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6일 뉴스버스 픽 경제뉴스]

채권으로 '머니무브'…국고채 금리 8개월 만에 최대 낙폭

티메프 피해 키운 ‘상품권’…정부, 발행액 한도 등 개선 추진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관계기관과 함께 개최한 긴급 시장점검회의에서 주식시장 폭락 사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관계기관과 함께 개최한 긴급 시장점검회의에서 주식시장 폭락 사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 日 닛케이지수 12.40%↓…가상자산도 10~20%대 폭락

아시아 증시가 대폭락했다. 5일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451.28(12.40%) 급락하며 3만1458.42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역대 최대 하락폭이다. 블랙먼데이 당시인 1987년 10월20일의 3836.48보다 낙폭이 크다.

엔고도 주가를 밀어 내리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환율은 달러당 143엔대까지 내려갔다. 엔화 가치가 달러당 145엔대를 웃돈 것은 올해 2월 이후 6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일본은행이 제로금리 시대를 끝내고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엔화 가치 방어에 나선 가운데, 미국 경기 둔화 우려로 미일 금리차 축소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 저리로 엔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인 달러화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시대가 끝나리라는 전망이 미 달러화 약세 기대감과 맞물려 엔화 강세를 이끈 것이다.

대만의 가권지수 역시 8.35% 급락하며 1만9830.88로 장을 마감했다. 대만 증시가 급락하자 대만증권거래소는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부진한 경제 데이터와 중동 갈등으로 시장이 불안하고 대만 주식도 충격에 빠졌지만, 대만의 경제 성과는 안정적”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중국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중국 본토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각각 1.54%, 2.08% 떨어졌다. 중국 증시는 지난 1일만 해도 정부 차원의 경기부양 기대에 2% 안팎 강세를 보였으나 이후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번지면서 반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2.18% 하락한 1만6576.59로 장을 마쳤다.

가상자산 시장도 폭락했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 전일 대비 12.79% 급락하며 7,347만원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20% 이상 폭락했고 솔라나는 15%가량 하락하는 등 주요 가상자산이 10~20%대 급락세를 보였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고용 지표가 둔화하면서 장기간의 유동성 장세에 따른 경기 상승세가 끝날 것이라는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7월 실업률은 3년여 만에 가장 높은 4.3%까지 오르는 등 주요 경제 지표가 본격적인 침체 국면으로의 진입을 가리키고 있다. 올해 들어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오던 미국 경기마저 꺾인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세계 경제에 더 큰 그림자를 드리울 것으로 보인다. 

2. 국고채 3년물 연 2.806%…2년4개월 만에 최저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에 안전자산인 채권 시장으로 투자 자금이 집중되며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하락했다.

5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3.3bp(1bp=0.01%포인트) 내린 연 2.806%에 장을 마쳤다. 2022년 4월1일(연 2.784%) 이후 2년4개월 만에 최저치이며, 지난해 12월14일(20.7bp 하락) 이후 최대 낙폭이다.

10년물 금리는 연 2.878%로 9.8bp 하락했다. 역시 2022년 3월25일(연 2.871%)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낙폭 역시 작년 12월14일(19.3bp 하락) 이후 가장 컸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13.1bp, 11.3bp 하락해 연 2.817%, 연 2.928%에 마감했다.

미국의 7월 실업률(4.3%)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진 영향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 제기되고,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 인하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분위기가 확산된 것도 채권 금리 하락을 불렀다는 분식이다.

다만 연준의 빅컷과 한은의 기준금리 조기 인하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들 시각은 엇갈린다. 한국의 경우 가계부채 증가세나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금리 인하 시기나 폭을 전망하기가 조심스럽다는 의견이 많다. 

3. 상품권 ‘사각지대’ 없애고…PG사∙이커머스 겸업 금지도 추진

정부가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를 계기로 상품권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무분별한 상품권 발행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이어지는 문제를 막기 위해서다.

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상품권을 전반적으로 규율하는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티메프는 할인 상품권을 대량 판매해 ‘돌려막기 자금’을 충당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티메프는 미정산 문제가 불거지기 전 선불충전금인 ‘티몬 캐시’와 각종 상품권을 선주문 후사용 방식으로 대량 할인 판매했다. 소비자들은 생활비 절약을 위해 할인 상품권을 구입했지만, 정산 지연 사태가 본격화하면서 ‘휴지조각’이 됐다.

상품권 발생은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1999년 상품권법이 폐지된 이후 인지세만 납부하면 누구나 제한 없이 상품권을 발행할 수 있다. 머지포인트 사태 이후 선불충전금을 100% 별도 관리하도록 개정된 전자금융거래법이 다음달 15일 시행되지만, 발행 잔액 30억원·연간 총발행액 500억원이 넘는 기업만 규제를 받는다.

이에 따라 정부는 발행액 기준을 낮추거나 연간 발행 한도에 제한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전자지급결제대행(PG) 사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이커머스와 분리하는 방안도 살펴볼 예정이다. PG사를 겸업하는 이커머스 업체들이 유동성 위기 상황에서 PG사 자금에 손을 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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