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사과 가져오라" 유족 요청에 1분 만에 발길 돌려
극우 단체와 악수하며 "(유족들이) 분향 못하게 하시네요"
극우 단체는 시민분향소 앞에서 유가족들에게 막말 시위
한덕수 국무총리가 19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시민분향소에 예고없이 방문하자 유가족들이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메시지를 가져오라"고 반발하며 한 총리를 막아서고 있다. 이에 한 총리는 곧바로 "알겠습니다. 수고하세요"라며 30초 남짓 만에 발길을 돌렸다.
한 총리는 19일 오후 사전 고지 없이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 이태원 광장에 있는 시민분향소를 불쑥 방문했다. 이에 유가족 측은 "정부를 대표해 공식적으로 분향을 하러 온건지, 개인 자격 방문인지 여부와 함께 대통령의 공식 사과 계획이 있는지"를 물었다.
한 총리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자, 유가족들은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가 아니면 받지 않겠다. 대통령의 사과를 가져오십시오"라고 요청하면서 한 총리를 막아섰다.
한 유족이 "돌아가세요. 정중히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자, 한 총리는 유족들을 응시하다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발길을 돌려 차로 이동하던 중 한 총리는시민분향소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는 극우성향 단체 신자유연대 회원과 악수를 하며 "분향을 좀 하려고 했더니, 못하게 하시네요"라고 말했다. 이후 신호등 앞에서 한 남성이 "분향하러 오신거냐"고 묻자 "개인적으로 왔습니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이상민 행안부) 장관 사퇴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한 총리의 방문과 관련 "보여주기식 조문'이 아니라, 제대로 된 조문을 하라"는 입장문을 냈다.
한편 한 총리 방문 2시간 뒤쯤 시민분향소 앞에 진을 친 극우단체 회원들이 유가족들을 향해 혐오 발언을 쏟아내자 희생자 이지한씨의 어머니 조미은씨가 제지하던 중 호흡 곤란을 일으켜 병원으로 실려가는 일이 발생했다.
극우단체 회원들은 "어디 이태원에 와서 대통령이 인간답게 해주니까 이것들이 상투 끝까지 올라서서"라며 유가족을 향해 모욕과 막말을 퍼부었다.
이에 유가족 협의회 대표 이종철씨는 극우단체 회원들을 향해 무릎까지 꿇고 두 손을 땅에 대고 '죄송합니다'라며 막말 시위 중단을 호소했다. 유가족들도 "어떻게 유가족 마음에 대못을 박느냐"고 소리쳤지만, 극우 단체의 유가족을 향한 막말은 한동안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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