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도착 일정·외교부 장관 위치 몰랐다
민주 "조문외교에 조문 빠지는 참사"
국민의힘 "조문 외교 비난 국익에 도움 안돼"
더불어민주당은 20일 국회 외교 통일 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 등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 불발’에 대해 ‘외교 참사’라고 질타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도 넘은 비판’과 ‘악의적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민홍철 민주당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를 상대로 “윤 대통령의 영국 방문 전 ‘조문외교’로 대대적으로 홍보해 놓고 우리 측 사정으로 인해 (윤 대통령이) 계획된 조문을 못한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민 의원은 이어 “청와대 홍보수석은 ‘(조문 불발을) 정치 정쟁에 활용하지 말아라’, 그리고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예의를 갖춰라’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이것은 외교참사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한덕수 국무총리는 “‘관 참배’와 장례식 미사가 통틀어 조문이다”면서 “장례식 미사는 해외에서 온 500명 가까운 정상들이 같이 모여서 장례식을 치르는 것이기 때문에 장례식 미사가 공식적인 행사가 될 것 같다”고 답변했다. 한 총리는 또 “윤 대통령 뿐만아니고 늦게 런던에 도착한 EU 집행위원장, 파키스탄 총리, 모나코 국왕, 오스트리아 대통령, 이집트 총리도 다 같이 장례식 후에 조문록을 작성함으로써 조문 행사를 마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 총리는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대통령이 언제 서울공항에서 런던으로 출발하고, 런던에 언제 도착했느냐”는 질의엔 정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한 총리는 “한 오전 9시쯤 출발한 것으로 일정 보고를 받았다”면서 “런던과 시차가 8시간이고, 비행시간이 한 12시간쯤 되니까 아마 현지시간으로 오후 1시쯤 되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8일 오전 9시쯤 출발해 18일 오후 3시 39분에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에 도착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우회 노선을 이용함에 따라 비행 시간은 기존 11시간 에서 두 세시간 가량 늘어났다. 대통령 전용기의 비행 시간은 14시간 39분이었다.
김 의원이 이어 “대통령 일정에 관심이 없느냐, 대통령이 해외 출장 가면 국정 운영을 누가 책임지느냐”고 따지자 한 총리는 “그날 태풍(난마돌) 때문에 비상 상황이 있었다”고 대통령 일정을 챙기지 못한 이유를 해명했다.
김 의원이 또 “그날 박진 외교부 장관이 어디에 있었느냐”고 묻자 한 총리는 “대통령님을 모시는 걸로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박 장관은 뉴욕에 가 있었다”면서 “허허벌판 런던에 대통령 내외를 보내놓은 것이야말로 외교 참사”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교통 통제를 이유로 조문을 못하고 장례식장만 참석했다”면서 “교통 통제를 몰랐다면 무능하고, 알았는데도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면 더 큰 외교 실패, 외교 참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의 조문 외교에 조문이 빠지는 참사가 벌어졌다”면서 “대통령실과 외교부가 교통 사정을 고려한 대통령 동선도 점검하지 않았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의전비서관을 지낸 탁현민 전 비서관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대통령 전용기로 가면서 시간을 못맞췄다는 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 “육개장 먹고 발인 보고 오셨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도 넘는 비판’이라고 반박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대한민국 위상과 국격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그런 식으로 폄하하는 것은 ‘누워서 침 뱉기’다”면서 “악의적 해석을 하면 안된다”고 반박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도를 넘는, 근거 없는 비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민주당이 대통령의 조문외교까지 발목을 걸고 비난하는 것은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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