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매수 주식수 17.5%로 확대…투입자금 2.6조→3.2조
영풍 "고려아연 빚 2.7조 떠안을 것...소송 등 모든 방법 강구해 저지"
고려아연이 경영권 유지를 위해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인상했다. 매입 수량도 기존 전체 발행 주식의 약 15.5%에서 약 17.5%로 확대했다.
고려아연은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자기주식 취득 결정 정정신고를 공시했다.
고려아연은 공시에서 자기주식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7.2% 올렸다. 또 공개매수 주식 수는 전체 주식의 약 15.5%(320만9,009주)에서 약 17.5%(362만3,075주)로 늘렸다.
이로써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에 투입하는 자금 규모는 기존 약 2조6,635억원에서 약 3조2,245억원으로 커졌다. 최윤범 회장 측이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은 고려아연이 이달 23일 종료되는 자사주 공개매수 기간을 늘리지 않고 조건을 변경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고려아연은 또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도 기존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인상했다.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 보트’를 쥔 영풍정밀의 경영권 사수 의지를 밝힌 것이다.
매수 예정 수량은 발행 주식 총수의 25%로 유지했다. 현재 영풍정밀은 최씨 일가가 지분 35.25%를, 영풍그룹 장형진 고문 일가가 21.25%를 보유하고 있다. 최씨 일가가 약 15%만 사들여도 과반이 되는 만큼, 공개매수 가격만 높여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풍‧MBK 연합은 최 회장 측의 공개매수가 인상 결정에 즉각 반발했다. 영풍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에 증액된 공개매수 규모인 3조2,000억원은 고려아연의 지난 5년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97.1%이고, 지난 3년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152.5%에 해당하는 막대한 금액”이라며 “이사회의 이러한 결정이 고려아연에게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풍은 이어 “이 모든 일이 끝나고 나면 고려아연은 2조7,000억 원의 부채를 떠안게 된다”며 “고려아연에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에 진행 중이던 소송절차를 통한 구제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영풍·MBK 연합은 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고려아연 공개매수 과열 양상에 대해 경고하면서 불공정거래 조사 착수를 지시하자, 다음날 주당 83만원으로 제시한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추가로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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