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년전, 이슬람국가(IS) 무장단체 모집책과 SNS로 한동안 접촉한 적이 있었다. 그(무슬림으로 개종한 덴마크 남자 주장)는 나(IS를 동경하는 캐나다 청소년 가상계정)에게 IS 조직원이 되면 여러 혜택을 주고, 순교하면 천국에서 72명의 처녀와 영원히 살 수 있다며 꼬드겼다.  

자살 테러는 강한 적에게 극대 공포와 손실을 줄 수 있는 공격 전술이다. 자살폭탄테러를 실행하려면, 첫째로 자신의 생명을 희생하고, 둘째는 자신과 관련이 없는 다수의 무고한 사람 또한 살상해야 한다. 태평양 전쟁 말기, 일본군의 가미카제 자폭 공격으로 연합군은 막대한 피해를 보았고, 월남전 때 베트콩도 자살폭탄 공격을 효과적으로 이용했다. 1983년 헤즈볼라도 미국대사관 자폭 테러로 자신의 이슈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었다. 러시아도 체첸 반군의 자폭을 가장 두려워한다. 극대화 효과를 본 것은 9/11 테러다. 그리고, 현대전에서 자살폭탄테러를 가장 잘 활용한 게 IS다.

Four Lions(2010)는 영국 태생 무슬림 이민자 2세들이 자폭테러를 모의, 실행하며 좌충우돌하는 블랙 코미디다. @Film4 Productions
Four Lions(2010)는 영국 태생 무슬림 이민자 2세들이 자폭테러를 모의, 실행하며 좌충우돌하는 블랙 코미디다. @Film4 Productions

IS는 초 극단주의 종교 신념에 심취해 환상에 젖어 IS에 가담했던 이들 중 더 이상 활용 가치가 없는 청소년, 정박아, 부상자, 장애인 등을 자살폭탄테러에 이용한다. 적진으로 돌진 해 자폭하는 잘 편집된 프로파간다 영상은 호기심을 끌기 충분하다.

성스러운 전쟁(Jihad)에서 순교(Shahid)하면 우유와 꿀이 흐르는 천국(jannat) 꽃밭에서 72명의 처녀와 어우러져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다”며 전쟁과 실업, 암울한 미래, 가난 속에 차별받던 이민자 젊은이들을 유혹한다.

이슬람 천국의 보상은 이슬람 경전 꾸란(Quran)과 예언자 마호메트의 언행록(Hadith)에 자세히 묘사돼 있다. 꾸란 56수라: 12~39절에는, “(순교자는) 보석으로 덮인 소파에 누워 포도주와 열매, 고기 등을 대접받는다… 우리가 그들을 창조하여 처녀로 삼았나이다숨겨진 진주 보석처럼 검은 눈동자의 순결한 천사였던 후리즈를 포상받는다….”  

꾸란에 따르면, 후리즈(Houris)는 ‘남자의 손길이 한 번도 닿지 않은 천국의 순결한 여자’로 천국에 온 무슬림 남자들의 동반자다. 자기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순교는 인간의 최후 자기희생이다. 그래서 언행록에는 성전의 순교자는 천국에서 영원히 육체적 만족을 줄 아름다운 72명의 처녀를 보상받는다고 했다.

알다시피, 자살은 모든 종교에서 금기다. 이슬람 경전 꾸란에는 언급도 없고, 예언자 마호메트의 언행록에도 금기다. 코란과 언행록에는 자살하는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에 대해 매우 명확하게 언급됐다. 예언자 마호메트는 "한 남자가 자살했다. 그러자, 신(Allah)은 나의 백성이 죽음을 자초했으니, 그에게 천국을 불허한다."고 했다.

이슬람교는 종교적 극단주의와 무고한 생명에 대한 폭력 사용을 엄격하게 비난한다. 그런데, 극단주의자들은 순교는 자살이 아니고 성전에서 명예를 얻고 보상받는 종교의식이라며 선동해 왔다.

9/11자살 테러 주범 모하메드는 충돌 직전 동료 납치범들에게 ''천국의 처녀들이 널 기다리고 있다''며 독려하는 쪽지를 보냈다. 이슬람교 순교자들이 천국에 가면 72명의 검은 눈의 처녀들이 기다린다는 것은 오랫동안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선동 수단이었다.

진보 학자 등이 꾸란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꾸란의 내용은 아름답지만, 해석이 종종 모호하다. 이유는 아랍어로 쓰였지만, 많은 단어가 시리아어나 아람어에서 왔기 때문이다. 예로, 초기 아랍어로 후리즈는 ‘처녀’ 뜻이지만, 아람어로는 '흰 포도'로 해석된다. 큰 결단 끝에 천국에 온 순교자들이 72명의 처녀 대신 흰 포도 72송이를 받으면 망연자실할 게 분명하다.

그러자, 순교를 선동하던 호전적인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진보 학자들을 이단으로 몰며 맹렬히 공격했다. 그래서 진보적 지식인들은 목소리를 낮췄고, 이슬람 세계는 편협한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한동안 오염되어 있었다. 그러나, 꾸란에 대한 연구가 증가하며 이슬람 세계는 근본주의에서 벗어나 각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모든 종교는 평화와 정의를 고수하는 신앙이다. 이슬람교도 극단주의나 테러리즘에 정당성을 안 준다. 자살폭탄 테러나 다른 방법을 통해 인간의 생명과 재산을 목표로 하는 것은 이슬람교에서는 금지(Haram)하며, 이러한 야만적인 행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순교자가 아니라 범죄자다. 불의의 행위를 범한 자에게 절대로 천국의 문은 열리지 않는다.

꾸란은 "누구든지 부당하게 사람을 죽이는 것은 그가 모든 인류를 죽인 것과 같다. 그리고 누구든지 생명을 구하는 사람은 그가 온 인류를 구한 것과 같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오늘날 이슬람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증가하고 있고, 무슬림 극단주의자들도 한몫하고 있다. 보통 사람들은 이슬람교를 아랍의 종교, 전쟁의 근원, 꾸란을 테러리스트가 죽으면 72명의 처녀를 약속한 홍보 책자 등으로 여긴다. 불행히도, 부정적인 이슬람교에 대한 설화나 고정관념은 많다.

한편, 여성 순교자가 천국에 가면 72명의 처녀와 72명의 총각 중 누가 기다리고 있을까? 9세기 신학자들은 기혼여성 순교자는 천국에서 남편을 다시 만난다고 주장했다. 여러 명의 남편 중 영원한 배우자를 선택할 수 있다. 미혼여성도 천국에 가면 72명의 총각 중 마음에 드는 한 명과 영원히 함께한다는 것이다.

천국의 72명의 처녀는 아마 가장 오용되고 남용된 고정관념일 것이다. 성전이란 오해까지 더하면 이슬람교는 소외되고 테러 집단으로 낙인찍힐 것이다. 인종, 민족, 종교와 관계없이 모든 자살폭탄 테러범들은 보상은 커녕 강력한 처벌만 받을 것이다. 꾸란 어디에서도 "테러리스트들이 죽으면 72명의 처녀를 보상받을 것이다"라는 언급은 없다. 이슬람과 무슬림에 대한 이 고정관념을 완전히 버릴 필요가 있다.

원래 ‘72명의 처녀’에 대한 이야기는 예언자 마호메트의 언행록에서 유래했다. "천국에 온 무슬림들에게 주는 가장 작은 보상은 진주, 옥, 루비 등 보석으로 둥근 지붕이 장식된 끝이 안 보이는 거대한 집에서 72명의 동반자와 8만 명의 하인을 거느리고 영원히 산다."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의 소설 '72명의 처녀' 표지@Boris Johnson-HarperCollins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의 소설 '72명의 처녀' 표지@Boris Johnson-HarperCollins

무슬림 계 후손인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도 <72명의 처녀>란 소설을 썼다. 미국 대통령이 영국의사당을 방문하는데 레바논계 테러범이 나타나고, 돈 문제로 시끄럽던 털북숭이 영국 하원의원이 그것을 막는다는 내용의 풍자 소설이다.

질의응답 사이트 쿼라닷컴에 “만약 무슬림으로 개종하면, 72명의 처녀를 취할 수 있나?”란 질문에 대한 답 중 하나, “내가 꾸란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 봤는데, 72명의 처녀 이야긴 전혀 없었다. 그러니 꾸란을 다 읽어 보기 전에 성급히 개종하지 마라!”

처음으로 돌아가, 몇 년 만에 그 IS 모집책의 SNS 계정을 방문했다. 4년 전 사진이 마지막 업로드고, 그 후 방문객의 댓글들에 답이 없다. 모르겠다. 그가 타 SNS로 갔는지 순교했는지. 순교했다면 천국에서 72명의 처녀와 흰 포도 72송이 중 어느 것을 받았을까? 혹시, 72명의 총각?

 

뉴스버스
포털 '다음'에선 기본값으로 뉴스버스 기사가 검색되지 않습니다.
정권 비판 뉴스를 통제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뉴스버스 기사를 보시려면 회원가입과 즐겨찾기를 해주세요.
저작권자 © 뉴스버스(Newsvers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