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2차 경선 맞수토론, '배신자' vs '아부꾼'
洪 "무슨 염치로 대선에" 韓 "계엄 막은 것 배신 아냐"
韓 "깐족은 폄하 표현" vs 洪 "표현도 모르고 저러네"
한덕수 출마시 단일화에 洪·韓 모두 찬성
국민의힘 2차 대선 경선에 진출한 홍준표·한동훈 후보가 25일 일대일 토론에서 윤석열의 비상계엄과 탄핵을 둘러싸고 치열한 난타전을 벌였다.
홍·한 후보가 서로를 지목하며 각각 1시간30분씩 주도권을 갖는 총 3시간 동안의 이날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상대방과 관련된 의혹과 과거 발언 등을 거론하며 정면충돌했다.
계엄 책임론, "깐족대니 못참아" vs "아부한 사람이 책임"
홍 후보는 "내가 당 대표였으면 계엄도, 탄핵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대표라는 사람이 사사건건 대통령에게 시비 걸고 깐족대고 하니까 대통령이 참을 수 있었겠나. 내가 대표였으면 아무리 속상해도 대통령과 협력해서 정국을 안정시키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 후보는 "홍 후보처럼 대통령 옆에서 아부하면서 대통령 기분 맞췄던 사람들에게 계엄의 책임이 있다"며 "저는 계엄을 막았던 사람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보수 정당에서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아부했다고 하는데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 잘되도록 해 줘야 한다"며 "당 대표도 모르는 계엄을 했을 땐 당 대표가 부끄러워해야 한다. 몰랐다는 게 자랑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 후보는 자꾸 자기가 계엄을 막았다고 하지만, 계엄을 막은 것은 야당이고 한 후보는 숟가락만 얹은 것"이라며 "(한 후보는) 계엄 선포의 중요한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다. 무슨 염치로 또 대선에 나오는지 참 보기 딱하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홍 후보의 독단적인 생각"이라며 "계엄을 저와 18명의 국민의힘 의원이 막은 것이 맞다"면서 “홍 후보처럼 대통령 옆에서 아부하면서 대통령 기분 맞췄던 사람들에게 계엄의 책임이 있다”고 반박했다.
한 후보는 "김건희 여사 문제, 명태균 문제 등을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한 것을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생각한다면 홍 후보가 정치를 잘못 보고 계신 것"이라며 "계엄을 막아야만 했다. 그래야 보수가 살고, 대한민국이 살았다. 배신이라고 말하는데 그것이 저의 민주주의와 공화주의, 보수에 대한 소신"이라고 말했다.
또 한 후보가 “2년 전 (홍 후보가 대구시장 당시) 대구시청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시) 대표를 만나 ‘김기현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옹졸하다. 도와달라’는 얘기를 했는데, 이재명 대표에게 아부성 발언을 한 것이냐”고 묻자 홍 후보는 “아부가 아니라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한동훈 후보는 국민 앞에서 대통령한테 깐족대고 조롱한 일 없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한 후보는 “깐족댄다는 말을 계속 쓰는데 무슨 뜻이냐. 다른 주변인들한테도 쓰느냐”며 “후보님은 깐족거리시라. 저는 품격을 지키겠다”고 했다.
洪 "배신의 아이콘" vs "시중에선 코박홍"
홍 후보가 한 후보와 윤석열을 비교하며 “한 사람은 술을 먹고, 한 사람은 술을 안 먹는다. 또 한 사람은 의리의 사나이인데 한 사람은 배신의 아이콘이다. (윤석열과 김건희를) 왜 배신했느냐”고 묻자 한 후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홍 후보에 대한 멸칭인 ‘코박홍(코를 박은 홍준표)’을 언급하며 “시중에서는 홍 후보를 ‘코박홍’이라고 부른다. 코를 박을 정도로 90도로 아부했다는 것”이라고 받아친 것이다. 코박홍은 홍 후보가 대구시장 시절 윤석열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한 모습을 비꼬며 생겨난 말이다.
그러자 홍 후보는 “그런 걸 견강부회라고 한다. 대통령이 (대구) 서문시장 왔을 때 45도로 절한 일이 있다. 그걸 좌파 매체에서 코박홍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라며 “대통령한테 45도 절한 것이 아부하는 것이냐. 대통령에 대한 존경이다. 예의다”라고 반박했다.
洪 "'당원 게시판 논란', 가족이 범인 맞나" vs 韓 "'주막집 주모' 발언, 품격 떨어뜨려"
홍 후보는 한 후보의 당 대표 시절 가족 명의로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부부 비판 글이 올라왔다는 의혹을 캐물었다.
홍 후보는 "한 후보의 가족이 범인인가, 아닌가 대답을 우선 해보라"고 물었고, 한 후보는 "(윤석열과 김건희가) 아직도 성역이라고 생각하는가. 익명 게시판에 비판하면 안 되는가"라고 맞받았다.
한 후보는 과거 홍 후보가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며 공세에 나섰다.
한 후보는 홍 후보에게 "여성 최고위원에게 '여자는 밤에만 쓰는 것', '주막집 주모'라고 말했고, 여 기자에게 '너 맞는 수가 있다'고 했다"면서 "이 정도는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가. 보수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일로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주막집 주모'는 말했고 '여자는 밤에만 쓰는 것'은 말한 적 없다"며 "비유법이다. 논리 비약하지 말라. 그렇게 하니까 지금 대통령이 화가 나서 계엄 한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한 후보는 이어 "명태균 씨가 사실상 운영한 기관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홍 후보 측에서 받은 사실은 없는가"라고 물었고 홍 후보는 "전혀 없다"고 답했다.
홍 후보는 또 "총선 이후 윤 전 대통령이 '한동훈이 이번에 압승했으면 총리 시키고 후계자 만들려 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대통령이) 1월에 저를 사퇴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이었는데 총리를 시킨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가"라고 반박했다.
한덕수 단일화에 찬성…이준석 단일화엔 洪 'O'' 韓 '△'
홍 후보와 한 후보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출마하면 단일화하겠다'는 질문의 '오엑스(OX)' 게임에서 모두 'O' 팻말을 들었다.
홍 후보는 "이재명 후보와 대적하기 어려우니까 한 대행뿐 아니라 이준석 후보, 비명(비이재명)계까지도 전부 빅텐트를 만들어야 한다"며 "단일화를 해야지 선거에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어차피 이기는 선택을 할 것"이라며 "경선을 통해 국민의힘 후보가 결국 보수 전체를 대표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선 홍 후보는 'O', 한 후보는 'O'나 'X'를 선택하지 않았다.
홍 후보는 "이 후보는 우리 당에 있었던 사람이지만 윤석열 정권에서 억울하게 쫓겨난 사람"이라며 "본선에 들어가면 같이 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한 대행은 기본적으로 저희 사람이어서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국민의힘 색깔을 가지지 않은 분들과 당연히 연합해야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 (이 후보와의 단일화를) 얘기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 후보와 한 후보는 이 밖에도 토론회 내내 양보없는 신경전을 벌였다.
홍 후보는 "한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적폐 수사를 한다고 굉장했고, 이번에는 탄핵을 주도한 인물"이라고 꼬집었고, 한 후보는 "마치 박 전 대통령의 문제(탄핵)에 대해 반대한 것처럼 말하지만, 홍 후보는 박 전 대통령 석방조차 반대하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홍 후보는 "이런 식으로 터무니없이 되받아치니까 내가 참 짜증 난다"고 말했고, 한 후보는 "국민 앞에서 짜증 내지 마시고요"라고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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