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인상 포고령 서명..."美 철강산업 경쟁력 약화 차단할 것"

미국의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 50% 관세가 발효된 4일 경기도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 50% 관세가 발효된 4일 경기도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버스 박주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50%로 인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인상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인상된 관세율은 4일 0시 1분부터 발효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외곽 US스틸 공장 연설에서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3월 12일부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해왔다. 이번 포고문 서명으로 해당 관세는 두 배로 뛰게 됐다. 

미국은 지난해 500억달러(약 72조6,000억원) 상당의 철강·알루미늄을 외국에서 수입했다. 이에 따라 현지 업계와 노조는 수입품 경쟁으로 고전하고 있다는 호소를 이어왔다. 포고문도 “인상된 관세는 외국 국가들이 미국 시장에 저가의 과잉생산된 철강 및 알루미늄을 계속 수출해 해당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을 더욱 효과적으로 차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철강·알루미늄 관세 인상이 현실화하면서 국내 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은 미국의 주요 철강 수입국 중 하나다. 미국 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철강 수입량 중 한국 비중은 9.7%로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에 이어 네 번째로 높았다. 

미국의 관세 인상은 한국 철강 제품의 수출 감소로 이어져 국내 기업과 내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국내 철강업계는 이미 미국의 25% 관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4월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13억8,4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보다 10.2% 줄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관세 인상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중소 업체를 중심으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상인증권 김진범 연구원은 “대형 철강업종 대비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중소형 업체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이미 건설경기 침체와 중국산 저가 제품의 유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국제강은 생산량을 수요에 맞추기 위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인천공장 가동을 오는 7월 25일부터 8월 15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현대제철 역시 지난해 11월 포항 2공장 셧다운을 추진한데 이어 올해 4월에도 인천공장 철근 설비 가동을 일시적으로 멈췄다. 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가 정책 방향성을 제시하고 일관성을 유지해 경기를 부양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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