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22일 뉴스버스 픽 경제뉴스]

트럼프 관세 ‘일단 보류’에…한 달 만에 환율 1,430원대로 ‘뚝’

‘좀비기업’ 퇴출 빨라진다…감사의견 2회연속 미달 때 즉시 상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년 만에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 대통령직에 복귀하며 '미국 우선주의 시대 2.0'을 선포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년 만에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 대통령직에 복귀하며 '미국 우선주의 시대 2.0'을 선포했다. (로이터=연합뉴스)

1. 한미FTA에 불똥 튀나 ‘긴장’…車∙배터리 업계 ‘혜택 축소’ 대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임기 첫날인 20일(현지시간) '미국 우선주의 무역 정책' 각서를 통해 기존 무역협정 재검토와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 폐지 검토 등을 지시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명시적으로 지목하는 내용은 없었기 때문에 지나치게 위축될 필요는 없지만 꼼꼼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만성적인 상품 무역적자의 원인과 무역적자에서 비롯되는 경제·국가 안보 영향과 위험을 조사하고, 무역적자를 교정하기 위한 글로벌 추가 관세나 다른 정책 등 적절한 조치를 권고할 것을 지시했다. 또 주요 교역 상대국의 환율 정책을 점검해 환율 조작 등에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각서는 미국의 교역 상대국인 중국, 캐나다, 멕시코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트럼프 1기 때 타결한 미중 무역합의를 중국이 이행하고 있는지 평가하고, 관세 부과 등 적절한 조치를 권고하라고 지시했다. 무역협정을 포함한 검토 결과는 4월 1일까지 제출하라고 구체적인 시점까지 적시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에너지의 해방'이라는 제목의 행정명령에서 "저렴하고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와 천연자원"의 개발을 장려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그런 정책 중 하나로 전기차 의무화(electric vehicle mandate) 폐지를 명시하고 소비자의 차량 선택을 제한하는 규제 장벽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기차 의무화를 폐지하기 위한 조치 중 하나로 "전기차를 다른 기술보다 우대하고 다른 종류의 자동차를 너무 비싸게 만들어 개인, 민간기업, 정부 단체의 전기차 구매를 사실상 의무화하는 불공정한 보조금과 기타 잘못되고 정부가 강요하는 시장 왜곡의 폐지에 대한 검토"를 명시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 구매자에게 제공한 세액공제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신차의 50%를 전기차로 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바이든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도 폐기했다. 

하지만 전기차 의무화 정책 철회가 전기차 구매 보조금(세액공제) 등을 규정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즉각적인 폐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IRA를 폐기하려면 상·하원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속한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이지만 해외 업체들이 진출한 미시간·오하이오 등의 공화당 의원들이 고용 악영향을 우려해 IRA 폐기에 반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IRA 규정에 직접 손을 대지 않고 중국 등 해외우려기업(FEOC) 규제를 강화하는 방법으로 보조금을 줄일 수도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우대 정책을 대폭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현대차, 기아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계는 구체적인 신규 관세 조치가 언급되지 않은 것에 대해 다소 안도하면서도 추후 몰아칠 IRA 폐기, 관세 부과 등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2. 원·달러 환율 12.2원 내린 1,439.5원…지난달 이후 첫 1,430원대

원·달러 환율이 한 달 만에 1,430원대로 내려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완화적인 관세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에 달러 가치가 급락한 영향이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 거래일(1,451.7원)보다 12.2원 내린 1,439.5원을 기록했다. 종가 기준 작년 12월18일(1,435.5원) 이후 첫 1,430원대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4.7원 내린 1,437원에 개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오전 9시57분쯤 1,443.9원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다시 하락 반전해 1,430원대 후반으로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미국 내 수입품을 대상으로 보편적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해소된 영향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 부과 방안을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고 보도하면서 약(弱)달러 전환에 힘을 보탰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49분 기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8.47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3일 110을 넘어서면서 2022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소폭 하락했다. 반면 그간 절하됐던 아시아통화는 강세를 나타내 달러·엔 환율은 155엔대, 달러·위안은 7.31위안대다. 일주일 전인 14일에는 각각 158엔, 7.33위안대였다. 

3. 상장유지요건 10배로 상향…시총 500억·매출액 300억 미만 코스피 퇴출

올해 하반기부터 감사의견이 2회 연속 미달인 상장사는 즉시 상장 폐지되는 등 '좀비기업'의 퇴출이 빨라진다.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시총 500억원·매출액 300억원 미만 상장사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시총 300억원·매출액 100억원 미만 상장사는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퇴출하는 등 상장유지요건이 최고 10배로 상향 조정된다. 4월부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상장폐지 절차에 드는 기간은 최장 4년에서 2년으로, 코스닥시장 상장사의 상장폐지 절차는 3심제에서 2심제로 단축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는 21일 한국거래소에서 ‘지속적인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한 기업공개(IPO)와 상장폐지 제도개선 공동세미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상장폐지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시장 신뢰를 저해하는 기업들이 원활히 퇴출되도록 요건을 강화하고 절차를 효율화하겠다"면서 "시가총액과 매출액 요건을 실효성 있는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하고, 상장폐지 심사단계와 개선기간 부여 한도를 대폭 축소하는 한편, 투자자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상장폐지 주식의 거래를 지원하고 관련 공시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시장 상장사에 감사의견이 2회 연속 적정이 아닌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 등 미달로 나오는 경우 해당 상장사는 즉시 상장 폐지된다. 현행 제도에선 감사의견 미달 때 다다음 사업연도 감사의견이 나올 때까지 개선기간을 주기 때문에 상장폐지 심사가 장기화하는 경향이 있었다. 감사의견 미달은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상장폐지 사유 중 발생빈도가 236건으로 가장 높았다.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예외적으로 회생·워크아웃 기업은 제한적으로 추가 개선기간을 허용하기로 했다.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앞으로 코스피에도 인적 분할 후 신설법인 재상장 때 존속 법인에 상장폐지 심사제도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존속법인은 심사받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존속법인이 부실해지는 구조의 분할 재상장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유지를 위한 시가총액, 매출액 요건을 단계적으로 최고 10배로 상향 조정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유지를 위한 시가총액은 현행 50억원에서 내년 200억원, 2027년 300억원, 2028년 500억원으로 최고 10배로 상향 조정된다. 상장유지를 위한 매출액 기준도 현행 50억원에서 2027년 100억원, 2028년 200억원, 2029년 300억원으로 오른다.

코스닥시장도 현행 상장유지 기준인 시가총액 40억원, 매출액 30억원을 시가총액 2028년 300억원, 매출액 2029년 100억원으로 단계적으로 인상한다. 성장잠재력은 높지만 매출이 적은 기업을 고려해 최소 시가총액 요건(코스피 1천억원, 코스닥 600억원)을 충족하는 경우, 매출액 요건을 면제하는 완충장치도 도입한다.

금융당국의 시뮬레이션 결과, 상장유지요건 상향조정이 끝나면 유가증권시장은 지난해 수치 기준 전체 788개사 중 약 8%인 62개사, 코스닥시장은 1,530개사 중 약 7%인 137개사가 요건 미달로 퇴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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