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 배출량 60%가 식품시스템...음식물쓰레기는 20%
음식쓰레기 처리하고, 탄소 줄이고, 사료 해결하고...
탄소 감축 순환경제 이끄는 동애등에(곤충) 사육 산업
정부·지자체 협력 지원+ 임팩트 투자로 집중 육성 필요
세계가 생산하는 음식의 3분의 1 이상은 먹지 않고 버려진다. 농장에서 식탁까지 매년 13억 톤의 식품이 농장, 항구, 가공 및 제조 시설, 소매점, 식당, 가정 등 공급망 전반에 걸쳐 손실되거나 낭비된다.
전세계 식량 손실 및 폐기물(FLW)의 정확한 규모는 가늠할 수 없지만 대체적으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이는 전 세계 항공 산업 배출량의 약 4배에 해당한다.
음식물 쓰레기에서 나오는 온실가스의 대부분은 식품이 제대로 분해되지 않는 매립지에서 배출된다고 한다. 매립지 내부에서 20년동안 음식물은 서서히 분해되면서 지구온난화 잠재력이 이산화탄소의 86배에 달하는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을 방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후변화 관련 해외 민간 조직인 클라이미트 웍스(ClimateWorks) 재단에 따르면 식품 시스템은 전 세계 메탄 배출량 중 약 60%에 이르고, 이 가운데 음식물쓰레기에서 나오는 메탄은 1/3 인 20%를 차지한다. 물론 가축의 사육과정에서 나오는 매탄 방출량도 전체의 30%를 차지하고 있어 축산업은 비건주의자들의 주 공격 대상이 되기도 한다.
어쨌든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메탄 발생은 식량 시스템의 다른 부분에서 발생하는 배출량보다 낮을 수 있지만, 식량 손실과 음식 폐기물을 줄이는 것은 즉각적으로 조치를 취할 수 있는데다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매우 중요한 기후 전략이라 할 수 있다.
2024년 3월 UNEP( 유엔환경계획)의 발표에 따르면 , 세계 1인당 연간 평균 음식물쓰레기 배출량( 2023년 기준)은 79㎏에 달하고 한국은 1인당 95㎏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국제 민간 데이터 수집 분석 기구인 아워 월드 인 데이타(Ourworld in data) 자료에 따르면 세계는 120kg , 한국은 110kg으로 UNEP 발표 보다 훨씬 많은 쓰레기가 배출되고 있다.
이제 음식물 쓰레기를 중심으로 유기성 폐기물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매년 약 1억 2,500만 톤의 유기 폐기물이 발생한다고 한다. 이 중 대부분은 개방된 매립지에서 분해되어 인간의 건강에 해를 끼치고 배출물을 배출하고 있다.
여기에 개발도상국들의 소득 증가로 육류 소비 또한 증가하면서 축산업이 팽창, 축산부문의 유기성 폐기물 배출도 당연히 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료 작물을 재배할 공간을 만들기 위한 개발행위도 환경에 많은 위협을 가하는 상황이다.
음식물 쓰레기 1톤 처리…500kg 비료… 200kg 동물용 단백질
앞서 언급한 네덜란드 비영리연구기관인 순환경제 연구소 서클 이코노미(Circle Ecnomy) 와 CGRI(The Circularity Gap Reporting Initiative) 의 최근 보고서 ‘ 2024 순환성 격차 보고서(Circularity Gap Report 2024)’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렸다.
“BSF(Black Soldier Fly·동애등에)는 음식물 쓰레기의 가치를 높이고 배출량을 줄이며 주민들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는 유망한 방법을 제공한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매년 발생하는 유기 폐기물을 자연분해함으로써 곤충 양식은 8,600만 톤의 CO2를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보였다. 곤충 동애등에는 음식물 쓰레기를 보다 유용한 형태로 변형시킬 수 있다. 최대 1,800만 톤의 폐기물을 비료로 재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BSF는 보다 친환경적이고 오염이 적은 도시로 가는 중요한 경로다.
연구에 따르면 BSF와 같은 양식 곤충의 애벌레는 뛰어난 가축 사료가 되며 BSF애벌레를 먹인 돼지는 정상적으로 목표 체중에 도달한다. 이를 통해 사료 비용을 최대 15%까지 절감할 수 있고, 사료 재배에 필요한 토지도 줄일 수 있다. 한 연구에서는 현재의 생산 속도로 아프리카 곤충 양식을 통해 대륙 전역의 모든 돼지, 염소, 생선, 닭을 먹이는 데 필요한 조단백질의 14%를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BSF 분변토를 비료로 처리한 옥수수 밭은 기존 상업용 유기 비료로 처리한 것보다 수확량이 14% 더 높았다."
아프리카의 케냐는 동애등에를 이용해 유기성 폐기물을 처리하는 대표적인 사례의 나라다. 그러나 동애등애 활용은 비단 아프리카에 그치지 않는다.
프랑스의 곤충 기반 단백질 기업 '인섹트' 및 사료 곤충을 통한 순환경제 실현으로 수백억대 투자를 유치하여 날로 확대되는 곤충 스타트업 '이노바피드'는 곤충 산업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곤충산업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최근 몇 년사이 급성장하면서 2024년 2조 8,000억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사료용 곤충 시장만 2조원에 육박한다. 이 처럼 프랑스 등 유럽과 미국에서는 곤충 사육 산업이 확대 일로에 있지만 우리나라의 실정은 이제 걸음마 수준이다.
지역순환경제- 동애등에 곤충 사육이 이끈다
동애등에는 파리목에 속하는 곤충이다. 하지만 해충으로 등록되지 않고 키우는 사료용 곤충으로 전세계적인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민간 기업들의 각고의 노력 끝에 사료용 곤충 산업은 이제 막 비상을 준비하는 단계에 와 있다.
경기 안성시에는 6년전 돼지 농장을 하던 중 돼지 축분 처리 솔루션으로 부상했던 동애등에에 주목한 뒤 돼지 농장도 버리고 동애등에 사육에 6년간 공들인 아버지와 아들 부자가 운영하는 동애등에 농장이 있다. 그 부자는 산란부화에서부터 대량 자동화 사육까지 일괄 공정으로 하루에 3명의 가족만으로 3톤의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고, 1.5톤의 분변토와 600kg의 사료용 동애등에 유충을 생산한다.
여기서 생산된 분변토는 최상품 친환경 비료로 인근 고삼농협의 친환경 농가에서 이미 시험 사용 중이다. 현재는 음식물 처리 비용만 받고도 유지가 가능할 정도로 생산성과 안정성이 확보됐다. 생산된 분변토와 단백질인 유충의 판매 수익도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과제는 시설 확충으로 생산성을 더 높이는 일만 남았다. 이제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하루 3톤의 처리에서 30톤 정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성장을 준비중이다.
하지만 이러한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 이 순환경제의 고리인 곤충산업의 부흥을 기대할 수 는 없다. 세계적인 곤충기업으로 급 성장한 프랑스 이노바피드의 사례를 보면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 이노바피드는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과 협력을 기반으로 지역 유기성 폐자원의 자원화를 이루는 순환경제를 실현하고, 수백억원의 임팩트 투자를 성사시켜 초고속 성장 중이다.
또 아프리카의 케냐는 정부가 적극 나서서 국가 표준화를 앞세워 동애등에를 이용한 순환경제를 선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수도권을 비롯하여 전국 각 시·도에 도농 복합도시가 산재한다. 이 도·농 복합도시는 음식물쓰레기 문제와 친환경 비료 및 사료 수요 문제를 공통적으로 안고 있다. 쓰레기를 처리하고 자원을 생산하는 매개체, 사료용 곤충 산업은 그야말로 일거 삼득의 블루오션이다. 탄소 배출권까지 고려하면 기후위기 시대 1거 4득의 구원투수이기도 하다.
도농복합도시 지자체와 농식품부·환경부 등 정부 당국, 그리고 선한투자 임팩트 투자 등이 힘을 모아 순환경제의 고리인 곤충산업을 집중 육성할 필요가 있다.
이인형은 가치공학(Value Engineering)분야 국제공인 CVS자격증을 보유한 프로젝트 컨설턴트다. 서울대 농학과를 거쳐 연세대 대학원 경제학과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한국신용정보에서 기업 평가·금융VAN업무를 맡았고, 서울대 농생대에서 창업보육 업무를 했다. 지금은 소비자 환경활동 보상 플랫폼을 구축 중이며, 개인신용정보 분산화 플랫폼도 준비중이다. 금융‧산업‧환경‧농업 등이 관심사다. 기후위기 대응 세계적 NGO인 푸른아시아 전문위원이면서, ESG코리아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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