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삼소오의칠과’로 이끄는 건 참모의 지혜   
참모구성과 참모진과의 관계가 캠프 성공 좌우 

‘삼소오의칠과’라고 했다

석잔은 부족하고 다섯 잔은 적당하며 
일곱잔은 과하다는 의미다

술은 역사 이래로 적당하면 약이요,
넘치면 독이다

소주 한병을 둘이서 먹는다고 치자

대략 여덟 잔 정도가 나온다
물론 따르기 나름이다

둘이서 나눠 먹으면 넉잔씩 돌아간다
적당한 수준인 다섯잔, 즉 ‘오의’에는 한잔이 부족하다

그래서 일까
결국 한병을 더 시키게 된다

두병을 나눠 마시면 각 여덟 잔이다
칠과라고 했으니까 넘치게 마시는 셈이다

이후는 ‘술이 술을 마시는 형국’이 되고 만다

소주 회사가 한병에 여덟잔 정도로 양을 맞춘 것은 
기막힌 마케팅 전략(?)일까

우연일까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말이다 

세종대왕은 토론을 즐겼다
활발하고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국정을 운영했다

경연을 국정토론의 장으로 바꾼 것이다
재임기간동안 1900여회 이상 신하들과 토론했다

독특한 면도 있었다
경연을 들어가기 전 꼭 술을 먹게 했는데,
그 정도가 여섯순배였다

여섯잔이니까 적당한 다섯잔,
오의를 넘어섰고,

과하다는 칠과, 
일곱잔에는 약간 모자란 양이다

취한 것도 아니요,
취하지 않은 것도 아닌 셈이다

어쨌든 술기운이 올라온 신하들은 거침없는 토론을 했다

세종이 이런 효과를 노리고 술잔을 돌렸는지는 모르겠다

절대 왕권의 시대였다

왕 앞에서 신하들이 주눅들지 않게 하는 지략이다

세종실록에 나와 있는 이야기다

뜬금없는 술 이야기를 했다

대선정국이라 후보들의 평가가 다양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입당신청을 마친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게 당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사진=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입당신청을 마친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게 당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사진=뉴스1)

후보들의 자질은 술과 같다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을 한다
이슈를 만들고, 부합하는 정책을 제시하고, 현안에 대한 
입장을 보여준다

박수를 받기도 하고 
비난을 받기도 한다

참모들은 끊임없이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아이디어를 만들어 낸다

어느 선까지라는 범위는 없다
목표는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과속(?)을 하게 된다
적당한 범위와 선에 대해 무감각해지는 것이다

후보는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그것에 대해 브레이크를 걸고,
방향을 틀도록 하는 역할은
참모 그룹이다

술을 마시는 사람은 취한지를 모르는 것과 같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말려야 하는 법이다

후보가 곤드레가 되도록 간과해서는 안된다
인사불성이 된 후보를 등에 업고 가는 참모는 자격이 없다

어느 선까지가 적당한지,
수위를 조절하고 판단하고 선택하게 만들어야 한다

선거에서 대중의 관심은 냉정하다

이슈에 열광하지만
그것이 지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그게 함정(?)이다

대중의 관심을 붙들어 놓기 위해 무리를 하게 되는 것이다

과잉 행보를 하고,
과잉 대응을 한다

급기야 본인의 정체성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
과음을 한 것과 같다는 말이다

술을 마시는 것이 엄청난 자제력이 필요하듯
대선에 나서는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자제력이란 어려운 말이 아니다
자기의 감정이나 욕망을 스스로 억제하는 것이다

사전적 정의가 그렇다

그러나 다른 의미의 자제력도 있다
잘 못을 인정하고, 의혹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현안에 대한 정확한 스탠스를 보여주는 것 또한 자제력이다

대부분의 인물들은 그 점에 취약하다

봉합하려 한다
순간을 모면하려 한다
화를 더 크게 키워내는 게 다반사다

술에 취한 체 자제력을 잃어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그룹이 존재한다
후보를 보좌하는 참모그룹이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도록
후보를 견인(?)해야 하는 역할이다

참모들, 밥그릇 두고 헤게모니 싸움 치열 

대선 정국에 여의도는 ‘김없이 뜨겁다’
코로나로 인해 발길은 한산하다

그러나 누가 어디로 갔다느니,
누가 누구를 스카웃 했다느니

캠프가 꾸려지기 시작하면서,
여의도는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자신이 참여한 캠프의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를 학수고대한다

그야말로 대박을 꿈꾸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유력 후보의 선택을 받기 힘들지만,
받는다고 해도 눈에 보이는 역할을 하기가 힘들다

게다가 캠프 내부의 헤게모니는 엄청나다
소위 ‘밥그릇’ 때문이다

자신보다 능력이 있는 사람은 부정한다
향후 공과(?)에 대한 평가를 염두에 두기 때문이다

후보와 지근거리에 있기 위한 노력도 치열하다
그 만큼 ‘눈도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당신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대목을 후보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캠프는 다양한 인재를 요구한다
그러나 현실은 좀 다르다

물론 정치, 경제, 문화, 외교, 국방 등 각 분야별 참모구성은 필수다
그러나 구성원의 전문성과는 달리 선택에 희비가 엇갈린다

쉽게 말하자면 
전문적 능력이 뛰어나도 후보에게 어필받지 못하면 
물속에서 달리기를 하는 것과 같다

중요한 것은 줄(?)이다
후보에게 직접 어필받을 수 있는 인맥을 잡았느냐이다

후보가 신뢰하는 측근이나,
가신 그룹과 연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말이다

그게 없으면, 유력 후보의 캠프에 합류한다고 해도
후일을 보장 받지 못한다

그게 문제의 핵심이다

측근 중심 체제가 만들어진다는 말이다

후보와 소통이 가장 편한 사람을 말한다
대개는 그렇다는 말이다

후보들은 그 부분에 취약하다

엄청난 도전에 믿을 만한 사람을 찾기가 만만치 않다
정치적 경험이 많은 사람은 덜하겠지만 
그렇치 않은 사람은 큰 장애물이다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다
여론의 관심이 뜨거울수록 더 그렇게 된다

역설적으로 두려워 지기 때문이다

잘못 선택하거나,
판단할 경우 모든게 망가질 수 있다는 강박관념이
팽배하다

대부분 여기서 망가지는 경우가 많다

주변에서는 좀 더 다양한 인재구성을 요구한다
소통의 중요성을 제기하며 후보에게 넓은 시각을 조언한다

후보는 알고 있다
그러나 참모그룹의 소통관계를 과감하게 바꿀 수 없다
언급한 대로 두렵기 때문이다

자칫 문제가 생기게 될 수 있다는 강박관념이다

측근 B급이면, 캠프는 C급…첫 단추는 참모그룹 구성

후보의 성공을 좌우하는 첫 단추가 그것이다

잘못 꿰면 모든게 뒤틀린다

첫단추를 어떻게 꿸 것인가

첫 번째 참모그룹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이게 결정적 관건이라는 말이다

여의도 정치권 어느 인사가 말했다

“유력 후보의 측근이 B급이면, 그 캠프는 대부분 C급이다”

캠프구성의 현실을 한마디로 표현한 말이다

B급 측근은 A급 인재를 절대 선호하지 않는다
밥그릇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자신이 다루기 용이한,
만만한 인물들을 캠프에 배치시킨다

그렇지 않으면,

후보의 선택권에서 멀어질 수있다
어쩌다 A급 인재가 들어온다 해도 끝없는 블로킹(?)을 한다

후보가 과음(?)을 해도 제재하지 않는다
그저 같이 흥을 내고 장단만 맞추는게 대다수다

적당하게 조율하고 관리를 하는 것은
부담이 된다

전략보다 후보와의 친분 유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캠프가 특정인물 중심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단골메뉴가 “사고만 치지 말자”라고 한다
무첵임한 태도다

후보와의 직접 대면 라인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
후보도 그렇게 익숙해진다

아이디어가 있다 해도 빛을 보지 못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사람은 많지만 인재는 보이지 않는다

이것을 링겔만 효과라고 한다
줄다리기의 역설이다

숫자가 많다고 해서 모두가 줄을 당기는 건 아니라는 말이다
오히려 숫자가 적은 상대에게 패한다는 의미다

유력후보이니 캠프에 사람은 들끓는다
너도나도 출발하는 기차에 올라타기 위해서다

정작 기차를 운전하거나
동력을 공급하는 사람은 없다
오로지 타는 목적만 있는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마친 뒤 역사의 문 앞에서 참배 소감 등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마친 뒤 역사의 문 앞에서 참배 소감 등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캠프, 담장 밖으로 들리는 불협화음
아직 초반…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반면교사 필요  

대선정국은 아직 초반이다

유력후보는 보인다
보수진영에서는 단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그런데 뭔가 불안해 보인다
여의도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의 캠프 문제를 거론한다

필자도 그 구성에 대해서는 무지하다

통상적으로 보건데,

이런 불협화음이 터져 나오는건 예사롭지 않다
특정 집단이나 인물에 의해 통로가 차단되고 있음을 뜻한다

아니면 윤 전 총장의 장악력 문제로도 볼 수있다
얼마 전 이동훈 전 대변인의 사건도 있었다

대선출마 선언문의 작성 배경도 도마 위에 올랐다

불만을 제기하는 쪽은 캠프에서 배척당하거나
선택받지 못한 그룹일 수있다

그것을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
차단되고 배척된다는 분위기가 있다는 게 문제다

자고로,
되는 집안은 사람이 끓고 웃음소리가 난다고 했다
사람이 끓는데 푸념과 화풀이가 나온다면 다른 문제다

아직 시간은 많다

윤 전 총장은 무엇보다
캠프구성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집안의 불협화음이 담장너머로 나오고 있다
재밌는 구경거리가 된다

그러다가 냉정하게 버려지는게 민심이다

과하게 취한(?) 것은 아닌지,
적당하게 자신을 조율하고 소통하는 참모는 누구인지,
지나치게 특정 인물과 집단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주변의 인재들을 직접 찾고 확인하는 노력은 얼마나 하고 있는지,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다시 챙겨보기 바란다

아직 출발단계다

문제가 있으면 고치고
바꿀 수 있으면 바꿀 수 있는 시간이 있다

필자가 보기엔,

삼소오의칠과에서
오의도 칠과도 아닌 여섯 잔의 단계로 보인다

딱 오버(?)하기 좋은 수준에 있다는 말이다

취한 것도 아니요
취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그 만큼,
주위를 환기시킬 수 있는,
참모의 지혜가 중요한 시점이라는 의미다

놓치게 되면,

“누구도 정치를 할 수 있지만
누구나 정치를 할 수는 없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음을
알았으면 한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경우를
반면교사할 필요가 있다

이상휘는 경제신문 기자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냈다.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인터넷 매체 <데일리안> 대표, 위덕대 부총장을 맡았다. 현재 세명대 교양교수이기도 한 그는 합리적 보수 시각에서 시사평론가 방송진행자로 활동 중이다. 충북 진천에서 직접 지은 ‘이월서가’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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