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살아남은 10대 고등학생 A군이 심리 치료를 받아오던 중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끝내 세상을 떠났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12일 A군 부모의 실종 신고를 받고 수색에 나서 이날 밤 11시 40분쯤 마포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숨진 상태의 A군을 발견했다. 경찰은 A군이 당일 저녁 7시쯤 홀로 투숙해 화장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14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A군은 이태원 참사 이후 매주 두 차례 정신과 상담 치료와 교내 심리 상담 등을 받아왔다.

A군은 10월 29일 친구 2명과 함께 이태원 핼러윈 축제에 갔다가,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친구 2명을 잃었다. A군도 당시 참사 현장에서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진 뒤 위독한 상태까지 갔지만 입원 치료를 받고 겨우 살아남았다. A군은 참사 현장에서 의식을 잃었으나, 누군가 얼굴에 물을 뿌려줘 정신을 차렸다고 한다.

A군의 작은아버지는 빈소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오늘이 그동안 받은 심리치료의 종합 결과가 나오는 날이었다”며 “상담사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했고, 실제로 충격에서 점점 회복해가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서울시 교육청이 심리치료를 지원하는 학생은 이날 현재까지 5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