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15일 뉴스버스 픽 경제뉴스]
토허제 해제 '후폭풍'에 4월 가계대출 3배 폭증…6개월래 최대폭 증가
삼성전자, 유럽 최대 냉난방 공조기(空調器) 업체 獨 플랙트 2.3조에 인수
1. KDI, 석달 만에 1.6%→0.8%p…수출 0.4% 감소, “통화정책 완화해야"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0.8%로 대폭 끌어내렸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평균 눈높이와 엇비슷한 수치이지만, 국내 주요 싱크탱크 중에선 처음으로 0%대를 내놓았다. 이른바 '경기 침체(Recession)의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KDI는 14일 내놓은 '2025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상반기 0.3%, 하반기 1.3%로 각각 전망했다. 연간으론 0.8% 성장률이다. 불과 3개월 전 내놓은 기존 전망치 1.6%를 반토막으로 낮춘 것으로, 미국 관세 충격과 구조적인 내수 침체 등 고조되는 대내외 복합위기기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2월 전망 당시에는 관세 인상이 이렇게 빨리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국내에선 소비심리 회복이 예상보다 더뎠고, 건설 부분에서도 공사 지연 등 차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KDI는 구체적으로 관세 부과 등 대외적 요인이 0.5%포인트(p), 내수 부진 등 내부 요인이 0.3%p 전망치를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KDI 전망치는 정부기관이나 국책 연구기관, 국제기구 등이 현재까지 제시한 전망치 중 가장 낮은 수치이자, 첫 0%대 성장률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초 경제정책 방향에서 한국 경제가 1.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고, 한국은행은 2월 전망에서 1.5% 성장률을 제시했다.
다만,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미국 관세 조치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충격 등이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수치여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올해 성장률을 내려야 할 상황"이라며 29일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출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5%로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는 1월 2.0%에서 지난달 1.0%로 석 달 만에 절반으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1%'선을 지켰다. KDI의 눈높이는 해외 IB의 시각과 동일하다. 골드만삭스, 시티 등 8개 글로벌 IB의 평균 전망치는 3월 말 1.4%에서 4월 말 0.8%로 한 달 만에 0.6%p 떨어졌다.
2. 4월 주담대 3.7조 늘며 가계대출 견인차…기업대출 14.4조↑”관세 대응”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4조8,000억원 늘어나며 증가폭이 대폭 확대됐다. 올해 2월 강남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가 일시 해제된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대폭 늘어난 영향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다. 대출 상담부터 승인까지 2~3개월 소요되는 시차를 고려하면 이달에도 가계대출이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4일 내놓은 ‘4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4조8,000억원 늘어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다. 3월 증가폭(1조 6,000억원) 대비로는 3배 늘어난 수치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은 3조7,000억원 늘어 전월(2조5,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확대되며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2월 일시 해제됐던 토허제 영향으로 늘어난 주택거래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쳤다. 기타대출은 상여금 유입 효과, 분기말 부실채권 매·상각 등 전월의 계절요인이 소멸되면서 1조원 늘어났고, 전세자금대출도 7,000억원 증가했다.
올해 초까지 둔화 조짐을 보이던 주택 거래도 늘어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7월 4만9,000호로 정점을 찍었다. 이어 △8월 4만3,000호 △9월 3만호 △10월 3만8,000호 △11월 3만1,000호 △12월 2만7,000호 △2025년 1월 2만6,000호로 감소흐름을 이어갔으나 2월 3만8000호에서 3월 5만호까지 증가했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2~3월 중 늘어난 주택 거래 영향이 본격 반영되기 시작했고, 전월에 발생한 상여금 유입 등 계절적 요인이 소멸되면서 증가 폭이 확대됐다”면서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4월 금통위 때 예상했던 수준과 부합하며 당분간 이런 증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차장은 “3월 하순 토허제 확대 시행 이후 서울 주택시장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곤 있으나 현재 주택 거래량은 작년 연말이나 연초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며 “향후 금융 완화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되면서 가계부채가 언제든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경계감을 늦추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은행권 전체 기업대출은 14조4,000억원 늘어나며 큰 폭 증가했다. 4월 기준으론 2020년 4월(27조9,000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 높은 증가폭이다. 박 차장은 “금융사들이 올해 경영 목표를 맞추기 위해 기업 대출을 재개한 측면이 있고, 미 관세 정책에 대응해 특수 은행들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정책금융 지원이 이뤄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3. 삼성전자, 8년 만의 조단위 M&A…AI시대 데이터센터 공조 집중 공략
삼성전자가 유럽 최대 공조기(空調器∙실내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기계장치)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을 15억유로(약 2조3,000억원)에 인수한다. 삼성전자가 조 단위의 대형 인수합병(M&A)에 나선 것은 전장∙오디오 전문사 ‘하만’(9조2,000억원) 인수가 완료된 2017년 이후 8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14일 영국계 사모펀드 트라이튼(Triton)이 보유한 플랙트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플랙트 인수 절차를 연내 마무리할 예정이다.
1918년 설립된 플랙트는 100년 이상 축적된 기술력을 가진 공조 기업으로, 고객별 니즈에 맞춘 제품과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라인업과 설계 역량을 갖췄다. 그동안 △안정적 냉방이 필수인 대형 데이터센터 △민감한 고서·유물을 관리하는 박물관 및 도서관 △유동인구가 많은 공항 및 터미널 △항균·항온·항습이 중요한 대형 병원 등에 고품질·고효율 공조 설비를 공급해왔다.
삼성전자는 생성형 인공지능(AI), 로봇, 자율주행, 확장현실(XR) 등의 확산에 따라 데이터센터 수요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번 인수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빌딩 통합 제어솔루션과 플랙트의 공조 제어솔루션을 결합해 안정성·수익성이 높은 서비스와 유지보수 사업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 노태문 사장은 “삼성전자는 AI, 데이터센터 등에 수요가 큰 중앙공조 전문업체 플랙트를 인수하며 글로벌 종합공조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공조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속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플랙트 트레버 영(Trevor Young) CEO는 “플랙트가 삼성전자의 일원이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100년이 넘는 업력의 글로벌 톱 티어 공조 업체로서 글로벌 대형 고객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플랙트가 이제 삼성전자의 글로벌 사업 기반과 투자를 통해 성장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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