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측에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전격 제안했다. 단일화 방식으로는 국민 여론조사 방식을 언급했다.

안 후보는 13일 유튜브 생중계 기자회견에서 “구체제 종식과 국민통합의 길을 가기 위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차기 정부 국정 비전과 혁신 과제를 국민 앞에 공동 발표하고 이행할 것을 약속한 뒤, 여론조사 국민경선을 통해 단일 후보를 정하고 누가 후보가 되든 서로 러닝메이트가 되면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단일화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선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양당이 합의한 방식과 문안이 있다. 따라서 단일화 경선 방식 두고 다시 원점에서 논의할 이유 없다”고 밝혔다. 당원 투표를 포함하지 않은 100% 여론조사 방식을 제안한 것이다.

안 후보는 “누가 미래를 이끌 적임자일지는 오롯이 국민에게 맡기면 경선이 복잡할 일도 없다”면서 “윤 후보 말대로 짧은 시간 안에 매듭 지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이제 선택은 윤 후보와 국민의힘에 달려 있다”면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측에 “진정성 있는 화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그 동안 줄곧 ‘단일화는 없다’는 입장이었다가, 단일화를 전격 제안한 이유에 대해 “(제가) 완주한다고 계속 이야기해도 집요하게 ‘단일화 꼬리’만 붙이려고 하니, 그렇다면 차라리 선제적 제안을 해서 국민 판단과 평가에 모든 것을 맡기고 제 길을 굳건히 가는 게 안철수의 이름으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측은 안 후보의 ‘국민경선을 통한 단일화’ 제안에 대해 즉각 거부 입장을 밝혔다. 

윤 후보는 서울 송파구 한 호텔에서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과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정권교체를 위한 대의 차원에서 제안하신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를 한다”면서도 "고민해보겠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안 후보 기자회견 직후 입장문을 통해 “안 후보가 밝힌 야권통합 원칙은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적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긍정 평가한다”면서도 “국민경선 방식은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적 요구에 오히려 역행할 위험을 안고 있다”고 밝혔다. 안 후보의 ‘국민 여론조사 방식 단일화’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수석대변인은 이어 “안 후보가 정권교체라는 국민적 열망과 대의를 존중해 야권통합을 위한 용기있는 결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하는게 아니라, 역시나 했더니 역시나 하는군요"라는 글을 올렸다. 애초 부터 '완주'할 것으로 보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