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기름회수 나노필터 개발 '오즈세파' 중동서 잇딴 러브콜

오즈세파, 중동 산유국 기름오염에서 구할 로봇 현지 시연

사우디 등 산유국들 원유 채굴서 나온 오염수 연못 수십개 씩

국내 벤처업체 오즈세파 관계자들이 21일(현지시간) 아부다비에서 아랍에미레이트 국영석유회사 애드녹(ADNOC) 관계자들에게 물에서 기름을 분리 회수하는 '유수분리기'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오즈세파) 
국내 벤처업체 오즈세파 관계자들이 21일(현지시간) 아부다비에서 아랍에미레이트 국영석유회사 애드녹(ADNOC) 관계자들에게 물에서 기름을 분리 회수하는 '유수분리기'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오즈세파) 

강이나 바다에서 시커먼 기름이 둥둥 떠다닐 때 기름만 마법처럼 분리해 회수하는 기술과 장비를 개발한 국내 한 벤처업체가 요즘 중동 국가들의 연이은 ‘러브콜’에 시달리느라 바쁘다. 

물과 기름을 분리하는 나노필터 제조 회사인 오즈세파는 GCC(걸프협력회의) 국가에서 부쩍 높아진 몸값을 확인하고 있다. 업체 이름만으로도 그 이유 짐작이 어렵지 않다. ‘기름에 오염된 물에서 기름을 완전히 제거한다’는 뜻의 ‘오일제로(Oil Zero)’의 이니셜 ‘OZ’와 분리기(Separator)의 앞 철자 ‘SEPA’를 따와 만든 이름이 ‘오즈세파(OZ-SEPA)’이다.

소형 기름회수로봇. (사진=오즈세파) 
소형 기름회수로봇. (사진=오즈세파) 

오즈세파는 아랍에미레이트 국영 석유회사 애드녹(ADNOC)의 초청을 받아 지난 21일(현지시간) 아부다비 애드녹 본사에서 단독으로 회사 소개와 제품 시연을 했다. 시연회에선 오즈세파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나노유수(油水)분리기 ‘멤브레인’과 이를 이용한 전자동 대용량유회수로봇(Oil skimmer) 등을 선보였다. 시연에는 애드녹 측에서만 각 분야 전문가 14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도 오즈세파 외에 한국대사관 관계자, 그리고 한국석유공사와 애드녹의 합작법인 카독(KADOC) 관계자 등이 지켜볼 정도였다. 시연에 참석했던 오즈세파 관계자는 “애드녹 전문가들의 호평과 문의가 쏟아졌고, 특히 유수분리장치 아이디어와 기술개발 과정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대용량 유(油)회수로봇. (사진=오즈세파)
대용량 유(油)회수로봇. (사진=오즈세파)

앞서 지난해 10월말 아부다비에서 열린 석유가스전시회(ADIPEC)에선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ARAMCO) 관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뒤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11월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방한했을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측의 요청으로 한-사우디투자포럼 초대로 이어졌고, 포럼에서 사우디아라비아 GGG그룹과 오즈세파 제품 공급에 관한 포괄적 MOU도 맺었다. 

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종합 폐기물 회사 GEMS 등 굴지의 회사들과 카타르 이라크 이란 등 석유채굴회사들이 잇따라 제품 판매 요청 및 문의를 해 가격 제시까지 돼 있는 상태다. 

최근엔 셰일가스(Shale Gas)를 생산하는 북미 시장에서도 ‘오즈셰파’를 찾고 있다. 올해 5월 1~4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 기술‧장비 박람회인 ‘OTC2023’ 해상오염통제 등 에너지‧환경 분야에 초청 받았다. 

오즈세파가 이처럼 중동의 석유 부국과 거대 석유 회사 및 북미의 셰일가스 채굴 회사들에게서 잇따라 러브콜을 받는 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마법의 유수분리 나노필터 때문이다.

원유 채굴시 발생되는 엄청난 규모의 기름오염수 방출은 이들 산유 국가와 석유회사들에겐 난제 중의 난제였다. 미국과 캐나다 알래스카 등지의 셰일 가스 채굴 과정 역시도 오염수 방출이 골칫거리였다.

기름에 오염된 카타르의 오염수 저장 연못. (사진=오즈세파)
기름에 오염된 카타르의 오염수 저장 연못. (사진=오즈세파)

그동안엔 오염수 정화를 위해 백방의 노력을 했지만, 흡착포로 소규모씩 제거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오염수 저장 연못이 생겨나고, 처리 용량이 따라가지 못해 물과 기름이 뒤섞인 채 방치된 거대 연못이 수십개 씩 생겨났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차로 30분을 달려야 할 정도로 오염된 거대 연못도 있다. 기름제거기술이 없으니, 사실상 기름오염을 방치해놓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들 앞에 떡하니 <유수(油水)분리 나노필터를 장착한 대용량유회수로봇>이 등장했으니, 산유국에선 오즈세파를 구세주로 여겼을 법도 하다. 

오계동 오즈세파 대표는 “중동의 석유회사들이 기름으로 물 자원을 오염시켜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면, 오즈세파는 물에서 기름오염을 제거함으로써 오염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을 구하는 그야말로 친환경 회사다”고 설명했다.

오즈세파는 올해 초 포스코인터내셔널과 글로벌 마케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세계 45곳에 해외지사를 둔 국내 대규모 종합상사라는 점에서 타깃 시장의 99%가 해외인 오즈세파는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원유와 셰일가스 채굴이 계속되는 한 산유국과 관련 회사들은 '오즈세파'의 기술을 찾을 수 밖에 없는 상태라, 널리 알려지기만 하면 시장 규모도 급속도록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한-사우디투자포럼에서 오즈세파측이 사우디정부·기업 관계자들에게 오즈세파의 기술과 제품을 설명한 뒤 사우디측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있다. (사진=오즈세파)
지난해 11월 한-사우디투자포럼에서 오즈세파측이 사우디정부·기업 관계자들에게 오즈세파의 기술과 제품을 설명한 뒤 사우디측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있다. (사진=오즈세파)

오즈세파는 2006년부터 약 11년간 키스트(KIST)와의 기술 개발을 통해 취득한 특허를 기반으로 2017년에 키스트로부터 전용실시권을 획득하여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기술 개발 과정에서 해양경찰청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개발비 지원을 받았다. 해양오염 방제 책임이 있는 해양경찰청으로서도 그만큼 기름분리 기술과 제품이 절실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2021년 7월 양산 설비 완성과 양산에 성공한 뒤, 국내에서도 해양경찰, 해양환경공단, 환경공단, 지방자치단체 등에 '유수분리기', 기름제거 뜰채,  ‘멤브레인’ 등을 공급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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