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의 가상 디자인에 삽입된 ‘HDC아레나’ 문구를 지적하며 축구종합센터 건설 과정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협회 사유화’ 의혹을 제기했다. 

배 의원은 네덜란드 건축회사 유엔스튜디오(UNSTUDIO)가 제출한 디자인 사진을 공개하며 "축구협회는 분명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를 목적으로 발주했는데, 수주받은 디자인은 ‘HDC아레나’라는 이름으로 왔다"며 "왜 NFC가 아닌 ‘HDC아레나’ 디자인으로 온 것이냐"고 따졌다.

배 의원은 그러면서 "축구 팬들은 정몽규 회장이 12년 동안 재임하면서 공사를 구분 못 하고 축구협회를 사유화한 것 아니냐고 질문한다"고 덧붙였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정몽규 회장이 운영하는 HDC그룹 계열사다.

이에 대해 정몽규 회장은 “네이밍 라이츠(Naming Rights·구장 명명권)를 팔기 위한 가칭일 뿐이다”며 “설계 회사에서도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정 회장은 “앞으로 네이밍 라이츠를 팔 예정이기 때문에 여러 회사와 이야기하고 있다"며 "(독일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 알리안츠 아레나처럼 (예를 들어) 아시아나 아레나, HDC 아레나 등 경기장 이름을 붙이기 위해서 (디자인 예시를) 했다”고 덧붙였다. 

네이밍 스폰서는 특정 업체가 구단에 돈을 지불하고 구단 명칭이나 홈구장에 업체의 이름을 붙이는 것이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한화이글스가 한밭야구장의 명칭 사용권을 구매해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이 대한축구협회와 관련해 도와준 건 있어도, 이득을 본 건 절대로 없다고 맹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또 축구센터 건립 관련 비용 문건, 디자인 개발을 위한 협업 논의, 야외 운동장 설계 등의 문건을 예로 “공교롭게도 HDC현대산업개발의 이름이 공식적으로 문서에서 오가고 있다"며 "유엔스튜디오의 메일 답신의 수신자는 축구협회와 HDC현대산업개발 2곳"이라고 지적했다.

배 의원이 "현대산업개발 임직원에게 축구협회 센터 건립 과정에 실제적으로 개입해 실무를 하라고 지시한 바 있느냐"고 묻자, 정 회장은 "우리가 전문 지식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도와주라고 얘기했다"고 답했다.

배 의원은 "국가 세금으로 운영되는 체육계 공조직이 HDC현대산업개발이라는 특정 대기업에 의해 실무와 그 내부의 모든 정보가 관여되는 건 문제 아니냐”며 정 회장이 축구협회를 사유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