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규 전, 서울 중구 두손갤러리서 9월 6일까지
건축사사무소 운생동(韻生同) 대표 건축가 장윤규(61)의 무채색과 유채색의 산의 형식을 갖춘 회화 작업은 ‘본질 완성’을 위한 여정에 있다. 본질은 작업을 수반하며 작업은 이론화가 따른다.
장윤규는 도상으로서 산을 단순 기하학적 형태의 추상적 모티브 만으로 구성된 매스(mass) 가진 골격구조로 이해한다. ‘정서의 내면’, ‘무의식의 미로’를 탐색하면서도 ‘시간과 공간의 해체적 경험’을 강조하는 회화적 어휘를 담는다.
이 땅에 사는 건축가는 필연적으로 근대를 극복해야만 하는 중압감에 시달린다. 우리는 바로크 시대 이탈리아 건축가이며 판화가인 피라네시(Giovanni Battista Piranesi, 1720~1778)와 건축적 상상력의 대가인 소설가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1899~1986)를 갖지 못했다. 피라네시와 보르헤스는 시대, 매체, 국적이 다르지만, ‘공간에 대한 인식과 상상력’ 관점에서 미로적 공간 구조(Labyrinthine Structure), 시간의 파괴와 비가시성 등 공통점을 보여준다.
대형 신작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 또는 日月五岳圖)는 판타지적 경관을 구현하기 위한 전통적 모티브에서 가져왔다. 장윤규는 시간의 흐름에 상처 입지 않는 엄숙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느낌을 추구하였으며 동양미학적 정신성과 넉넉한 사유의 폭을 담으려 애썼다.
예술가는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깨부수는 직업이다. 건축가는 인간의 생명을 담보하고 중력을 견뎌야 하는 구축성을 늘 머리에 담고 산다. 장윤규는 상호 모순적일 수도 있는 ‘건축적 예술’ 작품을 평면 회화 작업과 자신의 설계사무소 직원들과 집단 창작 작업인 3차원(3D, 3-Dimension) 프린팅 입체 작품들로 구현하였다.
장윤규의 두번째 개인전 <미로를 걷다, Walking Labyrinth: 인간산수·건축산수>는 서울 중구 정동 두손갤러리에서 9월 6일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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