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는 몇 시? 임금은?”…허영인 회장 앉혀놓고 '송곳 추궁'
장애판정 받은 소년공 출신 李, "같은 사고 반복 문제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 사망 사고가 반복된 SPC삼립 제빵공장을 직접 찾아 허영인 회장 등 경영진을 질책하고, 산재로 노동자들이 죽어가는 현실을 바꾸는 것이 새정부의 기조임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5일 경기 시흥의 SPC삼립 시화공장을 방문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에 참석했다. SPC삼립 시화 공장에서는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그림빵 생산 라인 컨베이어에 끼어 숨졌다.
이에 앞서 지난 2022년 10월엔 계열사 SPL 평택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이, 이듬해 8월엔 또 다른 계열사 샤니 성남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사망했다. 두 사고 역시 시화 공장과 같은 ‘끼임’ 사고였다.
이날 이 대통령은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유사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점을 꾸짖으며, 개선이 안 되는 원인이 비용 때문이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산업재해가 똑같은 현장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반복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같은 일이 벌어지는 원인은 예방을 위한 비용과 사고가 났을 때의 대가가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돈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것이라면 정말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기서 벌어진 사건뿐 아니라 산재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 대안의 단초를 마련하면 좋겠다”며 “새로운 정부는 각종 사유로 사람들이 죽어가는 현실을 바꿔보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가 시작되자 김범수 SPC삼립 대표 등 경영진에게 사고 발생 시간, 교대 시간 등 사건 경위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졌다. 소년공 출신 이 대통령 역시 어린 시절 공장에서 일하다 기계에 팔이 끼어 장애 등급 판정을 받았다.
이 대통령은 특히 ‘주4일 오전·오후 7시 30분 맞교대 방식으로 3조 2교대 근무 중’이라는 설명이 “노동 강도가 너무 세서 밤에는 졸릴 것 같다”, “일주일에 나흘을 밤 7시부터 새벽 7시까지 풀로 12시간씩 일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 든다”며 세 건의 사망사고가 모두 새벽 시간에 발생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허 회장에게는 “12시간을 일하면 8시간을 초과하는 4시간엔 150%의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고 있느냐”며 묻기도 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이 대통령은 자신의 부친과 형도 과거 제빵공장에서 일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부친은 옛 ‘콘티빵’ 생산 공장에서, 형은 삼립 공장에서 근무했다”며 “그때도 ‘빵 공장 참 힘든 데다’ 생각 많이 했다. 경영상 어려움 있으실 텐데 더는 이런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더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SPC 산재 사고는)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인다. 장시간 저임금 노동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자”며 “월급 300만원 받는 노동자 목숨값이 300만원은 아니다. 돈보다 생명을 귀히 여기고 안전을 위해선 비용도 충분히 감수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강조했다.
아울러 고용노동부에게 생산 현장 안전 설비 작동 여부를 관리할 것과 300명의 근로감독관을 조직해 불시에 실시간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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