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씨 관련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확보한 김씨의 과거 휴대폰에서, 김씨가 의문의 남성과 수백 건에 달하는 메시지를 주고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SBS 보도에 따르면 특검팀이 7월 15일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법당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사용했던 휴대폰 1대를 압수해 포렌식한 결과, 김씨가 남성 A씨와 주고받은 수백 개의 문자가 나왔다.

특검팀은 포렌식과 문자 내용 분석을 통해 김씨에게 전성배씨를 소개한 사람도 A씨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A씨가 2013년 김씨에게 보낸 문자 가운데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라고 전씨를 언급한 문자를 찾아냈다.

특검팀은 김씨가 건진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배경에 김씨와 A씨간의 '특수한 관계'를 건진이 알고 있었을 가능성 때문으로 보고 있다. 

A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에도 연루된 정황이 파악됐지만 기소되지는 않았던 인물이며, 지난 2022년 대선 시기에는 김씨가 A씨의 불법 행위와 연관된 주식을 거래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SBS는 "특검은 A 씨와 김씨가 주식거래 관계를 넘어 개인적으로도 밀접한 관계였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특검팀은 김씨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직전까지 A씨와 연락을 주고 받았을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A씨가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됐는데, 당시 A씨는 "지인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에서 몇 년 동안 수사를 받다가 최근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는데, 이걸 축하하기 위해 술을 마셨다"는 취지로 말을 했다고 한다. 특검은 확인결과, 당시 A씨가 언급한 무혐의 처분은 서울중앙지검이 김씨에 대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불기소 처분한 것을 지칭한 것이고, 실제 A씨가 술을 먹은 당사자도 김씨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수사과정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공범 혐의를 적용해 지난달 A씨의 거주지를 압수수색하기도 했지만 도주한 상태였다. 특검팀은 A씨의 신병을 확보한 후 김씨와의 관계를 비롯해 주가 조작 혐의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다만 김씨 측은 A씨에 대해 “도이치모터스 사건 1차 주포 이모씨의 소개로 알게 된 지인이지만, 투자 관련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중요한 인물로 보기 어렵다”고 SBS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