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개최한  ‘종교편향, 불교왜곡 근절과 한국불교 자주권 수호를 위한 전국승려대회’에 5,000 여명의 스님들이 참석해 앉아 있다. 

국내 최대 불교 종단인 조계종은 이날 정부의 종교편향을 주장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승려대회를 열었다. 이날 승려대회에는 승려 5,000명이 참석했다.

조계종은 결의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와 정부‧여당의 종교편향, 불교왜곡 방지를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 등 근본 대책 마련, 전통문화유산 보존‧계승을 위한 대책 수립 등을 요구했다.

이번 승려대회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해인사의 문화재구역 입장료를 '통행세’로 지칭하고, 전통사찰 입장료 징수를 ‘봉이 김선달’에 빗댄 것을 두고 불교계가 크게 반발하면서 촉발됐다.

조계종은 정부의 천주교 캐럴 캠페인 지원, 천진암 등 불교유적지의 천주교 성지화 추진, 대통령 해외 순방 시 미사 참석 등을 현 정부의 종교편향‧불교왜곡 사례로 지목하고 비판했다. 조계종은 문 대통령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종교가 천주교이기 때문에 천주교에 편향된 정책을 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계종 원행 총무원장은 “조선 말 목숨을 내놓고 천주교인들을 보듬어 준 통합과 자비, 포용의 불교는 다종교 국가인 대한민국에 종교 간 분쟁이 없는 모범국가의 토대를 제공해왔으나 지금 어디에도 불교계 헌신의 결과를 찾아볼 수 없다” 면서 “온전히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하기 위해 문화재 보호법으로 인정받은 문화재 구역 입장료를 ‘통행세’로 치부 받기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과정의 중심에 정부가 있다. 기회는 불평등했고, 과정도 불공정했으며, 결과도 정의롭지 못했다”며 “전통문화를 보존 계승해야 할 정부가 앞장 서 종교 간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고 부추기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교계는 '정청래 의원 제명' '문체부 장관 사퇴' '문재인 대통령 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 의원은 송영길 민주당 대표, 김영배 최고위원 등과 승려대회 현장을 찾았으나, 조계사 측의 거부로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고 입구에서 발길을 돌렸다.

정 의원과 함께 조계사를 찾았던 송 대표는 조계사의 거부로 사과 자리가 무산되자 조계사 밖에서 승려대회를 마치고 떠나는 승려들을 향해 사과문을 낭독했다. 

정 의원은 이날 3시 30분쯤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저로 인해 불교계에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참회와 심심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공개 사과했다. 

한편 이날 조계사 정문 맞은편 도로에서는 시민단체들이 '코로나 시국에 승려대회? 대선 앞두고 정치개입? 우린 반댈세' 현수막을 들고 전국승려대회 반대 시위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