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카메라 전쟁, 갤럭시 vs 아이폰]

LG이노텍, 아이폰 카메라 빛나게 한 숨은 주인공

LG이노텍, 아이폰 카메라의 핵심 '카메라모듈' 공급

2억 화소 무장 갤럭시S23, 아이폰 카메라에 반격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머소닉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에서 '갤럭시 S23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스1 / 삼성전자)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머소닉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에서 '갤럭시 S23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스1 / 삼성전자)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3이 공개되었다. 예상대로 갤럭시S23 울트라는 쿼드카메라(후면 카메라 4개)에 2억 화소 이미지센서를 장착함으로써 카메라에 잔뜩 힘을 줬다. 스펙만 보면 역대 삼성전자 제품 뿐만 아니라 모든 경쟁사 제품 대비 최강의 스펙이다. 아이폰 대비 사진이 잘 안 찍힌다는 시장의 오명을 해소하고자 하는 삼성전자의 갈망이 어떤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도표 1. 삼성전자 갤럭시S23 울트라 카메라. (자료=삼성전자)
도표 1. 삼성전자 갤럭시S23 울트라 카메라. (자료=삼성전자)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고, 업체별 차별화 포인트가 사라지면서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선택 기준은 보다 단순해지고 있다. 선택 기준 중 소비자의 가장 강력한 요구 기능은 아마도 카메라일 것이다. SNS, 셀카 등이 일반화gk면서 최신 스마트폰 카메라는 SLR(Single Lens Reflex)카메라 성능에 버금간다. 

스마트폰 카메라 중 가장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제품은 애플의 아이폰이다. 브랜드 충성도, 깔끔한 디자인 등 아이폰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는 많지만, 왜 아이폰을 사느냐고 물어보면 ‘카메라가 좋아서 사진이 잘 찍혀요’라는 대답이 압도적이다. 그래서 카메라 맛집, 아이폰의 비결을 파헤쳐보고자 한다.

실제로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은 훨씬 선명하고 좋아 보인다. 필자의 LG스마트폰, 아내의 갤럭시, 처제의 아이폰으로 동일한 피사체를 찍어 보면 느낌이 확연하게 다르다.

아이폰 카메라가 잘 찍히는 이유는 이미지센서, 렌즈, 액추에이터 등이 결합된 카메라 모듈이라는 하드웨어의 우수성에 카메라 구동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이미징에 최적화한 소프트웨어가 잘 접목됐기 때문이다. 

(자료= Apple)
(자료= Apple)

아이폰 카메라 관련 소프트웨어는 애플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높다. 애플은 이미징 기술에 특화한 연구개발센터를 미국 프랑스 등 주요 거점에서 운용하고 있고, 카메라 관련 특허를 무수히 보유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이 자기네 것이므로 당연히 아이폰 성능 극대화에 집중할 것이다.

그런데 하드웨어를 보면 외부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큰 역할을 한다. 그 외부 지원자의 선봉장이 한국의 LG이노텍인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카메라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업체가 삼성전기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아도, 애플 뒤에 LG이노텍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 카메라모듈의 최다 공급업체로 아이폰 상급모델인 아이폰14 프로, 아이폰14 프로 맥스에 필요한 후면 카메라모듈의 80% 이상을 공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후면만이 아니라 전면 카메라모듈도 2022년부터 공급하기 시작했고, 전면에 있는 3D 센싱 모듈, 후면에 추가로 들어가는 ToF(Time of Flight)모듈 메인 공급업체이기도 하다. 쉽게 말하면 LG이노텍이 없다면, 아이폰 광학 부품이 없고 그러면 애플 아이폰이 생산될 수 없다는 얘기다.

여기서 카메라모듈은 우리가 보통 찍는 카메라이고, 전면 3D 센싱 모듈은 아이폰 주인을 인식하는 보안 역할을 하고, 후면 ToF 모듈은 사물의 입체감을 나타내는 광학부품으로 보면 된다. 

도표4. LG이노텍 광학솔루션 매출 구조 (자료=LG이노텍)
도표4. LG이노텍 광학솔루션 매출 구조 (자료=LG이노텍)

LG이노텍이 애플 아이폰에 카메라모듈을 본격 공급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도이다. 초기에는 일본의 소니, 샤프, LG이노텍의 3파전 구도였고 LG이노텍이 메인 벤더가 아니었다. 하지만 소니가 카메라모듈보다는 이미지센서라는 반도체에 집중하게 되고 샤프는 납기와 품질에서 번번히 애플 기대치에 미달했다. 반사적으로 LG이노텍이 부각되기 시작했고, 결국엔 LG이노텍이 메인 벤더 자리를 굳혔다. 지금도 샤프를 인수한 폭스콘, 중국의 써니옵티컬 등과 경쟁구도에 있지만 LG이노텍은 단순한 부품 공급업체가 아니라 애플과 로드맵을 공유하는 패스파인더 그룹(Pathfinder group) 레벨이다. 가장 비싼 주력 모델에 우선적으로, 그리고 가장 많이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독보적인 위상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하여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 시장에서 세계 1위 업체로 올라섰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지난 1월 열린 세계 최대 전자·가전·IT 전시회 'CES 2023'의 LG이노텍 부스. (사진=뉴스1)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지난 1월 열린 세계 최대 전자·가전·IT 전시회 'CES 2023'의 LG이노텍 부스. (사진=뉴스1) 

LG이노텍의 카메라모듈, 3D센싱 모듈, ToF 모듈은 광학솔루션 사업부에 속해 있는데, 광학솔루션 사업부 매출액은 애플 아이폰 성공으로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2011년 1조원을 돌파했던 광학솔루션 사업부는 10년이 지난 2021년에 12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렸다. 10년 만에 10배가 넘는 매출 성장을 기록하는 사업을 찾기가 쉽지 않다. 향후 아이폰의 폴디드줌 도입, 4,800만화소 채택 모델 수 확대 등 카메라모듈 스펙업은 평균판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 사업부 실적은 지속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23일 LG이노텍이 공시한 1조 6,000억원 규모의 광학솔루션 사업 투자 발표도 이와 관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도표5. LG이노텍 광학솔루션 매출 추이 (자료=LG이노텍)
도표5. LG이노텍 광학솔루션 매출 추이 (자료=LG이노텍)

이쯤에서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여러분이 사진 잘 찍힌다고 선택한 ‘미국’ 회사 애플 아이폰에는 ‘한국’ 회사 LG이노텍의 기술이 떡하니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역대 최강 스펙 삼성전자 갤럭시S23 울트라도 삼성전기 카메라모듈이 없었으면, 아마도 '싱거운 폰'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  

권성률은 여의도 증권가에서 인지도 높은 애널리스트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0년 애널리스트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IT산업을 전문 분석해왔다. KB증권, 하나증권을 거쳐 지금은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에서 산업분석팀장을 맡고 있다. 팀원들의 분석보고서를 감수하면서 얻은 경험으로 자동차‧미디어‧통신 산업도 훈수 정도는 할 수 있다. 한국경제‧매일경제 베스트애널리스트 1위에 여러 차례 올랐고, 펀드매니저와 기업 임직원 팬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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