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바마 장녀 말리아, 공개장소서 흡연 구설수

조지 W 부시 두 딸, 대통령 취임 첫해 경범죄로 체포

빌 클린턴 딸 첼시, 클린턴의 섹스 스캔들 이후 반항

레이건 딸, 플레이보이지 누드모델로 나서 낸시와 절연

한국과 미국을 가리지 않고 대통령의 자식들은 팔자가 세고 불행한 것일까. 한때 정치에 관심을 두기도 했던 최대 재벌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은 생전 “골프와 자식만큼은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세계 최강국으로 불리는 미국의 대통령 자녀들 역시 인생이 어긋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버지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 치고 주변의 간사한 목소리에 현혹돼 잘못된 판단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버락 오바마(60)-미셸 오바마(58) 부부의 두딸이 가십에 오르내리며 대통령 가족에 대해 세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담배 피우는 대통령 딸 파장 커

오바마 부부의 장녀로 하버드 대학 출신인 말리아(23)는 지난달 동생 사샤(20)가 남자친구 클리프튼 파월2세(24)와 LA공원에서 데이트하는 현장에서 벤치에 앉아 담배를 꺼내 피웠다. 연예전문 TMZ가 파파라치 사진을 통해 단독보도한 바에 따르면 동생 커플의 만남에 동행한 자리에서였다. 비교적 진보적인 미국사회에서도 대통령의 자식들, 특히 딸이 담배를 피우는 경우는 전례가 없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장녀 말리아(가운데). (사진=YTN 캡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장녀 말리아(가운데). (사진=YTN 캡처)

이 때문에 오바마 부부의 자식교육에 대한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다. 오바마는 대통령 시절 “동성연애는 신의 축복이며 우리 모두 그들의 결정을 차별없이 존중해야 한다”는 소신 발언으로 보수층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미시간대에 입학했던 차녀 사샤는 최근 언니의 직장을 따라 LA의 남가주대(USC)로 전학온후 파월2세와 교제를 시작했다. 사샤는 USC에 재학중인 코비 브라이언트의 차녀 나탈리아, 테니스 스타 부부 안드레 애거시-스테피 그라프 부부의 아들이자 투수인 제이든과도 교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 솜씨가 뛰어나고 할리우드 연예계에 관심이 많은 말리아는 현재 나이키·펠로톤의 광고 콘텐츠 담당 작가로 근무중이다. 말리아는 하버드대 시절 캠퍼스에서 마리화나를 즐겼다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오바마의 둘째딸 사샤는 가족 가운데 유일하게 아이비리거가 아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LA의 옥시덴탈대를 다니던중 뉴욕의 컬럼비아대로 옮겨 졸업했으며 영부인 미셸은 흑인층에 관대한 성적 평가 기준(어퍼머티브 액션) 덕분에 뉴저지주 프린스턴대를 나왔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유색인종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는 2009년 1월 취임하며 유권자들을 실망시킨 일이 있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두딸을 공립학교 대신 연 학비가 4만달러에 달하는 사립명문 시드웰 프렌즈에 입학시킨 것. ‘사교육 타파-공교육 혁신’ 공약을 바탕으로 전쟁영웅 존 매케인(공화당) 후보를 꺾고 백악관에 들어갔기 때문에 대중들의 배신감은 컸다.

물론 오바마 혼자 아이들을 사립에 보낸 것은 아니다. 최근 100년동안의 백악관 재임 역사를 보면 자녀를 워싱턴DC의 공립학교에 보낸 사례는 지미 카터 대통령이 유일하다. 빌 클린턴의 외동딸 첼시, 리처드 닉슨의 두딸 줄리·트리샤 역시 오바마처럼 시드웰 프렌즈를 졸업했다. 대통령 딸 상당수가 고교동창인 셈이다. 억만장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직후 6개월동안 막내아들 배런을 뉴욕의 사립 컬럼비아 그래머스쿨에 다니도록 배려한바 있다. 

클린턴에 반항했던 외동딸 첼시

‘형만한 아우없다’는 속담처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이란성 쌍둥이 두딸 바버라·제나 역시 오바마 딸들처럼 학벌이 엇갈린다. 장녀 바버라는 할아버지·아버지의 모교인 아이비리그 예일대 출신이지만 제나는 주립인 텍사스대를 나왔다. 이들 자매는 부시 대통령의 취임 첫해 대학 신입생 미성년자 신분으로 술을 소지한뒤 경범죄로 체포, 대통령 아버지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딸 첼시. (사진=연합뉴스TV 캡처)

공교육 옹호론자였던 빌 클린턴 역시 1993년 취임하자마자 오바마처럼 외동딸 첼시를 시드웰 프렌즈로 보내 비판받았다. 사춘기 시절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던 첼시는 모니카 르윈스키 섹스스캔들로 탄핵위기에 몰린 아버지 얼굴을 힐러리가 할퀴는 일을 목격한뒤 충격을 받았다. 이후 백악관에서 가까운 천주교 사립명문 조지타운대를 권유한 아버지의 말과는 정반대로 서쪽끝의 스탠포드대에 입학하며 ‘반항’하기도 했다. 

지미 카터는 백악관 재임중 늦둥이 막내딸 에이미를 공립 초등학교·중학교에 보내며 유일하게 대선 약속을 준수했다. 카터는 “정치·경제계 금수저 자녀들이 다니는 사립학교는 지나치게 폐쇄적이다. 또 공립학교는 위험하고 열등하다는 잘못된 인식을 퍼뜨린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에이미는 명문 브라운대에서 반핵운동 시위에 나서다 성적불량으로 제적당하고 멤피스대를 졸업했다. 현재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카터재단 사무국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반면 사교계의 여왕이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부인 낸시는 자신이 낳은 딸과도 사이가 나빴다. 패트리샤 앤 레이건이란 이름을 버린 딸은 어머니 이름인 패티 데이비스로 개명했다. 이후 아버지가 대통령 재임중에 반핵운동에 나서고 ‘가정 전선’ 등 부모를 비난하는 책도 출간했다. 이후 플레이보이지 누드모델로 나선끝에 모친 낸시와 절연했다.

레이건 부부의 막내이자 말썽꾼 론은 사립학교에서 퇴학당하고 예일대에 들어갔지만 무용수가 되기 위해 중퇴했다. 현재 자유주의 성향의 정치비평가로 활약중이다.

한국 대통령 상당수도 자식 때문에 마음고생  

대한민국도 사정은 비슷하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의 양자 이강석은 62년전 4·19 혁명 당시 친부모 이기붕·박마리아와 동생 이강욱을 총으로 쏜뒤 자살했다. 박정희 대통령의 외아들 박지만씨는 한때 마약에 의지하며 방황했다. 전두환 대통령 장녀와 노태우 대통령 두 자녀 역시 이혼했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은 아들을 감옥에 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어떤 전직 대통령의 딸은 어렵게 입학한 대학 생활을 포기하고 미국으로 유학온데 대해 “한국에서 아버지 얼굴 화형식을 가지며 매일 데모가 벌어지는데, 나라를 떠날수 밖에 없었다”며 자신이 처한 상황을 탄식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자유분방한 미국이지만, 역시 유명인 자녀들에 대한 세상의 관심은 적지않다. 차기 윤석열 대통령은 결혼한 지도자 가운데 유일하게 자식이 없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역시 마찬가지다. 세속적인 유혹에 흔들릴 가능성이 적어 국정에 전념할수 있는 장점이 될지, 아니면 단점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봉화식은 남가주대(USC)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부터 중앙일보 본사와 LA지사에서 근무했다. 기자 생활의 절반씩을 각각 한국과 미국에서 보냈다. 주로 사회부와 스포츠부에서 근무했으며 2020 미국 대선-총선을 담당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영 김-미셸 박 스틸 연방 하원의원 등 두 한인 여성 정치인의 탄생 현장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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