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추진기구·선대위 구성 둘러싸고 충돌…단일화 온도차

김문수 "일방적 단일화 요구, 당무우선권 침해"

이양수 사무총장 "당헌·당규 위에 군림하지 말라"

한덕수 "편한시간 편한장소서 만나자"에 김문수 시큰둥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와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와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이틀 만에 김문수 대선 후보와 당 지도부가 5일 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 입장차로 결국 정면 충돌했다.  

단일화에 미온적인 김 후보가 '후보의 당무우선권 침해를 중단하라'고 하자, 당 지도부는 이날 저녁 긴급 의총을 열어 김 후보에게 조속한 단일화 결단을 압박했다. 

김 후보는 5일 본인 명의의 입장문에서 “지난 3일 후보로 선출된 뒤 3일 안에 일방적으로 단일화를 진행하라고 요구하면서 대통령 후보에게 당무 협조를 거부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면서 "후보 선출 직후부터 지금까지 지속돼 온 당무우선권 침해 행위는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가 거론한 '당무 우선권'은 당헌 74조에 규정돼 있는 내용이다.

해당 조항은 '대통령 후보자는 선출된 날로부터 대통령 선거일까지 선거업무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필요한 범위내에서 당무 전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우선하여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후보는 지도부가 단일화 협상을 압박하고 당 사무총장 인선을 무산시킨 점 등을 당무우선권 침해 사례로 꼽았다.

김 후보는 "대통령 후보가 수차례에 걸쳐 사무총장 임명을 요청했음에도 당 지도부가 이를 이행하지 않아서 사실상 사무총장 임명이 불발된 것은 중대한 당헌·당규 위반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날 한 후보와의 '단일화 추진단' 인선 보류 소식을 전하며 사무총장 인선 불발 등을 그 이유로 들기도 했다. 김 후보 측이 전당대회 당일 저녁 당 지도부에 사무총장 내정을 통보하다시피했던 장동혁 의원이 내정 사흘 만에 자리를 고사하고 이양수 사무총장이 다시 유임했다.

김 후보 캠프는 언론 공지에서 "오늘 오전 장동혁 총괄본부장과 김재원 비서실장, 박계동 전 의원이 단일화 추진단으로 추천된 바 있다"며 "그러나 장 총괄본부장의 사무총장 임명안이 무산되고 선대위 또한 개최되지 않아 해당 단일화 추진단 구성은 현재 보류됐다"고 밝혔다.

김 후보의 입장문이 나온 뒤 이양수 사무총장은 “당헌 당규위에 군림하려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받아쳤다. 이 사무총장은 언론에 공지한 메시지에서 "어느 법을 준용하더라도 후보자의 전권을 인정하는 경우는 없다"면서 이 같이 반발했다.

그는 "(당헌·당규상) '당무우선권'이라고 표현돼있지만, 기존의 최고위 의결 절차라든지 당규에 명시된 민주적 절차는 당규에 따라 유지된다"며 김 후보의 '당무우선권' 주장을 반박했다.

이 사무총장은 "과거 전례도 후보가 결정하면 당 지도부가 존중하여 이를 당규상 절차대로 따라 준 것"이라며 "후보의 말과 뜻이 당헌·당규를 뛰어넘는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 최고 의결기구는 전당대회, 전국위, 상임전국위, 최고위 순이고 당론 채택 권한은 의원총회(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김 후보 캠프는 추가 언론 공지를 통해 "김 후보는 선대위 구성 및 단일화 추진기구 설치, 사무총장 교체 건에 대해 당 지도부의 협조를 요청했다. 대선을 치르기 위해 최소한의 기구 설치만을 요청했을 뿐"이라며 "그럼에도 이 사무총장이 '김 후보가 당헌·당규 위에 군림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재반박했다.

당 지도부는 늦어도 후보 등록 마감인 오는 11일 전에 한 후보와 단일화를 완료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김 후보 측은 한 후보는 물론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까지 포함해 김 후보 중심의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오후 의총에서  "당원과 국민이 김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낸 이유가 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 4∼5일 안에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고 단일화 동력을 더 크게 키워야만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김 후보 측을 압박했다.

앞서 김 후보와 한 후보는 이날 오전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 앞서 5분가량 함께 차를 마셨지만 온도차만 확인했다. 한 후보가 “만나야 할 시간이다. 오늘 중 편한 시간, 편한 장소에서 만나자”고 만남을 요구했으나 김 후보는 “네, 네”라고만 했을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김 후보 측은 차담후 “서로 인사를 나눴고, 덕담이 오갔다”고 만했다.

단일화를 재촉하는 한 후보 측 입장에 대해 김 후보 측 김재원 비서실장은 라디오 방송 등에 나와 “적어도 선거일 전까지는 단일화하겠다”면서도 “ 한 후보는 1,000원짜리 당비 한번 안낸 분으로 투표용지에 한 후보 이름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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