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49일인 16일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희생자 추모 위령제(49재) 유족이 헌화한 후 돌아서 이동하면서 오열하고 있다.

대한 불교 조계종은 이날 오전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 앞 특설 무대에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위령제(49제)'를 열었다. 제단에는 유가족의 동의를 받아 65명의 영정과 77명의 위패가 놓였다. 영정 앞에는 바나나와 감, 사과 그리고 희생자들이 생전에 좋아했던 간식들이 놓였다.

영하 11도의 날씨에도 유가족 150여명, 스님 100여명, 신도 500여명과 시민들이 조계사를 찾았다. 위령제가 진행되는 동안 가족들은 흐느끼며 눈물을 계속 닦아냈다.

이수민 조계사 청년회장은 "꽃 같던 그대들을 떠나보내는 길에 우리 모두의 마음은 깊이 아팠다. 그날 그곳에 있었던 것은 그대들의 잘못이 아니다"며 "부디 모든 고통 잊으시고 아픔 없는 곳에서 평온하시길 바란다"고 추도사를 낭독했다.

유족들 중 일부는 헌화를 하면서 목놓아 울었다.

유가족을 대표해 추도사를 읽은 고(故) 이지한씨의 어머니 조미은씨는 "오늘이 오지 않았으면 했다. 내 아들이 이승에 남아있는 마지막 날이 될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숨이 막혀왔다"며 "잘 보내야겠다고 생각해 오늘은 아름다운 말만 하려고 한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위령제는 희생자들의 위패와 옷가지를 태우는 소전의식으로 마무리됐다. 소전 의식이 치러지는 동안 유족들의 울음소리는 대웅전 앞마당을 가득 채웠다. 

이날 오후 6시에는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공동으로 주최한 시민 추모제가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 시민합동분향소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