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마이크로소프트 대규모 '이익 해고', 무슨 일일까?
마이크로소프트 해고, AI시대 인적 자본의 대대적 재편
일을 잘해도, 일자리를 잃는 시대…AI시대 필살기는?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년 7월 실적 발표 후 주식이 8%나 상승했다. 실적은 엄청났다. 그런데 같은 시기 대규모 해고를 발표했다. 충격이었다. 우리는 지금까지 '회사가 잘되면 내 자리도 안전하다'고 믿고 살았다. 그런데 이제 그 공식이 완전히 깨져 버렸다. 회사가 잘된다고 내 일자리가 안전하다는 보장은 없어졌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이를 '성공의 수수께끼(enigma of success)'라고 표현했다. 수익성이 좋은데도 '이익 해고(profitable layoffs)'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세 가지 핵심 개념으로 설명했다.
1. 프랜차이즈 가치가 없는 산업: 기술 산업에서는 과거의 영광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프랜차이즈 가치도, 장기 근속도, 브랜드 충성도도 방패가 되지 않는다.
2. 언러닝과 러닝 프로세스: 잊고 다시 배우는 고통스러운 전환이 필요하다. 끊임없이 자신을 파괴하고 재창조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3. 비선형적 진보: 성공은 장수가 아니라 시대적 적합성에 의해 정의된다. 현재의 막대한 이익은 미래를 위한 재투자의 기회일 뿐, 안주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
코딩 열풍의 함정과 반복될 미래
몇 년 전 AI가 처음 등장했을 때 모든 사람이 코딩을 배워야 한다는 열풍이 불었다. 나도 그때 불안했다. '코딩을 배우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강박에 시달렸던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런데 AI가 대중화된 지금, 가장 먼저 필요 없어진 것은 신입, 중간급 개발자들이다. 방향을 그리고 구조를 설계할 수 있는 상위 개발자를 제외하고는 AI가 대체해버렸다. 결국 코딩을 열심히 배웠던 신입 중간급 개발자들은 대체되기 위해 스스로 열심히 일한 셈이 돼버렸다. 바로 앞에 닥칠 미래도 모르고 말이다. 이런 아이러니가 또 있을까?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인프라에 연간 100조원을 투자하면서도 1만 5,000명을 해고했다. 이는 단순한 긴축이 아니라 '인적 자본의 대대적인 재편'이었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인력을 정리하고, 새로운 기술을 가진 인력을 공격적으로 채용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해고된 사람들은 무엇이 부족했을까?
그들은 게을렀을까? 일을 못했을까? 아니다. 이건 개인의 잘못이 아니다.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회사에서 인정받는 직원들이었고, 성과도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냉정하게 인정해야 할 대목이 있다. 살아남기 위해선 '내 잘못이 아님'과 '내 책임 아님'은 다르다는 것을.
"이건 내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러니까 내가 할 일은 없어"라고 말하는 순간,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제 몸담은 회사의 성장이 곧 나의 성장을 의미하지 않는다. 내 인프라가 더 이상 내가 몸담은 회사가 아니다. 일을 잘해도, 성과를 내도, AI 시대가 열린 지금 우리 누구나가 빅테크의 엔지니어들처럼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이 현실을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다. 지금까지 믿고 살아온 룰이 하루 아침에 바뀌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전환의 시대에는 파격적이라고 할 정도의 혁신이 아니면 살아남지 못한다. 기존의 틀을 깨는 것은 물론, 승부를 가를 수 있는 결정적인 자기만의 전략, 필살기가 요구되는 시대다.
AI 시대, 자기만의 필살기를 만들기 위해 이제 우리는 솔직하게 물어야 한다.
나는 과연 시대에 적합한 인재인가? 그리고 그 질문 이후, 나는 무엇부터 바꿔야 하는가?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한 뒤, 각자의 실천 방안을 치열하게 찾아 나서야 대전환기에 생존할 수 있다. 사티아 나델라가 말한 '언러닝과 러닝' , 그 키워드를 붙잡고 '나 자신을 재설계하는 여정을 시작해보자.
다음편에선 <AI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로 변신하는 방법>을 다룰 예정이다.
김희연은 기업전략 컨설턴트다. 씨티은행에서 출발, 현대·굿모닝·신한·노무라 증권의 IT애널리스트를거쳐 2008년 LG디스플레이로 자리를 옮겼다. 금융·증권· IT·제조 분야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LG디스플레이에선 여성 최초로 사업개발·전략·IR·투자 및 신사업을 총괄하는 최고전략책임자(CSO)에 올랐다. 지난해 퇴임뒤엔 AI 콘텐츠 융합 및 AI 시대 기업 전략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뉴스버스에 AI관련 글을 연재하고 있다. AI시대 기업과 직장인들의 ‘생존법’을 담은 저서 <공감지능시대: 차가운 AI보다 따뜻한 당신이 이긴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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