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지난해 12월 3일 밤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나경원 의원과 각각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대통령은 사흘 뒤엔 극우 유튜버 고성국 씨와도 5차례 통화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15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통화내역을 확보한 게 맞다"고 밝혔다. 경찰은 윤 전 대통령이 당시 사용하던 휴대전화의 통화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MBC와 JT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밤 11시 22분 휴대전화로 추경호 당시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1분간 통화했다. 이어 밤 11시 26분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40초간 통화를 했다. 나 의원이 비상계엄 직후 윤 전 대통령과 통화를 한 사실은 처음 드러났다.

당시 추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소집하면서 한동훈 당시 당 대표의 ‘본회의장으로 모이라’는 지시에도 불구하고 국회 밖 당사를 고집했는데, 윤 전 대통령과의 교감 속에 계엄해제요구 결의안이 통과되지 못하도록 표결을 방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남아있다. 이에 대해 추 의원은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은 인정하며 “(비상계엄 선포를) 미리 얘기를 못 해줘 미안하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나 의원 역시 계엄 선포 이후 국민의힘 당사에 있었다. 나 의원은 당시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에 대해 "'미리 상의 못해 미안하다'는 정도로 짧게 통화한 것"이라며 "이유가 뭐냐고 물어볼 틈도 없이 전화를 끊었다"라고 JTBC에 설명했다.

비상계엄 선포 사흘 뒤인 지난해 12월 6일에는 윤 전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 고씨에게 무려 5차례나 먼저 전화를 걸어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과 극우 유튜버 간 교류가 실제 기록으로 확인된 것이다.

공교롭게도 고씨가 윤 전 대통령에게 방송으로 입장 표명을 촉구한 바로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12일에는 윤 전 대통령이 침묵을 깨고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윤 전 대통령의 두 번째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을 이틀 앞둔 날이었다. 윤 전 대통령의 담화 내용도 고씨의 방송 내용과 비슷했다.

윤 전 대통령과 고씨는 계엄 선포 약 2주 전인 11월 21일에도 문자와 전화를 총 4차례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지난 총선에서 여당이 패한 뒤부터 '부정선거 의혹'을 거듭 제기해 온 인물 중 한 명이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6일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도 10분간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총장은 전·현직 검사들의 친목 단체인 검찰동우회의 회장이다. 검찰동우회는 윤 전 대통령이 구속된 뒤 ‘구속 취소 청원서’를 회원들에게 돌리고 법원이 실제로 윤 전 대통령 구속을 취소해 석방하자 회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