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고발장 전달자 묻는 질문에 '모르쇠'

이동재 양심 선언 정보 전달자도 "기억 안나"

재판부 "짚이는 사람 있나" 지적하자 "기자들" 답변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지난 1월 8일 국회에서 2024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지난 1월 8일 국회에서 2024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발사주'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이 항소심 재판에서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형사6-1부(정재오·최은정·이예슬 부장판사)는 전날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검사장)의 항소심 3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김 전 의원과 제보자인 조성은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증인 신문 과정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검사와 손 검사장 측 모두 김 전 의원에게 지난 2020년 4월 3일과 8일 문제의 고발장을 누구로 받았는지 여부를 캐물었다. 김 전 의원은 "기억나지 않는다"라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손 검사장 변호인이 "피고인인 손준성 검사장으로부터 받았느냐"라고 질문하자, 김 의원은 "만약 그랬다면 기억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권순정 당시 대변인으로부터 받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김 의원은 "그랬다면 기억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발사주 재판의 핵심은 고발장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제3자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다. 김 의원이 조씨에게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고발장 등과 첨부자료들을 보낸 것은 수사과정에서 휴대폰 포렌식 등을 통해 객관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그러나 1심 재판 과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던 김 전 의원은 1시간여 동안 재판부가 직접 질문을 했는데도, 제3자가 누구인지 밝히지 못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보낸 사람이 '손중성이 100% 아니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물어봤지만, 김 전 의원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

당시에도 김 전 의원은 "피고인(손준성)이 보낸 것이라면 좀더 신경썼을 것이고 조성은씨에게도 '신경써달라'고 얘기했을텐데, 기계적으로 보낸 것으로 봐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증언한 바 있다.

김 전 의원은 2020년 4월 3일 당시 조씨와 통화에서 "이동재 기자가 양심선언 하면 키워서 하면 좋을것 같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해 변호인이 "이 기자의 양심선언 정보를 전달해준 사람이 있었던 것은 맞냐"고 묻자 "그건 맞다"고 답했다.

그러나 변호인이 "그 사람이 기자였느냐"고 이어묻자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정재오 재판장이 웃으면서 "기억나시는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정 재판장이 "김웅 증인은 이동재 양심선언 정보를 제공한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짧은 시간에 명확하게 단답형으로 '예'라고 했는데, 이건 짚이는 사람이 있다는 취지 아닌가"라고 지적하자, 김 의원은 "몇몇 기자들이 많이 얘기했다"고 발언했다.

재판부는 추가 증인 신문을 거쳐 내달 24일 결심 공판을 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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