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사동 갤러리 '나무아트'에서 11월 9~21일
'이색기이(耳塞奇異)'는 비속어 '이XX' 논란 빗댄 타이틀
이태원 참사 당시 책임회피 급급한 고위관료 얼굴 풍자도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 한덕수 총리, 이상민 행안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등 권력층의 얼굴을 캐리커처로 풍자한 작품 전시회 <이색기이(耳塞奇異)전>이 21일까지 열린다.
'이색기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9월 미국 순방 당시 '비속어' 설화를 빗대 만든 전시 타이틀로 '귀가 먹어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니 몹시 기묘하고 이상하다'는 뜻을 담고있다.
당시 윤 대통령의 발언은 언론에 "국회 이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보도됐으나, 대통령실이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전국민 청력 테스트'라는 말까지 회자된 상황을 풍자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에도 "이XX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9일 부터 인사동 나무아트 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이색기이'전은 그동안 고위 공직자, 정치인, 재벌 등 권력층의 얼굴을 풍자해 온 캐리커처 작가 '아트만두'의 작품을 모았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비롯해 이태원 참사과정에서 책임회피로 일관한 고위 공직자들과 색깔론을 부여잡고 있는 정치인 등의 얼굴을 풍자한 캐리커처 작품들이 전시됐다.
이태원 참사 발생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의 고위 공직자들은 입이라도 맞춘 듯 "국민 안전에 대한 무한책임"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러나 참사의 책임 추궁은 고위 공직자들이 아닌 일선 현장의 경찰관과 소방대원들을 향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얼굴을 풍자한 캐리커처에선 윤 대통령이 '국민이 안전한 나라'라는 띠를 두르고 있지만 손은 허공을 가르키고 다른 곳을 보고 있다. 정작 대통령으로서 정치적 책임은 회피하면서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려는 행태를 풍자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왼쪽 가슴에는 '근조(謹弔)'라는 글자가 빠진 검은색 리본이 달려있는데, 이태원 참사 당시 '글씨 없는 검은색 리본을 착용하라'는 정부의 지시를 풍자한 것으로 보인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이태원 참사 직후부터 "경찰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는 등의 발언을 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재난에서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주무장관의 '무책임'을, '몰리는덴 장사 없다!'라는 머리띠를 두른 얼굴로 풍자했다.
이 장관도 '근조(謹弔)'라는 글자가 빠진 검은색 리본을 하고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참사 당일인 지난 29일 충북 제천에서 지인들과 월악산 등산 후 캠핑장에서 술을 곁들인 식사를 하고 잠들었다가 경찰청 상황담당관의 문자메시지·전화 보고를 놓쳤다. 윤 청장은 다음 날인 30일 오전 0시 14분에서야 보고를 받았다.
윤희근 경찰청장 캐리커처는 이같은 상황을 풍자한 것이다. 윤 청장은 '꿀잠 방해시 체포!!'라는 안대를 하고 잠들어 있고, 이태원 참사 발생 상황을 보고하기 위한 경찰청 상황담당관의 전화가 수신되고 있지만 휴대전화기는 옆에 팽개쳐져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9월 '영빈관 신축' 예산과 관련해 "신문을 보고 알았다"고 답변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영빈관을 짓는 878억원 예산을 알고 계셨냐"고 묻자 한 총리는 "저는 몰랐고 신문을 보고 알았다"고 답했다.
한 총리의 머리에는 '모든 답은 신문에 있다'라는 띠가 둘러져 있다. 주요 현안을 "신문을 보고 알았다"는 '신문 총리'의 모습을 풍자한 것이다.
신문에는 서울 한복판서 최소 154명 사망, 대부분 20대 여성, 외국인 20대, 죽음의 골목 청년들 앗아갔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는데, 정작 한 총리는 반대쪽 면을 보고 있다.
현안을 신문 보고 안다는 총리가 정작 언론에 보도된 이태원 참사에 대해선 책임회피에 급급한 모습을 풍자했다.
올해 초 한국 시사 캐리커처 모음집인 <아트만두의 목표는 방구防口다(한길사)>를 출간하기도 했던 작가는 이번 '이색기이'전을 통해 무리한 용산 대통령실 이전 감행에 따른 막대한 혈세 낭비와 일방적인 국정 운영을 하고 있는 대통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및 학력 위조 의혹을 사온 김건희 여사 등을 풍자한 작품들도 선보였다. 또 대통령 주변에서 권력만 좇는 정치인과 고위공직자들의 민낯도 우스꽝스런 얼굴 캐리커처로 풍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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