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3일 전 당정 '마약 대책' 회의…윤희근 청장 참석

참사 당일 특별 마약단속은 종합대책 시행 일환인 듯

10만명 이상 모일 것으로 이미 예상된 이태원 참사 당일 경찰청 차원에서 사전에 특별 마약 단속이 계획된 것으로 4일 밝혀졌다.  

경찰청이 핼러윈 인파를 예상하면서 사전 안전 대책 보다 핼러윈 인파 집중을 이용한 클럽 등 유흥업소 중심의 마약 특별 단속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윤희근 경찰청장 등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 추궁이 불가피해졌다. 

뉴스버스가 정보공개포털에서 확인한 경찰청 생산 문서 정보에 따르면 경찰청은 이태원 참사 하루 전인 10월 28일 ‘22년 할로인데이 대비 마약류범죄 단속‧예방을 위한 특별형사활동계획(문서번호 1812024 3750)’을 하달했다.  

뉴스버스가 정보공개포털에서 확인한 경찰청의 핼러윈데이 대비 마약 단속 특별형사활동 계획.
뉴스버스가 정보공개포털에서 확인한 경찰청의 핼러윈데이 대비 마약 단속 특별형사활동 계획.

이 문서는 10월 28일 생산됐으나 문서 상세 내용은 비공개로 분류돼 있다. 

경찰청은 또 같은날 조달청 구매계약을 통해 마약검사 간이시약기(오랄톡스) 2,000개를 H사로부터 6,500만원에 구매했다. 뉴스버스가 확인한 경찰청 조달 물품 구매 내역에 따르면 발주자는 경찰청 경무담당관실이다. 

이태원 참사 당일인 10월 29일 마약 단속이 경찰청 차원에서 사전에 대규모로 계획됐으며, 간이시약기는 이날 사용하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태원 참사 하루 전 경찰청이 마약검사 간이시약기를 조달 구매한 내역. 

당일 납품 여부에 대해 H사 직원은 “납품 여부는 대표가 알아서 한다”고 말했다. 뉴스버스는 이 직원에게 전화번호를 남기고 대표 허모씨와 연결을 요청했지만,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 3일 전인 10월 26일 오전 국민의힘과 법무부 경찰청 식약처 등이 모여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 관련 당정협의를 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 자리에는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국회 행안위 국민의힘측 간사인 이만희 의원, 국회 법사위 국민의힘측 간사인 정점식 의원, 이노공 법무부 차관, 윤희근 경찰청장, 오유경 식약처장 등이 참석했다.

당정이 함께 나선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은 윤석열 대통령의 ‘범정부 차원의 마약대응 방안 마련(10월 11일 국무회의)’, 한덕수 국무총리의 ‘마약범죄 특단조치 마련(10월 6일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등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국민의힘과 정부측 관계부처 합동의 종합대책 마련 자리에 윤희근 경찰청장이 직접 참석했던 점으로 미뤄 이태원 참사 당일 경찰청 차원에서 계획된 마약류 범죄 단속‧예방을 위한 특별형사활동 계획은 당정이 마련한 종합대책 시행의 일환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뉴스버스가 확보한 이날 관계부처 합동의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 요약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형사 및 관련 역량 1만4,000여명을 투입하여 12월 말까지 유흥업소 등 마약류 범죄 집중단속기간을 운영하는 것으로 돼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태원 참사 3일 전인 10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 당정협의회에 참석, 경찰청 형사국장의 마약범죄 동향 및 대응 보고를 듣고 있다. (사진=뉴스1)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태원 참사 3일 전인 10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 당정협의회에 참석, 경찰청 형사국장의 마약범죄 동향 및 대응 보고를 듣고 있다. (사진=뉴스1)

이와 관련, 노컷뉴스는 이태원 참사 당일 서울 용산경찰서 인력 외 서울경찰청 수사관들도 ‘마약 단속’지원에 나섰다고 4일 보도했다. 노컷뉴스는 참사 당일 서울지방경찰청 마약범죄수사 1‧2계 소속 2개팀, 12명의 인원이 마약신고 대응 등을 이유로 현장에 나와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참사 당일 용산경찰서는 사고 9분 전인 밤 10시 6분 출입기자들에게 문자공지를 통해 “용산서 형사과에서 10시반부터 이태원 일대 마약단속 나갑니다. 참고바랍니다”고 알렸다. 용산서는 참사 1시간 20분 뒤인 밤 11시33분에는 “압사 사고로 금일 마약 단속 취소됐습니다”고 출입기자들에게 공지했다. 당시 이태원 현장에는 동행 취재를 하려는 일부 언론도 대기중 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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