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민간 국방장관·첫 민주노총 위원장 고용노동부 장관

송미령 농축산부 장관 유임…“새 국정운영철학에 동의”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2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장관 후보자 지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2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장관 후보자 지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5·16 군사쿠데타 이후 첫 민간 출신 국방부 장관 후보를 지명하는 등 11개부처 장관 후보자 인선을 발표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국회 국방위원장을 역임한 안규백 의원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후보자로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을, 외교부장관 후보자로 조현 전 주 UN 대한민국대표부 특명전권대사를, 통일부장관 후보자로 정동영 의원을 낙점했다. 

또 국가보훈부 장관에는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장관에는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 장관에는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 여성가족부 장관에는 강선우 의원, 해양수산부 장관에는 전재수 의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을 각각 후보로 올렸다. 

이밖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유임키로 결정했으며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 자리에 국무1차장을 발탁했다. 

이번 인선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안규백 의원의 국방부 장관 후보 지명이다. 5·16 군사쿠데타 이후 국방부 장관은 모두 군 관련 인물들이 맡아왔다. 안 의원이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등장하는 문민 국방부 장관이 된다. 

대통령실은 안 의원이 국회 국방위 간사를 맡는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을 국방위에서 지낸 것에 신뢰를 보냈으며, 민간 출신 국방부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미령 농축산부 장관의 유임도 주목할 만하다. 송 장관은 지난해 민주당이 발의한 양곡관리법에 거부권 건의 의사를 밝히는 등 당시 야당과 갈등을 빚은 전례가 있다. 이에 대해 강 실장은 “송 장관이 새 국정운영철학에 동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과거에 어떤 결정을 했든 간에 새 정부 국정운영 방향에 보조를 맞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인 실용주의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가 임명되면, 첫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 고용부 장관이 탄생한다. 대통령실은 김 후보를 “노동계 목소리를 대변해온 인물”이라고 평가하며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 4.5일제 등 일하는 사람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23일 장관급 내각 인선을 발표했다. 윗줄 왼쪽부터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유임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아래 줄 왼쪽부터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은 23일 장관급 내각 인선을 발표했다. 윗줄 왼쪽부터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유임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아래 줄 왼쪽부터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사진=연합뉴스)

과기부 장관 후보자에 이름을 올린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1976년 생으로 40대다. LG의 초거대 AI 엑사원 개발을 이끈 배 후보는 같은 40대인 하정우 AI 수석과 함께 새 정부의 과학기술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평가 받는다.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외교부 1·2 차관을 역임했으며 양자 다자 경험이 풍부하다. 외교부 국장을 지내 통상문제에도 밝고 중동분쟁 등 당면한 현안에 적극 대처할 것으로 보인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풍부한 경험과 한반도 평화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지닌 인물”이라며 “북한과 대화 여건을 조성하고 한반도의 긴장완화 돌파구를 마련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는 경북 안동 3선 국회의원이다. 특히 지역과 이념을 넘어, 이 대통령이 강조한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의 의미를 살리고 국민 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 역시 3선 국회의원으로 국회 기후위기 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오래 고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의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 인식을 잘 이해하고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적극 대응할 것이라는 평가다.  

강선우 여가부 장관 후보는 국회 보건복지부 간사 및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을 거친 정책 전문가이고, 전재수 해수부 장관 후보자도 해수부 부산 이전과 북극항로 개척 공약을 실천할 최적의 인사라는 설명이다.  

한성숙 중소벤처부 장관 후보자는 라인 네이버 웹툰 등에서 혁신을 이끌어 포츈 50에 4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한 후보자가 풍부한 경험과 이해를 바탕으로 중소벤처기업 육성에 새로움을 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발표한 장관 후보자 중 조현, 정동영, 송미령, 김성환, 김영훈, 전재수, 한성숙 후보 등은 ‘주요 공직자 국민추천’에도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강 실장은 “대통령은 중동분쟁 등 국제정세가 긴박하게 흐르고 우리나라 정세에 미치는 영향도 심각하다며 청문 절차가 빠르게 진행돼 내각이 당면 위기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며 “내각 구성 후보자들은 위기를 돌파하고 혁신을 이끄는 행정부를 만들어 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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