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처 자산동결 후 131억 환매…펀드 '돌려막기' 정황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하 디스커버리)이 미국에 투자한 자산에 부실이 발생한 것을 알고도 200억 여원의 투자금을 추가 모집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투자를 한 회사가 부실로 자산이 동결된 상태에서 국내 펀드 투자자들에게 환매를 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는 후순위 투자자들의 돈을 받아 선순위 투자자들에게 돈을 돌려주는 '돌려막기 (폰지사기)'의 전형적 형태다.
디스커버리는 2016년 11월 장하성 주중대사의 동생 장하원 대표가 설립한 투자회사로, 2019년 4월까지 72개 펀드 4,933억원을 운용하다가 환매 중단돼 현재 2,562억원의 피해를 투자자들에게 안겼다.
디스커버리 투자사 DLI 부실 보도이후에도 219억 추가 모집
뉴스버스가 확보한 디스커버리의 펀드 투자내역에 따르면, 디스커버리는 판매사를 통해 투자자를 모집, 지난 ▲2019년 2월 22일 95억7,000만원 ▲2019년 4월 9일 123억2,000만원 등 총 218억9,000만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디스커버리가 2019년 2월 이후 218억 여원의 투자금을 모집할 당시는 디스커버리가 투자한 회사 DLI(Direct Lending Investments)는 투자 잘못으로 이미 부실이 드러나 있는 상태였다.
디스커버리가 투자한 회사인 미국 DLI의 CEO 브렌든 로스는 2019년 2월 초 투자자산 가운데 VOIP (Guardian Partners I LLC)의 대출 채권 연체가 발생해 2019년 2월 8일부터 DLI 펀드 투자자들의 환매가 중단된다고 공지했다. DLI의 VOIP 관련 채무불이행 금액은 전체 투자자산의 25%에 달했다.
그 이전인 2018년 말에도 DLI의 임원들은 DLI 대표인 브랜든 로스가 과거 투자했던 펀드 QS(Quarter Spot)의 수익률을 허위로 계상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했다. 이에따라 2019년 3월 18일 브렌든 로스는 DLI의 CEO 및 이사직을 사임했다. 그는 지난 2020년 8월 11일 FBI에 체포됐으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브렌든 로스를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이 같은 디스커버리 투자처 DLI의 부실은 디스커버리가 투자금을 1차 추가 모집한 2019년 2월 22일 이전인 2019년 2월 16일 블룸버그를 통해 보도됐다. 또 2차 추가모집일인 2019년 4월 9일 이전인 2019년 3월 20~21일에는 DLI의 CEO였던 브렌든 로스의 사기 혐의도 블룸버그 등 외신을 통해 보도된 상태였다.
디스커버리는 이 같은 사실이 블룸버그 등 미 언론을 통해 공개되고 알려진 뒤에도 2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끌어모은 것이다.
디스커버리 '돌려막기' 의혹…DLI 자산동결 후 131억 환매
디스커버리는 DLI의 환매중단(자산동결)이 언론을 통해 공개돼 부실이 알려진 뒤에도 투자자의 자금을 모집했는데, 모집한 투자금은 국내 선순위 펀드 자금 환매를 위한 '돌려막기'에 사용됐다. 돌려막기는 '폰지 사기'의 결정적 근거가 될 수 있다.
디스커버리 투자 구조를 살펴보면, ①디스커버리가 국내 판매사를 통해 자금을 모집한 후 ②케이맨제도의 DL Global(DLG)에 투자하고 ③DLG 자금을 운용하는 DLI가 투자처를 정하고 ④DLI는 소상공인 대출·부동산 대출 관련 펀드에 투자하는 4단계로 이뤄져 있다.
그런데 DLI는 2019년 2월 8일부터 VOIP 관련 환매가 중단됐고, 2019년 4월 1일 미국 법원이 DLI에 대한 법정 관리인의 선임을 승인하면서 DLI와 관계회사들의 모든 자산이 동결됐다. 디스커버리가 투자한 돈이 미국으로 송금됐다면 2019년 4월 1일 이후에는 한국에서 돈을 돌려받을 방법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디스커버리 펀드 투자내역에 따르면, 디스커버리는 DLI의 자산 동결 이후인 2019년 4월 12일 131억여원을 투자자들에게 환매했다.
디스커버리 피해자들은 디스커버리가 판매사를 통해 확보한 투자금을 DLI로 보낸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 선수위 펀드 투자자들에게 '돌려막기'를 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디스커버리 사건 피해자들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한누리의 구현주 변호사는 "DLI 대표펀드의 환매 중단, 대표이사 브렌든 로스의 사임 및 관련 소송이 제기된 이후에도 상품이 판매된 점에 비춰보면, 투자금을 돌려막기 방식으로 운용했을 가능성이 상당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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