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히지 않은, 바뀌지 않은, 끝나지 않은 5·18

◇ 총알의 기억 (범현이 글, 하성흡 그림, 내일을 여는 책 발행)

5·18은 현재 진행형이다. 45년 전 광주의 계엄군은 시위대뿐만 아니라 어린이와 임산부, 노인들에게도 총을 겨눴다. 그렇게 광주에서 수많은 생명이 스러져갔다. 

광주는 살아남은 사람들의 가슴에도 깊은 상처를 남겼다. 광주 사람들에게 5·18은 여전히 슬픔과 고통, 절망의 기억일 뿐이다. 작가 역시 45년 전 광주 참극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고 그때 목격한 국가폭력의 잔상이 자신의 삶을 지배했다고 말한다. 

<총알의 기억>은 ‘꿈꾸는 총알’과 ‘아름다운 상상’ 두 편으로 구성됐다. 각각 ‘총알’과 ‘태아’를 통해 오월의 희생과 끝나지 않은 고통을 이야기한다. 의인화된 총알은 스스로를 한 할아버지의 일부로 여기고 당당하게 살아왔지만 드러난 진실에 큰 죄책감을 느낀다. 총알이 느끼는 괴로움은 5·18 가해자들의 참회처럼 들려 더욱 먹먹함을 안겨준다. 

‘아름다운 상상’에선 곧 엄마와 아빠를 만날 기대로 가득찬 태아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가족과 함께하는 일상과 부모님의 사랑, 아기의 순수함이 잔혹한 참상과 대비되며 더 큰 슬픔으로 다가온다. 

◇ 패션 폴리틱스 - 김여사는 ‘디올’을 입는다 (정제윤 글, 내일을 여는 책 발행)

‘이재명 대통령의 양복 깃에 달린 태극기 배지는 어떤 의미일까’, ‘트럼프 대통령은 왜 빨간 넥타이를 선호할까’.

국내외 정치지도자들의 패션에 담긴 의미와 메시지를 현직 정치부 기자의 시선에서 분석한 책이 나왔다. 저자는 한국과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과 영부인, 국내 각 정당의 주요 정치인, 북한 최고위층 ‘백두혈통’과 유럽 각국의 정치인에 이르기까지 패션정치의 이모저모를 취재 뒷이야기와 함께 소개한다. 아울러 정치지도자들의 패션과 정치철학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들의 패션이 암시하는 의미는 무엇인지 조명한다. 

예를 들어 저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작년 4월 태극기 배지를 달고 윤석열을 만났던 것을 두고 윤의 망국적 통치를 규탄하는 한편,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 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또 태극기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와 거부감도 정면돌파하려는 의도가 있었음을 전한다. 

저자는 이 책의 집필을 고민했다면서도, 패션에서 충분히 저널리즘적 가치를 찾아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한다. 정치인은 패션을 통해 정치적 상황을 어떻게 돌파하는지, 외교관은 어떤 방식으로 외교에 접목하는지 등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 HONOR GUARD (노은결 글, 퍼플 발행) 

윤석열 경호처 추정 인물들에게서 테러를 당했다고 주장한 해군의장대장 노은결 소령이 당시의 기억과 생존 기록을 담은 저서 <HONOR GUARD>를 출간했다. 

그는 국방부 의장대 해군의장대장 보직을 맡던 중 인생을 뒤흔든 사건을 만난다. 노 소령은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을 열고 그해 10월 23일 오후 1시쯤 용산 국방부 영내 병영생활관 8층에서 자신을 사찰하던 신원불상자에게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폭행으로 계단에서 떨어져 요추 2번이 골절되는 등 허리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고 재활치료를 받아야만 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당시 신원불상자는 그를 종북 불온세력, 빨갱이라고 부르며 아내와 두 돌 된 딸을 대상으로 입에 담기 어려운 협박을 했다고 증언해 충격을 줬다. 

노 소령은 자신이 사찰 및 폭행을 당한 이유로, 대통령실의 주술 관련 고가 그림 구매에 대한 정보를 개인적으로 기록한 것과 해병대 제1사단 채 해병 사망 사고와 관련된 임성근 전 사단장을 볼 때마다 촬영한 것을 지목했다. 

아너 가드(HONOR GUARD)는 누구보다도 평범한 인생을 살아 왔던 한 가장이 어떻게 상상할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됐는지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트라우마처럼 남아 있는 그 시간들을 다시 떠올리는 과정이 고통스러웠지만 더 큰 것을 위해 감내해야 하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책은 그가 해군 장교의 길을 선택한 이유와 영광과 고통의 시간들, 세월호 사건 앞에서 느꼈던 무력감, 개인의 성장기 등을 통해 스스로의 인생을 반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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