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울진·삼척 산불 이틀째…진화 못해 야간대응 체제 전환
문 대통령 "산불 피해 지역 특별재난지역 선포 검토하라"
한때 한울원전·삼척LNG기지 위협…방어선 구축으로 막아내
강릉 산불은 토치로 방화…방화범 "주민들이 무시했다"
경북 울진에서 전날(4일) 발생한 산불이 5일 강풍을 타고 무섭게 번지고 있다.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불이 크게 번지면서 산불 이틀째인 5일 산불 대응 최고수준 3단계가 발령됐다. 울진 삼척을 비롯, 강원도 강릉과 동해 영월, 부산 금정 등 전국 10군데에 산불이 나 곳곳에서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고, 이재민이 발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북과 강원지역 산불과 관련, 이날 "산불 조기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신속한 복구와 지원을 위해 피해 지역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5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울진에서 시작한 산불은 강풍을 타고 북상해 강원 삼척까지 올라갔다가 5일 새벽 부터 바람 방향이 바뀌면서 다시 울진쪽으로 번졌다. 현까지 울진 삼척 등지의 산불 영향권은 1만㏊를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10년 내 최대 규모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 대책본부는 이날 "4일 정오부터 5일 오후 6시까지 전국에서 11건의 산불이 발생해 8건을 진화 완료하고 울진·삼척, 영월, 강릉·동해 등 4건의 산불을 진화 중에 있다"고 밝혔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울진지역 산불이 강한 북서풍을 받다가 남하해 현재 울진읍 인근까지 바짝 다가선 매우 위급한 상황”이라며 "울진읍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산불로 울진 강릉 동해 삼척 묵호 등 곳곳에 주민 대피령이 내려져 주민들이 체육관이나 복지회관 등으로 대피했다.
소방당국과 산림청은 전날(4일) 밤10시를 기해 울진과 삼척 등지에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소방 당국은 최고 수준인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 헬기 50여대 등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고 있으나 산불 범위가 워낙 넓은데다 바람까지 심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산림청은 날이 저물자 현장에서 헬기를 모두 철수시킨 뒤 야간대응체제로 전환, 수 천명의 인력과 진화 장비를 투입해 곳곳에 방어선을 구축하며 민가와 주요시설 보호에 나섰다. 또 열화상 드론 등으로 산불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정예 공중진화대와 특수진화대를 배치했다.
앞서 전날 밤 경북 울진 산불은 한울원전과, 삼척 호산리 LNG기지, 송전선로 등 위험시설 인근까지 번져 비상이 걸렸으나, 소방당국과 산림청은 산불 확산 차단제를 집중적으로 살포하면서 방화선을 구축해 산불을 막았다. 다행히 한울원전과 LNG 생산기지는 현재까지 별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또 강원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에서 새벽 1시쯤 발생한 산불도 북서풍을 타고 동해시로 넘어와 오후부터는 동해 도심 근처까지 번졌다. 이 산불로 동해고속도로 동해요금소와 옥계 요금소 약 15km 구간 양방향과 국도 7호선 노봉삼거리~부곡삼거리 구간 등의 교통이 통제되고, 동해와 강릉 구간의 KTX와 무궁화 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동해시는 주택의 창문을 모두 닫고, 옥내소화전과 비상소화장치를 이용해 날아드는 불길을 잡아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동해시에서는 현재까지 건물 6채가 불탔고, 김모(86)씨가 산불을 피해 대피하던 중 쓰러져 숨졌다.
한편 강릉경찰서는 이날 새벽 3시쯤 토치 등으로 불을 지르는 사람이 있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해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 주민 A씨를 현장에서 검거했다. A씨는 “주민들이 수년간 나를 무시해 불을 질렀다”고 방화 혐의를 시인했다. 경찰은 정확한 방화 경위를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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