 하락 박스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당의 상황도 심각하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체포동의안에 대해 “내란몰이고 정치보복 광풍”이라고 비판했다. 계엄 해제 표결에 적극 임하지 않은 행위에 대한 자성은 온데간데 없고, 표결 방해 혐의까지 옹호했다. 정당 지도부의 이같은 인식 수준으로 인해, 보수정당의 정체성 확립이나 내년 지방선거 전망은커녕, “위헌정당이니 해산시키자”라는 주장이 곳곳에서 나오는 것이다.

국민의힘 미디어 대변인의 장애인 비하 발언도 이같은 정당 수준을 그대로 반영한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12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자당의 김예지 의원을 겨냥해 “장애인이라 주체성을 갖는 게 아니라 배려받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피해 의식으로 똘똘 뭉친 것이다. 장애인을 너무 많이 할당해 문제”라고 발언했다. 또 해당 채널 운영자가 김 의원을 “한동훈(전 국민의힘 대표)이 싸고 간 X”이라고 비판하자 “그렇죠”라고 적극 호응했다가,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일부 과격하게 들릴 수 있는 표현들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유튜브는 진행자가 안티 페미니즘을 신봉하고, 일제강점기를 미화하고 독립운동가를 조롱하는 등 극우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왔다. 여기에 부정선거 음모론과 12.3 비상계엄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등의 행보를 보여왔기에 출연 자체도 문제였다. 천박하고 저급한 수준의 박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당 차원의 제명이나 출당, 경고 등 어떤 징계도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 영장이 청구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3일 자신의 체포동의안 보고가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 영장이 청구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3일 자신의 체포동의안 보고가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특검 수사 결과, 김기현 전 대표의 부인이 김건희씨에게 명품 클러치백을 선물한 사실이 드러난 것도 충격적이다. 특검이 발부받은 영장에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김씨가 2023년 3월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 의원이 당선되도록 지원한 데 따른 답례로 가방이 전달됐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장이 엄청난 대통령 부인에 대한 뇌물 헌납 사건임에도, 성일종 의원은 “100만원 정도 되는 백이 무슨 뇌물이냐”고 옹호하는 등의 태도로 반성과 사과의 말 한마디 제대로 내놓지 않았다.

‘야당의 무대’라는 국정감사에서도 국민의힘은 내내 헛발질만 반복했다. 이번 국정감사에 대해 시민단체와 언론이 “막말·추태의 늪이었다”라는 최악의 평가를 내린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은 아무런 정책적, 정치적 성과도 끌어내지 못했다. 윤석열과 내란에 대한 반성은커녕, 무조건 이재명 대통령만 비난하고 탓하는 ‘ABL’(Anything But Lee)과 증인 출석 문제로 정쟁만 일삼은 국정감사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까지도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일관한 국민의힘과 극우세력에 대해, 보수논객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한국의 극우는 어둡고 더러운 곳에서만 살 수 있는 역사의 바퀴벌레”라며 “사실상 수권정당의 가능성을 스스로 포기했다”고 평가했다.

내란·극우 세력과 당장 절연해야

국민의힘 위기는 위헌적 내란을 반성하지 않고 내란 세력을 비호해온 데서 시작했다. 국민의힘 강성 당원과 극우 지지층만을 의식하는 당의 행보는 지지율의 하락을 넘어 한국 정당정치를 퇴행시키는 독약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위기의 본질을 성찰하고 당을 쇄신해야 할 당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몰상식한 행보를 벌이며 국정감사와 같은 정치의 현장을 외면한 탓에 지지율 하락은 당연히 따라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정치 분야에서 보수주의는 정당하고 합법적으로 부여된 권력을 존중하며, 법치주의와 관행을 중시하는 한편 권리가 부여됨에 따라 수반되는 의무와 책임의 수행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정당에게 부여되는 의무와 책임을 외면하면 집권이나 선거 승리는 무망한 일일 것이다. 국민의힘 전신인 보수정당의 역사를 볼 때, 과거 민주화 이전에는 독재정권과 함께 색깔론과 지역감정을 악용했고, 민주화 이후에는 부정부패, 국정농단, 내란 등으로 스스로 몰락한 현실을 성찰하고 직시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힘은 전통적 지지층까지 흔들리는 현실에 대해 겸허하게 반성하고 내란·극우 세력과 당장 절연하는 강력한 조치에 나서야 할 것이다. 개혁을 통해 민주주의와 사회질서, 전통적 가치를 지키는 보수정당의 본령으로 돌아가지 않는 한, 조만간 역사의 뒷장으로 퇴장하게 될 것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김홍국은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 지도자의 국정운영과 리더십, 협상력과 조정력, 국가보훈 등을 연구하고 현실정치에서 실천해왔다. 이재명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 대변인을 지냈다. 언론인으로 청와대를 비롯 주요 영역을 취재했고, 대학에서는 국제정치학 박사로서, 정치학, 언론학, 정치커뮤니케이션과 스피치 등을 강의해왔다. <리더의 말하기> <넬슨 만델라 위대한 조정자>, <오바마 2.0>, <미국의 거장들> 등의 저서와 <대통령의 국정어젠다와 對 국회 협상에 관한 연구> 등 다수의 논문이 있다.

※ 뉴스버스 외부 필자와 <오피니언> 기고글은 뉴스버스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기사와 뉴스버스 취재를 자발적 구독료로 후원합니다.
후원금 직접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신한은행 140-013-476780 [예금주: ㈜위더미디어 뉴스버스]

뉴스버스 기사 쉽게 보시려면 회원가입과 즐겨찾기를 해주세요.

저작권자 © 뉴스버스(Newsvers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