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캘리포니아 항구 하역 작업 노동력 부족 심화
LA·롱비치항 외항 대기 컨테이너선 갈수록 증가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이 전세계로 확산된지 3년이 됐지만 미국의 경제 상황과 일상 생활은 우울한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유통망의 붕괴로 물가가 급격히 오르고 일손부족이 이어지며 '코로나 블루'가 언제 끝날지 종잡을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에따라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심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공화당 쪽에 몰표를 던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실정이다.
연방 노동부는 14일(한국시간)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2020년 같은 기간보다 7%나 올랐다고 발표했다. 1982년 이후 40년만에 최대 인플레이션 상승폭이다. 북미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동포들도 대부분 비싼 물가에 시달리며 씀씀이 줄이기에 나섰다.
LA지역의 한인들 역시 식료품 등 필수 장바구니 물가 상승을 느끼며 한인타운내 마켓 방문을 자제하고 있다. 지난해 1월 파운드당 9달러29센트였던 코리아타운 마켓의 양념 소갈비 할인가는 이달부터 4달러70센트(50%) 오른 13달러99센트에 달한다. 등심 불고기 역시 파운드당 8달러99센트에서 현재 10달러99센트로 22% 상승했다. 다른 한인마켓 역시 냉동 돼지불고기, 양념 벌집삼겹살 값이 1달러씩 올랐고 59센트였던 귤 가격은 파운드당 3달러99센트로 급등했다.
무엇보다 한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쌀값도 심상치 않다. 1년전 20파운드 한 포대 세일가격이 10달러였지만 이제 13달러 이하 할인 품목은 찾을수 없다. 1년만에 30% 오른 상황이다. 생선, 정육 담당자는 “한국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생선, 갈비, 삼겹살, 오징어, 고등어 가격이 모두 큰 폭으로 갑자기 올랐다”고 전했다. 외식비 또한 큰 부담이다. 팬데믹 이전까지 1인당 10달러 안팎이던 런치 스페셜 가격은 50% 뛴 15달러대(세금-팁 제외)가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당초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 12월 소비자 물가지수가 1년 만에 7%, 11월보다 0.4% 각각 오를 것으로 예견했다. 그러나 노동부 통계 발표에 따르면 그보다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비와 중고차 거래, 식료품이 물가상승을 주도한 요인이었다. 코로나-델타-오미크론-델타크론과 같은 변이바이러스 확산으로 재택 근무와 휴직이 만연, 공급망이 붕괴되고 외식보다 집에서 식사하는 서민들의 습관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지난해부터 값싼 노동력 부족으로 각종 비용 상승을 자초,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LA·롱비치 항구에서 근무하는 하역 담당 근로자 800여명은 바이러스 확산으로 이번 주부터 병가 및 휴직에 돌입했다. 전체 인력의 10%로 2월1일 음력설을 앞두고 남부 캘리포니아 전체에 물류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부 항만 운송사업자 연합회 ‘퍼시픽 매리타임’은 코로나 양성 판정으로 격리에 들어가거나, 검사 결과를 기다리거나, 몸이 아픈 경우라고 설명했다. 연초부터 처리 물량이 늘어난 가운데 노동력 부족으로 생산성이 악화, 항구-화주-해운사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련 항구에 들어와 하역을 기다리는 컨테이너마다 잉여 인력을 감축하고, 항만청의 하역 명령을 무한정 기다리는 입장이다.
변이 확산에 따라 하루 평균 10여건에 그치던 항구의 확진 케이스는 150건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이 때문에 2월 들어서도 항만 주변에서 외항 대기 컨테이너선 규모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11월 100척을 돌파한 외항 대기 규모는 새해부터 110척 이상으로 늘고 있다. 이번주 직접 롱비치항을 찾은 피트 부치지지 연방 교통부 장관은 "연말 성수기는 그럭저럭 버텨냈지만 2월부터 또다시 물류 대란이 걱정된다"고 진단하며 특단의 대책을 약속했다.
연중 최대 명절인 음력 설날과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앞둔 중국에서 수출 물량을 미국으로 더 많이 보낼 예정이라 적체 상태 악화는 불가피하다. 진 세로카 LA 항만청장은 “항구에서 하역 속도를 최대한 올려도 트럭, 물류창고 등 민간 영역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적체 문제를 해결할수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코로나 확산이 멈추지 않으면서 지난해 미국내 신생아 숫자도 6만명이나 감소했다. 특히 뉴욕주, 매사추세츠주, 뉴햄프셔주, 델라웨어주 등 북동부지역 출생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사와 뉴스버스 취재를 자발적 구독료로 후원합니다.
후원금 직접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신한은행 140-013-476780 [예금주: ㈜위더미디어 뉴스버스]
뉴스버스 기사 쉽게 보시려면 회원가입과 즐겨찾기를 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