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나를 찾을 결심

물음표에서 마침표로, 다시 느낌표로 이어지는 여정이 있다. 바로 <나를 찾을 결심>(서동석 지음, 에머슨하우스 교육연구소)이 인도하는 길이다.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이 떠올랐다. 영화의 두 주인공은 짙어지는 의심과 깊어지는 관심 사이를 헤메다 결국 헤어질 결심을 하게 된다. 남자는 스스로를 위해, 여자는 남자를 위해 헤어질 결심을 한다. 이 영화는 결심까지 이르는 여정의 깊은 고민과 단계를 보여준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결정하기까지의 복잡한 심정처럼, ‘나를 찾는다’는 행위 역시 자기 자신과의 미묘한 결별을 전제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어쩌면 ‘나를 찾는다’는 것은 지금의 ‘나’를 의심하는 일이며, 동시에 더 깊은 나를 향해 용기 있게 발걸음을 옮기는 일일지도 모른다.

나를 향한 의심, 그리고 관심

이 책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본질적인 물음으로부터 시작된다. 사회 속에서 부여된 역할, 타인의 시선에 길들여진 자아, 외부와 상호작용하며 만들어진 수많은 ‘나’의 껍질들 속에서 진짜 나는 어디에 있는가? 저자는 이 복잡한 정체성의 숲을 통과하며, 의심과 관심이라는 두 쌍둥이 길잡이와 함께 내면 깊은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이 여정은 단지 철학적 사유에 머물지 않는다. 곧이어 저자는 삶의 구체적인 장면들로 우리를 이끈다. ‘일상의 독소’를 제거하는 것, 즉 먹는 음식에서부터 인간관계, 시간을 쓰는 방식까지 삶의 패턴을 점검하고 정화하는 과정을 제안한다. 물질과 정신, 두 차원에서 동시에 나를 구하는 ‘수행’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이 책은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오히려 저자의 내면 수행 일지이며, 동시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각성의 매뉴얼’에 가깝다. 고통의 근원에 ‘물질과 정신의 모순’이 있다는 통찰에서 출발하여, 수행을 통해 생명의 균형을 회복할 것을 촉구한다. 수행이란 명상을 하거나 불교적 엄숙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나에게 해로운 습관을 알아차리고, 몸과 마음의 균형을 회복하며, 주변과의 관계에서 조화로운 흐름을 만드는 삶의 태도이자 기술이다.

공자, 노자, 석가, 예수의 지혜가 책 곳곳에 등장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이들은 단지 사상가가 아니라, 삶의 스승으로서 독자와 함께 걷는다. 그들의 가르침은 시대를 초월해, AI로 상징되는 무한한 가능성과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중심을 잡아주는 나침반이 되어준다.

‘나’를 찾는다는 것, ‘나’를 새로 짓는 일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습관이 곧 운명이다.” 작은 것들이 모여 나를 만든다는 이 말은 단순하지만 울림이 크다. 결국 나를 찾는다는 것은 ‘본래의 나’를 복원하는 일이 아니라, ‘새로운 나’를 성실하게 빚어가는 일이다. 정갈한 식사, 깊이 있는 관계, 깨어있는 하루하루의 선택이 모여, 진짜 ‘나’를 드러낸다.

AI 시대에 인간은 점점 더 경계에 서게 될 것이다. 정보는 넘치고, 판단은 혼란스러우며, 정체성은 더욱 흔들릴 수 있다. 그런 시대일수록, ‘나를 찾을 결심’은 사치가 아니라 생존의 전략이 된다. 이 책은 그 여정의 좋은 길동무다. 마음속 나침반이 흔들릴 때, 다시 중심을 잡게 해줄 한 권의 지도와 같다.

삶은 결심의 연속이다. 언젠가 우리는 나 아닌 무언가와 헤어질 결심을 해야 하고, 마침내 나를 만나겠다는 결심도 하게 될 것이다. 그 결심이 흔들릴 때, 이 책은 당신의 곁에서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당신의 길은, 당신에게 있다. 지금, 결심할 시간이다.”

이 책과 더불어 에머슨하우스 교육연구소가 e-북으로 발행한 저저의 책 <어둠을 밝히는 지혜> <경계를 넘어 통합을 보다> <융합창의력과 인간교육> 등 4권은 27일까지 교보문고 인터넷사이트에서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된다.  

김희연은 기업전략 컨설턴트다. 씨티은행에서 출발,  현대·굿모닝·신한·노무라 증권의 IT애널리스트를거쳐 2008년 LG디스플레이로 자리를 옮겼다. 금융·증권· IT·제조 분야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LG디스플레이에선 여성 최초로 사업개발·전략·IR·투자 및 신사업을 총괄하는 최고전략책임자(CSO)에 올랐다. 지난해 퇴임뒤엔 AI 콘텐츠 융합 및 AI 시대 기업 전략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뉴스버스에 AI관련 글을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는 AI시대 기업과 직장인들의  ‘생존법’을 담은  <공감지능시대: 차가운 AI보다 따뜻한 당신이 이긴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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