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정동 두손갤러리에서 7월 15일까지
작가 김정아(55)가 25년전 당도한 경남 거제도는 생경하였으나 애착을 갖는 삶의 터전이 되었다. 아이들과 매일 바닷가에 나가 놀았다. 해변 백사장의 물은 얕았고 드넓게 펼쳐져 있었다. 바다 건너 어디선가 떠밀려온 대부분 플라스틱 쓰레기더미들이 쌓였다.
플라스틱류가 떠돌아다닌 시간과 작가 자신이 지나온 시간이 겹쳐졌다. 작품의 모티브가 되는 장소는 몸이 인지하는 경계의 영역이면서 공간이나 시간에 종속되지 않는다.
해양 생태계 문제에 작가가 본격 눈을 뜬 계기는 2011년 바다 환경 오염으로 인한 생물 피해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부터다. 해변으로 떠밀려온 희석되고 색이 바랜 플라스틱류를 건져 작업을 시작하였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쓰레기를 관객의 눈앞에 끌어오며 “우리가 외면한 현실”을 마주하게 한다. 한지 위에 쓰레기를 소재로 그린 회화 작품 ‘꽃꿈’, ‘꽃보다 아름답다’, 바다 쓰레기의 초상을 담은 ‘The Portrait of a Fairy’가 공개된다.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하는 렌티큘러 작업 ‘한걸음 다가서면 바꿀 수 있어요’ 연작을 통해, 환경을 향한 우리의 작고 반복적인 움직임이 어떤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체험하게 한다.
작가는 일상에서도 구석진 장면에 눈길이 간다. 숱한 식사 자리와 파티, 테이블에 잘 차려진 만찬의 후식으로 나온 과일이 사라지고 꼬다리만 남은 빈 접시가 애잔하고 예뻐 보였다. 사람들끼리 부대낌과 대화의 열정이 사라진 빈 시간과 공간에 들어온 사라져 갈 사물이며 흔적들이었다.
김정아 작가 개인전 <한걸음 다가서면 바꿀 수 있어요>는 서울 중구 정동 두손갤러리에서 7월 15일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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