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재의요구권)’행사에 반발한 간호사들과 전국 간호대학 학생들이 19일 서울 광화문거리로 나와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간호법 거부권 규탄 및 부패정치 척결을 위한 범국민 규탄대회’를 열고 “신뢰를 져버린 가짜정치를 단죄할 것”이라며 총선 때 낙선운동을 예고했다.

전국의 간호사와 간호학과 대학생 주최측 추산 10만명, 경찰 추산 2만 2,000명은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덕수궁 대한문 앞까지 6개 차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진행했다. 

간호협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간호법은 이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각 직역의 요구와 우려 사항을 모두 반영해 대안을 마련했고, 여야 국회의원 179명이 찬성해 본회의를 통과했다”며 “그런데도 국민의힘과 보건복지부가 반대 단체의 허위주장을 근거로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건의했다”고 주장했다.

간호협회는 이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간호법안이 다시 국회로 보내졌지만, 재의결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그러나 투쟁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제 총선기획단을 조직해 거부권에 이르게 한 부패정치인과 관료를 반드시 심판하겠다”고 밝혔다.

간호협회는 “국민의힘과 보건복지부가 간호법 반대 단체의 허위 주장을 근거로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건의했다”며 “간호법의 진실은 감춰지고 거짓에 기반해 국가 중대사가 결정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간호협회는 “명백한 사실관계를 조작해 5,000만 국민을 우롱하고, 62만 간호인들에게 부당한 공권력을 행사한 것”이라며  "우리는 그간의 모든 진실을 국민들께 소상히 알릴 것이며, 간호법 제정을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집회에선 16개 시도지부 총선기획단 출범식도 진행됐다. 간호협회는 총선기획단 출범 선언문에서 “입법독주라는 가짜 프레임을 만들어 낸 자, 간호법을 대표발의하고 비겁하게 국정활동을 포기한 자들이 다시는 국민의 대표가 될 수 없도록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간호협회 측은 전국 62만명 간호사 및 간호대학 학생을 대상으로 1인 1정당 가입과 총선 때 낙선운동을 예고했다.  

대한간호협회 김영경 회장은 집회에서 “의료현장에서 벌어지는 각종 불법 업무지시는 강력히 거부해달라”고 했다. 의사들을 대신해 관행적으로 해온 진료 보조 행위를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간호협회는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준법투쟁을 전개한다”면서 “대리처방, 대리수술, 대리기록, 채혈, 초음파 및 심전도 검사 등 의사의 불법 진료지시를 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간호사들은 흰색 티셔츠에 검은색 바지를 입은 채 간호법 찬성을 상징하는 민트색 마스크를 쓰고 ‘간호법’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집회에서는 ‘국민의힘’과 ‘보건복지부’ 로고가 그려진 팻말에 ‘거짓 선동’이라고 적힌 팻말을 덧붙이는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간호사들은 이날 오후 3시 20분쯤 서울역 방면으로 행진한 뒤, 규탄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